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촬영한 슬라이드가 무려 30,000장 가까이 되자 관리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한 번 여행할 때마다 36매 슬라이드필름을 보통 15-20통 촬영하였으나 사실 쓸만한 것은 그리 많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처음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였을 때에는 모니터의 해상도가 800×600 정도여서 사진화일을 스캔한 사이즈가 750×500만 되어도 화면에 가득차게 되었지만 요즘은 1400×1000 정도가 보통이니 당시 스캔한 화일이 초라하게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슬라이드도 정리를 할겸 모든 슬라이드를 새로이 quality를 높혀서 스캔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요즘은 슬라이드를 정리하면서 과거의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먹고 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던 중 아테네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촬영한 재미있는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근대올림픽의 첫 개최지였던 아테네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본 하나의 석상입니다. 한쪽에는 축 늘어진 남성의 심볼을 가진 젊은이 얼굴이, 반대편에는 힘차게 위로 솟은 남성의 심볼을 가진 노인의 얼굴을 그린 조각 이었습니다. 내용이야 젊어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정력이 떨어지고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면 젊은이 못지 않은 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세계인의 잔치가 벌어지는 올림픽스타디움에 그런 조각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하기야 고대올림픽에서는 출전선수들이 나체로 경기를 펼쳤다고하며 남자건 여자건 벌거벗은 모습이 아름다운것으로 여겨졌던 역사를 가진 그리이스에서 이런 조각은 특별한 것은 아니겠지만 동방에서 온 방랑 객의눈길에는 참 희한한 조각으로 보여졌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의 잠실운동장에 같은 조각을 세웠다면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아테네올림픽경기장에서,1991년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