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양가어른들은네분연세의합이330세,평균여든넷으로비교적건강히장수하신편입니다.

이번에아버님께서미수를앞두고돌아가셨지만,

눈을감으시기일주일전까지만해도손자들한테우리나라고대사이야기를들려주실정도로

의식도무척좋은편이었으니참으로고마운일이었습니다.

이렇게집안어른들께서건강하신덕분에우리형제들은오십중반에들어서서처음으로상주를맡게되었습니다.

그동안집안친척어른이나친구들가족의장례식에그렇게많이참석했어도

상주한테위로의말씀을전한다음에는문상온친지들이나친구들과술잔을주고받으며

부담없는시간을가졌을뿐이었습니다.

그런데처음으로상주의입장이되니챙겨야할절차가많았고

다행히주변에서많은분들께서도와주셔서수월하게장례를치룰수있게되었는데

마지막날조화처리문제로사소한시비가발생하게되었습니다.

저의4형제는두명이대학교수로공직에있으며,한명은중소기업을운영하고

저는개인의원을운영하고있지만오랫동안협회와관련된공적인직책을갖고있었기에

문상객들이생각보다많이와주셨고조화는감당하지못할정도가되었습니다.

결국은조화를접수하는대로보내주신분의직책과성함이적힌리본만떼어내어다른조화에함께붙히고

꽃은반납하게되었지만이미진열된조화들을처리하는문제를해결해야했습니다.

이미경험을한친구들은각자의경험에따라쓰레기수거업자를불러서치워야한다는얘기,

장례식장에서수고비를받고치워준다는얘기

장례식장과관련된화원에서하나당만원정도에수거해간다는얘기등다양했습니다.

아마장례식장이중소병원,대학병원규모의종합병원등과병원장례식이아닌가정집에서지내는경우에따라

여러가지사례가생기는것이아닌가생각되었습니다.

마침장례식장의관리인이찾아와서불편한점을묻더니조화는발인후에자기들이알아서깨끗이

치워드리겠다고하여우리가족들은고맙다는인사와함께더이상신경을쓰지않기로하였습니다.

그런데발인전날오후,조화를배달온직원이우리가리본만떼어진열하고조화는되돌려보내려하자

장례식장복도와화장실입구까기2중으로세워둔조화들까지가져가겠다는제의를하였습니다.

우리입장에서는그냥가져만가도고마운일이지만하나에만원씩지불해준다는것이었습니다.

돈만원이중요한것은아니었지만우선주변을정리할수있겠다는뜻에배달온차로10여개를운반할수

있다며10개의화환의리본을떼어다른조화에2중삼중으로붙여놓게되었습니다.

그리고발인날아침에와서또일부를가져가겠다는제의를해서허락하였습니다.

아마일부라는뜻은100여개가되는조화를한번에다가져갈수도없었겠지만

아직꽃이싱싱하고상태가좋은것만가져가겠다는뜻으로이해를하였습니다.

그러면꽃이시들거나진열대가훼손된것들은쓰레기로장례식장관리직원이치워줄테니

우리들은화원으로부터받은사례금을장례식장관리직원한테조화를치워주는사례비로내놓기로하였습니다.

그리고나서조금후에복도밖에시끄러워지기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조화를수거해가는화원직원과장례식장관리직원사이에말다툼이벌어진것입니다.

장례식장직원이화원직원이조화를수거해가지못하게막는것이었습니다.

우리조카들이나서서우리가허락한것이라고해도관리직원은규칙상조화를외부화원에서수거하지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결국어른들이나서서조화를진열할장소가없어서복도에2중으로진열할상태이기때문에

당장주변정리를해서다른상가집에피해를주지않도록해야한다고주장하고어차피장례식장관리인이발인후

치울것이니미리치워서나쁠것이없지않느냐는주장을하자마지못해화원직원이조화를가져가는것을막지

못하였습니다.

결국내막을알고보니그렇습니다.

