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우리들한테오랫동안공산주의의종주국으로각인된탓에,지리적으로도유럽에서빗겨있어서인지유럽권이면서도생소한곳으로여겨지는곳으로남아있다.한편동서로길게뻗어유라시아대륙의한가운데상당부분을잠식한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의다양한문화를함께어울려서간직한탓에유럽도아니면서아시아도아닌어정쩡한곳이기도하다.이렇게두대륙을걸치면서자리잡은워낙넓은나라인지라이나라의문화를들먹이기가쉽지는않겠지만그래도러시아의문화를들먹인다면자연스레제정러시아의역사를간직한모스크바와생트페테르부르그를들지않을수없겠다.
<사진-로스트랄등대에는러시아4대강을의미하는뱃머리가조각되어있다.>
제정러시아의수도였던생트페테르부르그는아직까지는우리들의머리속에는레닌그라드란이름으로더쉽게떠올리는도시이다.이름부터가공산주의혁명가인레닌의이름을따온탓에레닌그라드가갖는도시의이미지는딱딱할수밖에없지만구소련이무너지고개방된러시아로변신하면서되찾은생트페테르부르그란이름은화려했던제정러시아의영화를찾아보기에걸맞게부활한것이다.체코의프라하와마찬가지로러시아의생트페테르부르그가지금에와서더욱돋보이는것은근100년간사회주의체제하에서서유럽과같은근대화의길에서빗겨나있은탓이아닌가싶다.실제로오래된시내의흑백사진을지금의모습과대조해보면첫눈에어디인지를알아볼수있을정도다.
<사진-생트페데르버그의출발점,페트로파블로프스크요새>
불과300년의역사를지닌생트페트르부르그의첫삽질은1703년표트르대제에의해페트르파블로브스크섬에서시작했듯이생프페테르부르그의관광은페트로파블로프스크섬에서시작된다.제정러시아의표트르1세가습지대에불과한이곳을유럽의열강들과맞서기위하여요새를세우고수도를옮긴이래약200년간러시아의권력과문화의중심지로바뀐것이다.이섬의이름은예수님의제자인베드로와바울에서따온것으로섬의한가운데에는이들을기린페트로파블로프스크교회가무려120미터가넘는높은첨탑을자랑하고서있다.
<사진-페트로파블로프스크섬에일광욕을즐기는시민들>
생트페테르부르크는"북유럽의베니스"라불리기도하지만늪지대에크고작은섬들을지나는도랑을지어서만든것일뿐베니스는베니스,생트페테르부르그는생트페테르부르그일뿐이다.러시아를흐르는4개의강을의미하는4개의뱃머리가조각된로스트랄등대를지나네바강을지나면고풍스런모습을간직한네프스키대로에들어서게된다.지나가는행인의옷차림과자동차들그리고햄버거가게만제끼면영락없이제정러시아시대로돌아가게된다.지나가는낡은전차를보고있자면어디선가“닥터지바고”가그의헤어진연인라라를발견하고전차에서뛰어내릴것만같은기분이들다.러시아가시베리아를가로질러태평양까지이어지는큰땅덩어리를차지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자신있게유럽국가라고주장할수있는것도생트페테르부르그덕택인듯싶다.
<사진-성이삭St.Isaac성당>
시내어디에서나쉽게눈에띄는거대한돔의황금빛이빛나는성이삭성당은(St.Isaac)그앞에세워진니콜라이1세의기마상과함께백성들위에군림한제정러시아의막강하였던힘을과시하는듯보인다.파란색조의바탕에흰색선이조화를이루며역시파란하늘배경으로서있는스몰니성당은귀부인의우아함을연상케한다.역대제정러시아황제들의거처였던연록색바탕과흰색기둥으로펼쳐진겨울궁전은막강한권력을휘두른짜아르의권위대신지금은엄청난수의내노라하는미술품을간직한에르미타쥬미술관으로은은한모습으로예술의도시로서의생트페테르부르그를대표한다.
