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란과성경이나란히비치된크알라룸푸르호텔의설합>
말레이지아반도는아시아의대표적인인종전시장이다.
금융과무역도시로서세계적인위상을가진싱가폴뿐만아니라말레이지아에는주인장격인말레이족외에
도중국계화교,인도인들이많이살고있다.보통말레이지아는이슬람국가로불려지고있지만종교가그들
의생활깊숙히자리잡고있는인종인탓에말레이지아의종교도그들의뿌리를따라말레이계주민의이슬
람교를비롯하여화교들의도교,불교,인도인의힌두교,그리고인종에관계없이소수이지만기독교도존
재한다.택시를타도화교출신들은불상이나거북이,말레이족은쿠란구절을적은스티커,인도출신들은시
바신등의조각을운전대주변에모셔놓고있는모습을볼수있다.
이렇게다양한인종,다양한종교가혼합된문화가말레이지아가갖는매력이라하겠다.
<사진-쿠알라룸푸르힌두사원>
말레이시아의관문인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KLIA)은아시아의허브공항을놓고각축전을벌이고있는다른
공항에앞서가장빨리개항하였지만,메인터미날과국제선항공편이출발,도착하는위성터미날을연결하는
무인조정전동차AeroTrain,공항로비에서시내를연결하는최고시속160km의KLIAExpress공항열차와함
께승객편의시설을완벽하게갖추고있다.공항메인청사는중동지방의유목민의텐트를연상하게하는대형
천막을드리운듯한아름다운천정의곡선미가돋보이고그선을따라자연스럽게채광이되도록설계되어,
시원한공항의에어컨바람이마치밖에서불어오는듯느껴진다.
<사진-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KLIA로비,대형천막을드리운모습이다.>
쿠알라룸푸르시내에들어서면메트로폴리탄이란개념보다는공원이란개념이앞서는듯한첫인상을받는다.
시내어디에서나보이는KL타워와함께쿠알라룸푸르의명물인쌍둥이건물페트로나스가대표하는고층건물
들은서구세력의경제압력에과감히도전하였던마하티르정부의자존심처럼우뚝서있다.
높이452미터의쌍둥이건물페드로나스는중간에서스카이브릿지로연결되는세계최고층의건물의하나로
쌍둥이중의하나는한국의건설회사가시공하였다고하며지금은타이페이101빌딩(508미터)에의해세계
최고의타이틀을잃었지만아름다운금속공예품과같은자태로쿠알라룸푸르의명물로손색이없다.
<사진-쿠알라룸푸르의명물쌍둥이건물페트로나스의야경>
이나라에는이외에도고속도로와수많은대형공사들이한국건설업체가시공하여비록삼풍상가와성수대교
사건으로바닥으로떨어진우리나라의위상을그나마말레이지아에서위로를받게된다.
KL타워에서내려다본쿠알라룸푸르시내는곳곳에우뚝솟은고층건물과넓은녹지대가인상적이다.같은
열대지방의도시라해도숨막히는듯한방콕과는또다른모습이다.그렇다고싱가폴과같이휴지한조각
떨어뜨리면큰일날것만같은인위적인공원도시는아니다.바로눈앞에펼쳐지는쿠알라룸푸르는다양한
인종과문화가뒤섞인거대한용광로인것이다.
<사진-아라비아풍의연방사무국빌딩과그앞의메르데카광장>
쿠알라룸푸르의시내관광은중앙역에서시작하게된다.기차역이라기보다는이슬람사원처럼보이는중앙역
과함께연방사무국SultanAbdulSamad빌딩은쿠알라룸푸르를소개하는엽서나화보에서자주볼수있는
건물로무어리시양식이라불리는아랍풍의이국적인정취와함께친근감을주고있다.지금은쿠알라룸푸
르센트랄중앙역도인근에마치공항처럼산뜻한새건물로지어졌으며이곳에서출발하는싱가폴행특급
열차는현대중공업제품이라의외로우리가느끼는것보다는말레이지아에한국상품이깊숙히자리잡고있음
을알수있었다.
<KL타워에서망원렌즈로잡은메르데카광장과셀랑고클럽전경>
붉은벽돌과양파모양의돔이상징인연방사무국앞으로넓게펼펴친잔디밭건너보이는튜터양식의셀랑
고르클럽은식민지시절의유산으로아직도말레이지아상류층의사교장으로서의역할을하고있는듯하다.
한때는세계열강들에의해아시아의많은나라들이식민지로전락하였지만왜영국만이그들이지배하였던
식민지들이모두독립하면서영연방을이루고,종속관계에서대등한관계로바뀌어긴밀한관계를유지하고
있는지는항상껄끄러운한일관계를비추어볼때에다시한번새겨봐야할것같다.
