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을 벗은 방콕의 신공항 – Suvarnabhumi Airport

방콕의 돈무앙공항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 개장한 수완나품공항의 멋진 모습이 베일을 벗었다. 쿠알라룸푸르(KUL)의 세팡국제공항(KLIA), 홍콩(HKG)의 첵랍콕, 샹하이의 푸동공항(PVG), 오사카간사이국제공항(KIX)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ICN)으로 이어진 신공항건설경쟁에 방콕이 막차를 타고 화려하게 테이프커팅을 한 것이다.

 

< 24시간 운영되는 불야성을 이루는 방콕 Suvarnabhumi International Airport >
방콕의 수완나품신공항의 특징은 한마디로 가장 개방적인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천공항과 타이완의 타이페이공항, 그리고 중국의 샹하이푸동공항 등의 경우는 입국장에서 유효한 항공권을 가진 환승객만 보안검색대를 거쳐 출국장으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그리고 태국의 경우는 국제공항의 출국장과 입국장을 공동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사용하던 돈무앙공항에서도 출국장과 입국장은 승객들이 마음대로 오갈 수 있었던 구조였다. 아마 이런 개방적인 구조는 보안문제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국가에서나 가능한 것 같다.

< Suvarnabhumin 신공항의 평면도 >

방콕공항의 기본구조는 PTC(Passenger Terminal Complex)터미날빌딩안에 출입국수속을 하게 되고 절차를 마친 승객들이 출입국수속대(Immigration)을 지나면 PTC건물과 평행하게 옆으로 길게 들어선 D Concourse와 그 양 끝에서 십자형으로 동쪽으로는 A,B,C Concourse로, 서쪽끝으로 뻗은 E,F,G Concourse로 구성된다. D Concourse 전체와 그와 연결된 양쪽의 교차점(intersection) 사이에는 면세점이 들어서 있는데 마치 고급백화점에 쇼핑하러 온 생각이 들 정도로 쇼핑에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일 정도다.

 

< Concourse D 에 몰려있는 면세점들의 모습 >

– 가장 가까운 탑승구도 면세점을 지나서 돌아가도록 되어있다. –

싱가폴과 쿠알라룸푸르공항은 출발 및 도착승객의 이동통로가 같은 층을 이용하지만 방콕의 수완나품신공항은 기본적인 개념은 도착승객은 2층, 출발승객은 4층을 이용하게 되어 있으며 탑승게이트로 내려가는 길목을 제외하고는 승객들은 항공사라운지 등 편의시설이 있는 3층을 포함하여 자유롭게 위아래를 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여 카트를 지니고 이동할 수 있다.

방콕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내가 즐겨 애용하는 Louis Club Lounge도 서쪽 intersection쪽의 Concourse F 3층에 있는데 산뜻한 실내장식과 다양해진 음료와 다과 등은 개선되었지만, 라운지를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으면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던 돈무앙공항의 3인용 소파는 없어지고 달리 모두 일인용의자 뿐이어서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 Priority Pass로 사용할 수 있는 Louis CIP Fist class Lounge >

메인터미날건물인 PTC와 연결된 D Concourse, 그리고 양 끝의intersection부분은 2,3,4층이 확실히 독립된 층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intersection에서 갈라지는 Concourse들은 유리로 둘러쌓인 타원형의 길다란 공간으로 철골프레임과 그 사이를 천막처럼 이어주는 구조가 전체적으로는 두바이공항의 모습과 비슷하고 천막구조는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의 메인터미날의 지붕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 D,E,F,G concourse가 교차하는 intersection에서 본 E concourse의 전경 >

– level 4가 없고 level 3 복도도 승객들의 이동에 필요한 만큼의 폭으로 만들어 전체적인

공간이 넓은 느낌을 준다.

