당신은 흑인인데도 그래요 ?

“아! 이 거리는 정말 들어오기 싫은 곳인데 ……”
“왜요 … 당신은 흑인(colored)인데도 그래요 ?”
“무슨 소리요 ? 내가 흑인인 것과는 무슨 상관에요 !”

chobl-JNB-downtown2

아프리카의 최대 상업도시이자 남아연방의 관문인 죠하네스버그의 시내 한 복판을 지나면서 렌트카 운전사와 나눈 얘기 입니다. 소문대로 도심을 거니는 사람들은 거의가 흑인들뿐이었습니다. 마침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철제 셔터를 내린 상점들이 많아서 거리는 더욱 음산해 보였습니다.

남아프리카의 흑백갈등……
남아프리카는 호주의 백호주의와 함께 오랫 동안 아파르트헤이트(흑백분리 인종차별주의 정책)를 지켜 온 나라였습니다. 호주도 오래 전에 백인 만을 선호하는 백호주의를 철폐하고 아시아의 유색인종들의 이민을 받아 들여 이들이 사회 밑바닥의 이른바 3D업종을 맡아 주어서인지 예전과 같은 차별정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남아프리카도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지켜 온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되고 1994년 흑인 민권운동가인 만델라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어 오랜 흑백갈등을 씻어낸 듯 하지만 워낙 흑백간의 뿌리 깊은 갈등은 밑바닥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흑인들에 의한 도난, 강도, 살인 등의 테러 행위는 여전히 남아 있고 백인들은 여전히 흑인들을 꺼리지만 흑인 렌트카 운전사의 항변은 일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남아연방의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도난, 강도, 살인 등의 사건은 흑인이 백인한테 저지르는 범행이 아니라 ‘없는 자’가 ‘있는 자’들한테 가해지는것 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만 ‘없는 자’는흑인 뿐이고 ‘가진 자’들은 백인 뿐이란 것이죠.

그러므로 자신이 흑인이라도 깨끗한 일제 승용차를 몰고 외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있는 한 ‘가진 자’에 속하게 되니 그들의 강도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chobl-JNB-downtown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