말레이시아는이슬람을국교로하고있지만실제무슬림인구는말레이족을위주로적게는인구의52%,많게
는58%정도로과반수를겨우웃도는정도이지만상권은총인구의1/3을차지하는중국계화교들이지배하고
있다고한다.화교들의종교는불교와도교를위주로이인구만해도화교의인구와비슷한것을보아다인
종국가인말레이시아에서인종과종교는거의일치하고있음을알수있다.
<사진-쿠알라룸푸르,차이나타운입구>
화교들의삶의본거지는역시차이나타운이다.한문간판이즐비한골목을돌아다니면마치홍콩의뒷골목을
다니는기분이다.어느나라를돌아다녀보아도차이나타운의특색은활기가넘친다는것이다.한자와함께
표기되는간판만다를뿐완전히홍콩의뒷골목풍경을그대로옮긴듯하다.말레이지아의공용어인바하사
말레이어는고유문자가없이로마알파벳을그대로사용하여간판의뜻이와닿지않지만한자로표기되는
간판은그내용이우리한테는익숙한편이다.
<사진-아랍어,말레이지아어,한자가병기된말레이지아차이나타운의간판>
쿠알라룸푸르의새로운명물로등장한모노레일의종점이기도한쿠알라룸푸르센트랄역의뒤의고생창연한
거리인브릭필드에는유난히지팡이를집고걸어가는맹인들이눈에많이띈다.그러고보니브릭필드거리
를따라서UruttraditionalmassageBlindMasseur업소가많은것을알수있다.아마맹인들의생계수단
으로안마사를보장하는것은우리나라만의정책은아닌가보다.Urut이라부르는말레이지아의전통안마
는근육을손바닥으로쓸어내는듯한방법으로지압을위주로하는중국식안마와는다른듯하다.
<사진-맹인안마사들이일하는맛사지업소들이몰려있는Brickfileds거리>
차이나타운의번화가를지나면기묘한조각으로뒤덮힌힌두교사원인스리마리암만사원이눈에띈다.이슬
람교는한국동란때참전한터어키군인에의해소개된이래우리나라건설업체의중동진출을계기로우리한
테선을보였지만힌두교사원은우리한테아주생소한곳이다.말레이시아에서힌두교인구는약8%로역시
9%를차지하는인도이민사회의인구와거의비슷한수준으로힌두사원은인도인이민사회에서만볼수있는
곳이다.철저한이슬람교리에따라우상을배격하여사원안에는어떠한조각도세우지않는이슬람사원과
는달리힌두교는다신교이므로무수한신들의신상을모시고있으며이신상들은초인적인면을강조하려
는듯팔이여러개달려있거나,사람의몸체에코끼리나원숭이등의다양한동물의머리를지닌조각들로
가득채워진힌두교사원은강한향내와함께기이한분위기를자아내고있다.싱가폴의가장오래된힌두교
사원도차이나타운에있는데쿠알라룸푸르의대표적인힌두교사원도차이나타운에있다는공통점은아마화
교들이자리잡기이전에는인도인들이이곳에서많이살고있지않았는지도모르겠다.
<사진-쿠알라룸푸르힌두사원의사제와신도>
쿠알라룸푸르란말은진흙강이만나는곳이라고한다.시내를흐르는,강이라고부르기보다는도랑이라는
표현이더적당한켈랑강과곰박강의합류지점에세워진이슬람사원마스지드자멕은인도인의거리에서가
까워서인지인디안무슬림이많이보인다.인도인출신인구와힌두교인구의비율을보면약1%의차이를
보이는데바로이수치는힌두교도가아닌이슬람인인도인의숫자를의미한다고볼수있다.쿠알라룸푸르
지하철로바로연결되는마스지드자멕은야자수로둘러쌓인울타리안에단층의기둥만으로받쳐진개방된
공간은다른모스크에서느끼는엄숙한분위기보다는건물안대리석바닥에삼삼오오모여서담소를나누는
사람들,누워서낮잠을즐기는사람들,옆드려절을하면서기도를드리는사람들이어울린장면에서마치
시내한복판에자리잡은공원처럼느껴진다.