양끝의 intersection의 쇼핑몰을 지나 탑승대기실과 보딩게이트가 있는 Concourse로 들어가는 길목의 4층에는 보안검색대가 있으며 이곳은 유효한 보딩패스가 있어야만 통과할 수 있다. 검색대를 통과하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하여 내려가면 보딩게이트로 연결되는 3층 통로로 진입하게 되는데 3층 통로는 2층과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통로만 구름다리처럼 매달아 놓은 모양으로 2,3층에서 천정까지 오픈되어 있어서 탁트인 느낌이 시원스럽기만 하다. concourse천정 끝 천막에 매달린 조명등을 보니 전구는 보이지 않는데 모두 간접조명방식을 택한 것이다.

< 모든 유리는 아래 사진처럼 점박이필름으로 코팅되어 있다. >

카메라를 창밖을 향하여 주기장에 서있는 비행기를 렌즈에 담자 뭔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시야가 그리 깨끗하지 않다. 렌즈의 초점을 수동으로 맞추어 보니 모든 유리에는 아마 강렬한 태양렬을 차단하려는 듯 점박이무늬의 필름으로 코팅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 환전소도 예쁘게 꾸몄다 >

– 환전소 앞에 세워진 스피커같은 것은 에어콘이다. –

수완나품공항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소한 것 같지만 무척 미적 감각이 뛰어난 것을 옅볼 수 있는 점이다. Concourse의 면세점의 벽면의 도색도, Concourse 이동통로의 복도에 걸린 그림도, 심지어는 환전소와 메인빌딩의 국내선항공사의 사무실의 벽면을 멋진 아이디어로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내고 있다.

< inter section을 지나 D concourse로 들어서면 천정의 콘크리트가 노출되어있다. >

그러나 아무리 첨단공법에 튀는 디자인으로 태어난 수완나품공항도 아쉬운 점이 몇 군데 나타난다. 그것도 별것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까지 들게 된다. 비행기가 도착하여 게이트를 지나 탁트인 concourse 안으로 들어와 auto walk way를 타고 이동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는데 concourse가 교차하는 intersection에 들어서자 철골과 천막 그리고 유리로 구성된 산뜻한 천정이 사라지고, 각종 파이프가 그대로 노출된 콩크리트지붕이 나타나는데 미완성된 부분이기를 바랄 뿐이다. intersection에서 2층부터 4층을 뚫고 커다란 열대나무가 서 있는데 그 밑둥을 콘크리트색으로 한 것이 영 어색한 모습이다. 비슷한 모습을 두바이공항에서 본 듯하지만 이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가지 PTC 건물입구 도로에는 전혀 보행자를 위한 신호등도 없는 것이 아쉽다.

도착층에도 면세점을 설치한 것은 돈무앙공항과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이곳의 물건이 마음에 차지 않으면 출발승객이 이용하는 4층 면세점으로 자유롭게 갈 수 있다. 방콕공항은 일단 보세구역 안에서는 해당 탑승게이트만 제외하고는 출발층이나 도착층에 있는 모든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오르 내리며 입국하는 승객이나 출국하는 승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 Passenger Terminal Complex 의 첫번째 타이항공일등석승객전용출입구 >

– 카트는 미처 광고스폰서를 결정하지 못한듯 광고판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승객들의 출입국수속이 이루어지는 메인빌딩인 PTC는 곡선으로 휘어진 인천공항과는 달리 직4각형의 모습으로 철골과 유리가 기본구조이다. PTC 건물의 구조와 시스템을 보면 방콕수완나품신공항은 타이항공의 일등석 또는 비즈니스를 타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타이항공을 편애하고 있다는 것을 첫 눈에 느끼게 된다. 자국의 국적기를 위한 배려에서 텃세라고 몰아 붙힐 수도 있지만 어느 나라 공항에서도 텃세는 있다고 해도 이건 정도가 심한 편이 아닐 수 없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우선 공항터미날 청사로 들어가는 약 10개의 출입구 중에서 첫 번 출입구는 타이항공의 일등석및 비즈니스승객전용이다. 그리고 다음 두 개는 타이항공의 일반석전용출입구가 된다. 물론 전용출입구라 해서 다른 승객이 이용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항공을 위한 시설이 공항에서 가장 동선이 짧은 위치를 독차지한 것이다.