<사진-스몰니성당>
광적인미술품수집가였던예카테리나2세는세계각지의유명한미술품을수집하여혼자만의공간에서즐겨“은둔의장소"라는뜻의에르미타쥬미술관이란이름이유래되었지만지금은에르미타쥬란이름은그누구도그뜻을알아보려하지않게만들정도로수많은관람객들이항상장사진을치고있는미술관이된것이다.피카소,렘브란트등미술에문외한이라도쉽게알아볼수있는대작들가운데서우리들의눈길을끄는것은비록전시실을잇는복도에걸려있지만우리나라의김흥수화백의"승무"이다.
<사진-겨울궁전"에르미타쥬박물관">
<사진-겨울궁전중앙홀계단>
생트페테르부르그의예술을얘기하면서마린스키극장을빼놓을수없다.모스크바의볼쇼이극장과함께러시아공연문화의양대산맥인마린스키극장은발레와오페라등의공연이끊이지않고있다.비록모스크바의볼쇼이발레단보다는역사는짧지만제정러시아의황금기를생트페테르부르그에서꽃피울때에생긴덕분에그명성은볼쇼이에견주어조금도뒤짐이없으며차이코프스키의유명한"잠자는숲속의미녀","호두까기인형"등이초연된곳이기도하다.
<사진-볼쇼이발레와함께러시아문화의양대산맥인마린스키발레단공연>
다소상업적이긴하지만니콜라이궁전에서연주되는민속공연도좀처럼보기어려운발랄라이카의연주와함께러시아특유의저음의노래를만끽할수있으며휴식시간에는연주홀옆방에서제공되는캐비어와칵테일이곁들인파티는비록청바지에면티를걸친관광객들뿐이지만이들을잠시귀족사회의일원으로만들어준다.차이코프스키,보로딘,무소르그스키등의러시아음악을대표하는음악가들도티흐빈묘지에서만나볼수있으며그들의공연을즐기고문안인사를오는관람객의발길이끊이지않는다.
<사진-니콜라이궁전의민속공연>
유럽의역사를보면각국이서로핏줄로얽힌절대권력을지닌왕조들과함께다양한계층의귀족들이상류사회를이끌어왔지만제정러시아의경우는“짜아르"로불리는황제의권위가너무한곳에쏠린탓인지곳곳에피를흘린역사의현장에서러시아특유의어두운분위기를엿볼수있다.청동기마상이서있는원로원광장이라불리는곳은한때전제정치에항거하여데카브리스트의난을일으켜젊은이들의피를흘린곳이었으며모스크바의성바실리성당을닮은"피의교회"란뜻으로이름이붙혀진스파스나크라비성당은짜아르알렉산더2세가민중의테러에의해피를흘린곳으로이사원은그의아들인알렉산더3세가세운것이다.
<사진-스파스나크라비성당>
이사원의뒤로펼쳐진마르스광장의"타오르는불꽃"은러시아혁명의희생자들을기리는것으로네바강건너자리잡은퇴역순양함’오로라"호와함께그나마이곳이암울했던소비에트연방시절의역사를간직한러시아혁명의유산으로남아있다.아직도이곳은러시아의중요한해군군항으로유난히흰색제복을입은수병들이많이보인다.
<사진-해사고등학교졸업식장면>
생트페테르부르그에서외곽에들어선여름궁전은생트페테르부르그의어두웠던역사를외면한듯이호화로운궁전이윗공원아랫공원으로나뉘어진광활한녹지에수많은144개의분수로채워져있다.구석구석잘다듬어진조경은파리의베르사이유궁전못지않다.곳곳에제정러시아귀족들의화려한의상을입은모델들이분위기를한껏북돋우며관광객을맞이한다.
<사진-여름궁전대궁전전경>
해군군악대복장의악사들이각국나라의민요를연주하여관심을끌고있는데여기에서우리나라의아리랑이빠질리가없다.수많은분수중에는빙빙돌아가는시계분수,길을가다돌을잘못밟으면갑자기물줄기가뻗쳐오는장난분수,체스판으로흘러내리는체스분수등이이곳을찾는사람들의눈길을끈다.
<사진-제정러시아시절의귀족차림으로관광객을맞이하는모델>
여름궁전의대궁전전면으로뻗은운하는발틱해로연결되어외국에서온귀빈들이이운하를통하여궁전바로앞까지도달하였다고하며궁전으로올라가는계단을따라양옆으로늘어선분수들은전기도없던시절의러시아의수리학수준을가늠케한다.
<사진-여름궁전대궁전에서발틱해로연결되는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