우리는장례식장관리직원이발인후에조화를치워주겠다는것이쓰레기를치우는차원으로생각을하였고

어차피꽃은시들지만조화를받쳐주는목조골격은재활용이가능하여화원에서가져가는것으로알았지만

결국은관리직원들도조화를다른화원에사례비를받고넘기는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들게되었습니다.

다음날아침화원에서조화를수거해가기로한약속한시간에나타나지않았습니다.

우리는조화를단돈만원에파는것이목적이아니라

그돈을장례식장관리직원한테사례비로주려고했기에연락처로전화를걸었습니다.

그랬더니화원직원은어제약속한것과다른얘기를하였습니다.

조화를가져가지않겠다는얘기였습니다.

아마병원장례식장측과시비가붙었고어떤압력이있었던것같았습니다.

우리는순간친절하게돌봐준장례식장직원한테불쾌한감정이생기게되었습니다.

결국은대형병원의장례식장에진열된조화는전부는아니겠지만상태가좋은것은

재활용차원에서장례식장과화원과뒷거래가있다는것을의심하게되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가족들을고생시키지않으시려고장례식날씨까지예약을하신듯

다행히도비를피해서무사히장례식을마치게되었습니다.

그리고어머님집에모여쉬고있던중병원장례식장에서전화가걸려왔습니다.

물의를빚게하여죄송하다는전화였습니다.

알고보니병원홈페이지에어제있었던실랑이가자유게시판에소개된것이었습니다.

아마우리와같은시비가다른상가집에서도있었든지

아니면어제화원직원과장례식장직원이싸우는것을지켜본어느문상객이올린것으로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그장례식장직원은우리가족이병원홈페이지의자유게시판에글을올린것으로오해를하고

문제가커지자서둘러사과전화를한듯합니다.

우리사회에서허례허식을없애자고가정의례준칙이생긴것은무척오래전으로알고있습니다.

한때는지키지도못할규정을만들기도하였지만지금은가정의례준칙이구속력이있는규정으로남아있는지

아니면말없이사라졌는지모르겠습니다.

하지만이번아버님의장례를치루면서100여개의화환이가격으로따지자면적어도1000만원-1500만원정도가

되는액수인데이틀동안의장례식장장식을위해낭비가되고있는셈입니다.

그병원장례식장의20여개의영안실만해도하루에들어오는조화가수백개

전국으로따지자면엄청난금액이이틀장식하는장례식장의조화값으로낭비되고있다는계산이나옵니다.

저도간혹가까운친지들의문상을가지못할경우편리하다는생각에조화를보낸적이종종있었지만

이젠조화를보내는것은자제할생각입니다.

차라리휴대전화로위로의뜻을전해주고조의금은후에라도고인을찾아뵐때에

꽃장식하는데사용하라고전해주는것이좋겠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한가지지금조화에관한글을쓰면서도

얼굴이뜨거워지는것을피할수없음을실토하게됩니다.

불가피한일로자위하지만성의로보내주신조화를받아들이지못하고돌려보낸다는것은

그리마음이편한것은아니었습니다.

제가다른상가집에보낸조화도이런대접을받았을수도있다는생각도들게되었습니다.

더부끄러운것은많은분들이한결같이위로의뜻으로조화를보내주셨지만

받는사람의입장에서,상주의입장에서이들을대등하게다루지못하게되는것은어쩔수없는것같습니다.

평소에는정치권인사들을열심히비난하면서도

막상조화를진열할때는정치권인사들과언론계에서보낸조화에우선순위를매기는속물이되는것입니다.

한편으로는바쁜와중에조화를보내주어감사하다는생각이들면서도

그리고이정도의친분관계에조화를보낼정도라면

정치인들이꽃값으로지출하는금액이얼마나될까상상해보니

우리나라정치판이오염될수밖에없는현실에걱정도들게됩니다.

덕분에우리집안은대한민국을대표하는보수정당과보수언론사대표가보낸조화덕택에

문상객들로부터"수구꼴통집안"이라는눈총(?)을받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