< 타이항공 비지니스클래스 check-in카운터 옆의 전용라운지 >

일등석, 비지니스전용 check-in 카운터도 항공사별로 마련된 곳에 한 곳을 지정하여 카펫트를 깔고 운영하지만 수완나품공항의 경우 타이항공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승객을 위한 check-in 카운터가 항공편에 관계없이 한 Island를 차지하고 있고 바로 옆에는 편안하게 쉴 전용라운지까지 마련되어 있다. 보통 항공사의 라운지는 출국수속을 마치고 보딩시간까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수완나품공항은 check-in 단계에서부터 라운지를 마련하여 동행하는 일행을 기다린다든지 탑승수속객이 밀려서 시간이 지체되든지 하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국내선과 국제선터미날이 분리되었던 돈무앙공항과 달리 수완나품공항은 PTC안에 국내선수속을 같이 하도록 되어 있는데 타이항공전용 수속대 다음으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찍 예약과 발권을 하는 국제선에 비해 당일 공항에서 발권하는 승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Nok Air, Air Asia 등의 국내선 저가항공사와 고품격여행을 내세우는 Bangkok Airways의 ticketing counter의 뒷 벽은 비행기를 본 딴 디자인이나 휴양객들의 시선을 잡는 디자인으로 멋지게 되어 있는데, 이상하게도 대한항공을 비롯한 모든 외항사들의 사무실 벽에는 항공사의 이름 외에는 아무런 치장이 없어서 공항이 개장된지 한 달이 지났는데 아직 미처 단장을 못한 것인지 태국항공사만 돋보이게 하려고 외항사들은 치장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 너무 비교가 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외항사들 사무실 가운데 위치한 오리엔트타이항공만은 노란색으로 단장을 해서 쉽게 눈에 띈다.

< Nok Air 발권카운터의 깜찍한 모습 >

ISLAND라고 불리는 check-in 카운터는 인천공항과 마찬가지 형태로 10개가 길게 늘어선 것이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한가지 check-in 카운터의 이름이 인천공항에 비해 돋보이는 것은 인천공항은 각각 A,B,C,D로만 되어 있어서 같은 ISLAND 에서도 동편인지 서편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수완나품공항의 ISLAND는 개별로 이름이 붙어있지 않고 같은 ISLAND라 해도 양편이 독립되어 명명되어 승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에 H 카운터라 해도 양쪽으로 카운터들이 운영되어 어느 쪽인지 일일이 왔다 갔다 하며 확인해야 하지만 수완나품공항의 경우는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인천공항도 항공사별 탑승카운터를 안내할 때에 같은 ISLAND도 양쪽을 구분하여 A1,A2, B1,B2 등으로 구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PTC에는 모두 10개의 Island가 있어 여유가 있는 편이다. >

– 양쪽의 이름이 분리되어 있어 승객들이 찾기가 쉽다. –

ISLAND별로 앞에 마련된 운항정보를 알려주는 모니터는 반갑게도 모두 LG제품이다. 한쪽 모니터 아래로 ISLAND로 직원들이 들어가는 문이 열려 들여다보니 이상하게도 탑승수속을 마치고 벨트로 옮겨진 짐들이 반대편으로 거꾸로 돌아와서 직원들이 옆으로 옮기는 모습이 보인다. 가만히 지켜보니 짐을 옮기는 컨베어벨트에 이상이 있어서 역방향으로 돌려서 끝에 직원이 지키고 서 있다가 옆 벨트로 옮기는 것 같다. 아마 개항초기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고장이 스타일을 구기는 모습으로 내 눈에 띄게된 것이다.

신공항의 개방구조는 PTC에서도 돋보인다. 출발층 4층 로비는 활주로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전망대가 있는 6층과 7층까지 막힘없이 천정이 치솟아 있다. 내가 신공항을 찾았을 때는 일요일 낮시간, 그 넓은 공항청사는 어디나 승객들과 방콕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태국역사상 최대토목공사중의 하나라고 평가받는 수완나품공항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 뿐 만 아니라 태국국민들의 자랑거리인 것이다.