<사진-마스지드자멕의한모습,기도드리는젊은이와대리석바닥에누워낮잠자는사람들>
복잡한차이나타운과시내를벗어나서기차길을건너면광활한녹지공원인레이크가든지역이나타난다.말
레이지아독립영웅들을위한기념탑과국회의사당등이산재한레이크가든은공원도시로서의쿠알라룸푸르의
자랑이다.레이크가든에새로지은모스크는동남아시아에서인도네시아와브루나이와이슬람국가로서의주
도권을다루듯엄청난규모를자랑한다.대리석으로치장된재질도그렇고노약자들을위한에스칼레이터와
엘리베이터도보인다.대형홀이있는중앙건물의아래충에는대형목욕탕을볼수있다.이슬람교에서는
예배를드리기전에몸을청결히하는것을중요시하므로어느사원이건간에그규모에맞는목욕탕이있
어이곳을찾는모든무슬림들은먼저이곳에들러손과발을깨끗이하고기도실로오르게된다.
<사진-국립모스크,지붕이독특한모습이다.>
시내에서레이크가든으로들어가는길목에위치한마스지드네가라(국립회교사원)은주름상자모양의돔형
태와우뚝선미나렛의독특한모습이특징이다.일반적으로4각형의회랑과각모서리에세워진4개의미나
렛으로대표하는서남아시아나페르시아의모스크와는다른양식이다.
시내의남쪽으로펼쳐진녹지의가운데에는왕궁이있다.일반인들한테왕궁의내부는개방되지않고있지
만그럼에도불구하고왕궁의정문만이라도보려고많은관광객들이찾는이유는이들에게들려줄재미있는
얘기가있기때문이다.말레이지아는13개의연방으로구성되며그중9개주는세습제의술탄이지배한다.
국왕은이들9명의세습술탄들이5년씩돌아가면서맡게된다.즉국왕도임기가있으며각주의세습술탄
들은45년만에차례가돌아오게되므로운이닿아야국왕의자리에오를수있다.누구나다그렇지만세습
술탄들이야말로정말오래살고볼일이다.
<사진-왕궁앞의근위병>
말레이지아는엄격한이슬람국가로알려져있지만국제감각도뛰어난도시로서일반적으로이슬람사회가갖
고있는엄격한규율이모든사람한테강요되지는않는듯많이희석되어있다.쿠알라룸푸르의대표적인번
화가인부킷빈탕의나이트라이프는어느국제도시못지않게화려하다.고급호텔들이즐비하게들어선임비
거리와부킷빈탕이교차하는곳에는대형쇼핑센터와고급유흥업소들로불야성을이루고심한교통체증을
보이는거리위로는이를비웃듯이모노레일이시원스럽게달리고있다.
<사진-출퇴근시간에심한교통체증을빚는쿠알라룸푸르에새로등장한명물모노레일>
모노레일을타고쿠알라룸푸르의번화가인임비거리로들어가려하는데길옆으로감옥으로사용되었던낡은
건물이그대로방치되어있다.어찌보면흉물스런것이기도하지만페인트가벗겨지고비바람에훼손된건
물외벽의그림들이죄수들에의해그려졌다는이유만으로도그런대로또하나의얘깃거리를제공해주는쿠
알라룸푸르의찾아볼곳으로가치는있는가보다.
<사진-임비거리로들어가는교차로에있는구교도소>
임비거리(JalanImbi)에새로등장한대형상가인타임즈스퀘어를시작으로부킷빈탕으로이어지는쿠알라룸
푸르의중심가에는우리한테도낯익은할리우드플라닛,스타벅스등미국계의고급식당들로가득차있고
고급쇼핑센터에는검은챠도르를두룬여러명의아랍여성들을거느린아랍사람들의물결이넘친다.일부
다처제를따르는이슬람사회에서볼수있는특징이다.거리의카페에서쉬샤(물담배)를즐기는손님이많
은것도아랍의영향을많이받을수밖에없는쿠알라룸푸르에서만볼수있는풍경이다.쿠알라룸푸르의
특급호텔의뷔페메뉴도돼지고기를금식하는이슬람규율에따라비프베이컨,치킨소시지등의이색식단도
등장하는것도다양한문화를수용하는말레이지아의재미있는모습이다.
<사진-거리의식당,이슬람규율에따라할랄이란종교의식에따라도축된육류만사용한다.>
말레이지아독립기념일은8월31일단하루지만한달내내말레이지아국기를곳곳에걸어놓고가로수마다
축등을밝힌것이마치크리스마스시즌에돌입한것같은인상을준다.대형빌딩에걸려진국기와가로수
에꽂혀진국기에서다인종다종교다문화사회에서이슬람교인국교와상관없이다른종교의자유를보장
하는말레이시아의독특한통치능력을엿볼수가있다.
<사진-마치크리스마스트리를장식한것과같은8월의쿠알라룸푸르거리모습>
본글은2001년9월디지틀조선일보에연재된글을최근여행에서얻은자료로UPDATE하여
2005년9월월간골프가이드의<김동주의지구촌기행>에연재된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