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싸의대표적인숙소인야크호텔,티벳숙소들은4월에도객실의온풍기만으로는한기를느낀다.>
티벳에서의첫날은무조건휴식을취해야한다는것이티벳여행의철칙이었지만항공편결항으로쳉두에서일정을하루날린것이못내아쉬워약간감기기운을느끼면서도시내를한바퀴둘러보았습니다.초저녁까지는그런대로견뎠는데밤이깊어지면서가슴이더욱답답해지고두통이심해졌습니다.전날쳉두에서오랑캐와차가운밤공기를마시고밤늦게돌아다닌것과티벳여행의철칙을어긴것이컨디션조절실패의화근이된것입니다.다행히우연히만난야크호텔에장기투숙하고있는한국인선교사부부가전기장판을빌려주고휴대용산소통을구입하여머리맡에비상용으로두고잠자리에누웠지만심한두통으로거의뜬눈으로별생각을다하며밤을지내게되었습니다.사람이24시간숨을쉬어야하는마당에휴대용산소통을몇분들이킨다고해서그리도움이되지는못하는것같습니다.
그때머릿속을뱅뱅돌던생각중에는여행할때에는반드시여행자보험을가입하고그것도제일보상이큰것으로해야겠다는생각까지하였습니다.그리고처음으로여행에나선것을후회하면서만일을위해종이와펜을들었지만그마저도기력이없어서침대에눕고말았습니다.
<야크호텔옥상에서바라본포탈라궁전의모습>-이때고산병증세로속은표정만큼여유가있지는않았다.
다음날아침에일어나니우선고산병증세가나아졌느냐는둘째고,눈이떠진것을느꼈다는것을다행으로여기게되었습니다.잠시전기장판의열기를느끼며눈을뜬채로천장만바라보면서거친숨이라도쉬고있다는것을누군가에게감사드렸습니다.그러나몸을일으켜화장실로들어갔지만샤워를하는것도힘들게느껴지고3층계단을오르내리는것도부담이될정도로몸컨디션은여전히좋지않았습니다.
하늘아래첫동네라고하여맑은하늘을기대하였지만아침에비까지뿌린우중충한날씨때문에발이묶여방안에서카메라만만지작거리며쉬게된것은어쩌면저로서는다행인지도모르겠습니다.오후에호텔옥상에올라가보니맑게개인티벳의하늘이저를유혹하였지만첫날의경험도있어서그날은아무것도하지않고누워서만지냈습니다.
<마니차(불경이씌여진원통형기도도구)를돌리며코라를돌고있는티베탄순례객들>
이틀을아무것도않고쉬었더니이제좀기력을회복하게되어카메라가방을메고시내거리로나섰습니다.시내어디를가더라도남루하고두터운코트를걸치고길을오가는티베탄들의손에는마니차가들려져있으며입가의움직임을보니불경을읊는듯싶었습니다.
옴마니반메음…
티베탄들이살아있는성불로모시는달라이라마의거처인포탈라궁은과연그명성에걸맞게가파른언덕위에수직으로세워진거대한궁전입니다.라싸시내의한복판에있는조그만산을감싸듯이지은,대형유람선의옆모습과비슷하게보이는것이창문의수를보아크고작은방이수백개는됨직하였습니다.포탈라궁의상층부중앙의홍궁과그리고양옆의백궁은이곳이티벳의정치와종교의중심지로대대로환생하는달라이라마의영역임을말해주고있었습니다.
<정치와종교가일체된달라이라마의포탈라궁-주인은인도에서망명정부를이끌고있다.>
기독교와힌두교,불교에서는사후세계에대해부활,환생,윤회등으로설명하지만티벳불교에서는이를현실로실현하고있습니다.티벳불교에서는일반인들은업에의해윤회하지만달라이라마는살아있는성불로서종교와통치의절대자로서계속환생한다고믿는것입니다.
현재중국정부의식민지배에맞서1959년스물다섯의나이에인도로망명생활을하고있는14대달라이라마도13대달라이라마가1933년열반하자,1937년그의나이세살때에라마승려들이찾아낸환생한달라이라마라고합니다.티벳에서는달라이라마외에환생하는종교수장으로판첸라마와카르마파가있습니다.시가체에있는타쉴훈포사원의종교수장으로있던여섯살된11대판첸라마는1995년에중국정부에의해강제로중국으로납치되어갔고그자리에중국정부가선택한판첸라마를타실훈포사원에앉쳤지만티베탄들은어느누구도이를인정하지는않고있다고합니다.
사진좌로부터
1.6세때중국에의해납치된11대PanchenLama(사진출처:http://www.tibet.ca/panchenlama)
2.DalaiLama와망명정부를이끌고있는17대Karmapa(사진출처:http://www.karmapa.org)
3.14대DalaiLama(사진출처:AP연합뉴스)
(함께있는노인은티벳에서의7년영화의실존인물인HeinrichHarrer,지난주타계했다.)
또다른성불인카르마파는17대까지환생하였으며역시16대카르마파가입적한후17대카르마파로추대되는과정에서그는중국의입김을받아잡음이있었지만,오히려그는후에중국정부의기대에어긋나게1999년15살의나이에히말라야를넘어서달라이라마가이끄는티벳망명정부가있는인도의다름샬라로가서달라이라마와함께망명생활을하고있다고합니다.
평지를걷기도숨이찬라싸에서건물만13층높이인포탈라궁을둘러보는것도쉬운일은아니었습니다.삼보일배를하듯세걸음내딛고숨한번몰아쉬기를반복하며포탈라궁위로오르니라싸시내전경과그주위를둘러싼눈덮힌고산영봉들이한눈에들어옵니다.
<포탈라궁전>
-정전시에고층아파트를오르는것과는비교가되지않을정도로숨이찼다.-
고산병증세중에건망증이있다던가!아뿔싸…
사진을찍으려고카메라가방을뒤지니전날피곤해서디카도캠코더도미처배터리를충전하는것을잊어버린것입니다.다시내려가숙소로돌아가새배터리를가져온다는것은몸컨디션을생각하니생명보험사에서싫어할것만같은생각이들어아쉬움을접고카메라를가방에넣고모처럼홀가분한구경을할수밖에없었습니다.어차피포탈라궁전안에서는촬영이안된다는것에조금은마음의위안은되었지만…
포탈라궁위에서내려다본라싸의전경은티베탄들의공간과중국본토에서이주해온한족들의공간이물과기름처럼분리되어보입니다.아무리중국이티벳을내륙화한다해도뿌리깊은티벳의정취를없앨수는없을것같습니다.마니차를휘두르며포탈라궁전주위를맴도는사람과,오체투지를하며그들의염원을비는티베탄들의모습에서그들의신앙심은자신들의영적인영역을지켜가며일상생활속에깊숙히녹아있는것을지켜볼수있었습니다.
<포탈라궁의앞에펄럭이는중국기가티벳의현실을말해주고있다.>
포탈라궁앞에있었던연못은베이징천안문의인민광장처럼포탈라광장으로바뀌어오성홍기가나부끼고그앞으로중국정부가세운시짱(티벳의중국어표기)해방기념탑이흉물스럽게버티고있건만티베탄들의시야에는오로지구시가의가옥지붕에서나부끼고있는오색룽다뿐만보이는것같습니다.
(*룽다:불경이씌여진천을막대에건깃발,불경의말씀이바람에날려퍼지기를기원하는뜻.)
http://www.drkimsworld.com
<김동주원장의여행이야기에서-Dr.Kim’sTravelSke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