< PTC는 출국장(level4)에서 전망대가 있는 level7 까지 천정이 개방되어 있다. >

핸드마이크를 들고 있는 인솔자를 따르는 학생들을 보니 견학을 온 모양이다. 옷차림이 남학생은 무슬림을 뜻하는 모자와 스카프를 두른 여학생, 그리고 태국학생이지만 중동지방에서 남자들이 즐겨 입는 갤러비아(어깨에서 발끝까지 덮는 긴 통치마)를 입은 학생도 보이는데 무슬림이 많은 남부태국지방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라고 한다.

< 무슬림들이 많이 사는 태국남부지방에서 신공항 견학온 학생들 >

출발층 로비에서 에스컬레이터로 6층으로 오르면 스카이라운지와 그 위에 전망대가 있다. 공항청사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앞 복도와 활주로가 보이는 전망대에는 구경나온 방콕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보행이 불편한 보조기구에 의지한 할머니가 아들의 손을 잡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는 모습에서 방콕시민의 마음속에 차지하는 수완나품공항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 PTC 7층 전망대에서 신문지를 깔고앉아 장시간 활주로를 지켜보는 방콕시민들 >

– 전망대에서 바라본 concourse D 앞의 주기장에 있는 타이항공 A340 장거리여객기 –

문득 초등학교 6학년 때 광화문의 지하차도가 완공되어 땅 속을 오가는게 신기하여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하루 종일 오르내렸던 기억, 중학교 때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일부러 인천행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그 자리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던 일, 대학교 때 서울지하철이 개통된 첫 날 조카를 데리고 서너 번 청량리와 서울역을 오갔던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PTC level 4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여권심사가 이뤄지는 immigration 들어가는 입구는 표지가 잘 보이지 않고 인천공항처럼 입구에 대형전광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공항의 기본구조에 어두운 승객들이 쉽게 찾기 어렵게 되어있다. immigration hall도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 인천공항과는 달리 level 6의 계단에서 immigration 전경이 다 보여 승객들이 몰리는지 여부를 알 수도 있다.

< PTC 에는 대형마트처럼 승객들이 카트를 끌고 다닐 수 있는 에스칼레이터가 있다. >

PTC도 출발층은 4층 도착층은 2층으로 되어 있으며 중간 3층에는 만남의 공간이란 meeting hall로 식당들과 편의시설들이 가득 차 있는데 마치 공항이 아니라 시장의 먹자골목에 온듯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그리고 미처 많은 짐을 지니고 아직 탑승수속을 못한 출발승객이나 입국수속을 마치고 많은 짐을 실은 카트를 가진 도착승객들이 쉽게 오르 내릴 수 있도록 2,3,4층은 엘리베이터, 계단, 일반에스컬레이터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처럼 카트를 끌고 이용할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에스컬레이터도 있어서 주차장을 이용하는 승객등이 무척 편리하도록 되어있다.

< 입국장의 여권심사대의 모습, Passport Control, Arrival >

입국장의 immigration은 출국장과 달리 여권심사대가 서로 비껴서 앞 뒤 두 열로 되어 있어 공간활용을 잘 이용한 듯 하지만 막상 출입국관리를 100% 배치하지 않으니 별 의미가 없다. 인천공항처럼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분하여 여권심사를 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듯 무턱대고 승객이 적은 줄을 택해서 이용해도 무방한 듯 한데 그럴것이면 왜 굳이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어느 나라 공항이나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길게 늘어선 외국인용 여권심사대에 줄을 서 있었지만 옆의 내국인 창구에 승객이 끊어지지 그 관리가 손짓으로 불러 재빨리 그곳에서 입국수속을 밟았는데, 글로벌을 외치는 세상에 내국인을 위한 배려든 외국인을 위한 배려든 없어도 될 듯한 상황이 아닌지 모르겠다.

