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코끼리 (3) – 주책없는 아빠코끼리

코끼리고아원 (Elephant Orphanage) 은 사실 야생코끼리 방목장이기도 합니다.

사나운 코끼리는 울타리에 다리가 묶힌채 갇혀서 몸부림치며 지내지만 순해진 코끼리는 넓은 사육장을

사육사의 안내를 따라 산책하고 다닙니다. 물론 만일의 사태를 위해 관광객과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곳곳에 사육사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만.

코끼리는 동족은 밟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다소 안심하고 방목장의 코끼리 무리에 접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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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다리는 네 개 이지만 머리를 흔들며 다닐 때마다 기다란 코가 흐물흐물 흔들리며 땅을 스치면

마치 다리가 다섯 개 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코끼리 꼬리야 워낙 등치에 비하면 별볼일 없는 크기죠.

그러나 코끼리의 다리가 또 하나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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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m 망원렌즈를 끼고 이리 저리 피사체를 찾아 움직이는데 또 하나의 다리를 길게 뻗친 숫놈이

카메라화인더에 들어왔습니다. Zoom-in 을 하여 코끼리의 여섯번째 다리를 필름에 담고서

카메라의 화인더에서 눈을 떼니 앞서가는 엄마코끼리와 뒤 따르는 새끼코끼리가 보였습니다.

친절한 코끼리 사육사는 앞서 가는 엄마코끼리는 배가 부른것을 보라며 임신중이라고 하는데

뒤따르는 아빠코끼리는 자꾸 추근 대는것 같았습니다.

가운데 다리를 쭈욱 뻗고 엄마 코끼리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아빠 코끼리의 뒤에서

아기코끼리왈

“울 아빠 정말 주책이야 …… 누구 울 아빠좀 말려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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