< 3 구역으로 나뉘어진 Baggage Claim에는 길이가 다른 7개의 컨베어벨트가 있다. >

입국심사를 마치고 Baggage Claim으로 가니 내가 들어선 구역에는 7개의 컨베어벨트가 있는데 길이가 서로 다른것을 알 수 있다. 아마 150인승 B737급 항공편과 400인승 B747급 항공편의 수하물의 양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이를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운영하는것으로 보여진다. 고루 넓직한 인상을 주었던 수완나품신공항은 Baggage Claim을 나서면 좀 답답함을 안겨준다. 상대적으로 도착층로비 안쪽에 있는 Baggage Claim이 넓게 마련한 탓인지 모든 수속을 마친 승객들이 나오는 도착층로비는 오히려 돈무앙공항보다 좁아 보인다. 뒤늦게 최근에 지어진 공항이면서 5년 앞서서 개항한 인천공항에 비해 단연코 뒤지는 곳이 도착층 로비이다. 그것도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한쪽 벽에는 여행사카운터와 매점들 간이식당이 있으니 마중나온 송영객들과 승객, 그리고 구경나온 시민들이 뒤섞여 극심한 혼잡을 이룬다.

< Arrival hall의 혼잡한 모습 >

짐을 찾아 출구를 지나 로비로 나오면 그 옆에는 마중나온 사람들이 기다리는 대기실의자가 보이는데 한쪽 구석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수완나품공항에 마련된 모든 의자들은 팔걸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승객들은 기다리는 시간에 따라 구내의 TRANSIT HOTEL이나 식당 등을 이용하든지 아니면 의자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많은 공항들이 붐비는 상황에서 누워 자리를 독차지하는 경우를 방지하려고 의자마다 팔걸이를 만들고 있지만 방콕신공항의 모든 의자는 팔걸이가 없어서 누워 자기에 편리한 것도 버짓트래블러들한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공항에 비치된 의자는 모두 팔걸이가 없어서 누울 수가 있어서 좋다. >

수완나품신공항에서 방콕시내로 연결되는 교통은 돈무앙공항에 비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리무진택시의 경우는 아무래도 거리가 돈무앙공항에 비해 멀어졌으니 THB.900로 50% 정도 올랐고 2층에 있는 Public Taxi Stand 에서는 공항출발의 경우 추가요금이 50바트를 내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승객들을 태우고 공항에 도착한 택시들이 정차하는 4층에서 타는 경우는 50바트 추가요금을 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방콕택시기사와 능숙하게 요금을 교섭할 자신이 없으면 제도적으로 바가지를 예방해주는 2층의 Public Taxi Stand에서 50바트 추가요금을 지불하고서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초보자한테는 안전한 방법이다. 참고로 시내에서 공항까지 미터요금은 200-250바트 정도이며 고속도로 통행료는 25바트, 40바트 두 번에 걸쳐 모두 65바트이다.

< 고속도로에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공항철도공사가 한창이다. >

방콕공항이 예정보다 서둘러 개장한 것은 아닌데 아직 공항기차가 건설중인 것을 보면 홍콩첵랍콕공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의 새로운 허브공항들의 공통적인 문제인것 같다. 쿠알라룸푸르공항도 공항을 먼저 개항한 후 공항기차가 연결이 되었고, 샹하이의 푸동공항은 아예 설계단계에서 공항기차시설이 제외된 듯 새로 건설된 자기부양방식의 공항열차역이 공항터미널에서 수백 미터 떨어져 있으며,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열차는 아직도 건설중이다.
금년 초 한 외국의 여행관련 언론사에서 아시아의 인천공항, 쿠알라룸푸르공항, 홍콩공항, 싱가폴공항 등이 세계최고의 공항랭킹에 나란히 올랐다는 기사가 있었다. 모두 첨단시설로 새로 지어진 공항이란 것이 공통점이고 싱가폴공항은 가장 오래된 공항이지만 완벽한 시스템으로 여전히 한 몫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공항을 올림픽하듯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1위건 2위건 모두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지 세계최고의 자리를 승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차이는 아니다. 다만 서로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고쳐야 승객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는 공항의 위치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