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의 Golden Triangle (2)

북인도의겨울은제법쌀쌀합니다.밤에는두꺼운스웨터를입어야할정도이지만,미처준비하지못한탓에밤외출은삼가할수밖에없었습니다.마침호텔옆에는핏자헛이있어서오랜만에입맛에맞는것을먹을수있었습니다.물론먹거리메뉴는다른나라의핏자헛과다릅니다.토핑재료도햄이나소시지는없고하와이안피자라고해서파인애플이들어간것이가장무난한것같습니다.

<인도에도상륙한패밀리레스토랑,맥도날드와피자헛(우측)-물론소고기는없다.>

이른아침타지마할을모습을다시보고싶었으나겨울철아침의짙은안개로시야가어느정도겉히려면시간이걸린다는얘기에포기하고자이푸르를향하여떠났습니다.아침Gordon을만나니괜히미안한생각이들었습니다만그는개의치않았습니다.아마자기가호텔에서잘수있다고아예큰기대는하지않았던것같습니다.

아그라에서자이푸르로가는길은포장은다되어있지만곳곳에확장공사로어수선하기는마찬가지였습니다.전에는관광객들이거의대형버스나항공편에의존하였는데,이제는승용차를이용한가족단위의관광객이부쩍는것같습니다.거리의자동차도앰배서더와오토릭샤뿐이었던것이제법많은차종들이보였습니다.

자이푸르에서35km떨어진길목에는FatehpurSikri라는옛성이있습니다.전에는항공편만이용하였기에이곳까지는들를기회가없었지만마침아그라에서일찍출발하여서FatehpurSikri를둘러볼수있었습니다.FatehpurSikri의경우도성문앞까지자동차가들어갈수는있지만모든승객은언덕아래주차장에서별도의셔틀버스를타게되어있습니다.

<FatehpurSikri성,짧은영화를누려서인지장식이없는폐허된모습이다.>

Akbar황제때잠시수도로사용했던파테푸르시크리성은그영광을오래누리지못한듯,아니면성을장식한장식물이전혀없어서쓸쓸한느낌이라그런지폐허에가까운모습입니다.전체적으로는이지방의건축물의기본자재인붉은사암으로지어져서마치핑크도시로알려진자이푸르의한부분인듯한느낌을줍니다.이성이수도로서단명하게된것은주변에충분한물이없었다는이유라고합니다.

파테푸르시크리성에서독특한것은Diwan-i-khas(HallofPrivateAudience)의중앙기둥입니다(위사진左上).기둥주변에장식물은힌두양식으로이슬람양식과힌두양식이공존한모습입니다.얼핏생각하면알라를유일한절대자로섬기는이슬람사회에서다신교인힌두양식이혼합된다는것이이상했지만,당시에는토착종교인힌두교의세력을무시할수는없었는지정치와종교를분리한정책을채택한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습니다.

<JamaMasjid모습.왼쪽윗사진은이모스크의정문으로VictoryGate라고부른다.>

파테푸리시크리옛성의바로옆에는대사원JamaMasjid모스크가있습니다.제가인도의많은도시를둘러보았는데델리에있는JamaMasjid보다는훨씬큰규모였습니다.이곳모스크의특징은가운데에성자이자악바르황제가수도를이곳으로옮기게만든SalimChisti의무덤을비롯하여많은이슬람성직자들의무덤이있습니다.그중SalimChisti의묘는하얀대리석으로세워졌는데사방이회랑으로둘러쌓인가운데그의무덤이공개되고있습니다.외지인도입장이허용되지만예루살렘의통곡의벽(WesternWall)과마찬가지로외지인도무슬림들이쓰는모자를착용하도록되어있으며무덤을둘러보고나올때에기부금을내지않으면관리인의따가운눈총을받게됩니다.여기잠든SalimChisti는악바르황제가아들을낳을때예언을해주었다고하며지금도자식이없는사람들이많이찾는다고합니다.

<SalimChisti무덤.악바르황제의득남을예언했다고하여지금도자식이없는인도인들이몰려든다.>

자이푸르로가는길은델리-아그라구간보다는포장상태가좋지않았습니다.새로도로를확장하는공사가한창이고중간에톨게이트를만드는모습도보이지만,이미톨게이트가설치된델리-아그라구간의도로에서도바퀴가달린모든교통수단이공유하기때문에우리나라와같은자동차전용고속도로의성격은아니고따라서도시간의이동속도가아직은평균50km를넘기기힘든것같습니다.

<인도의경제성장모습은사람사는모습이아니라도로공사에서느끼는정도이다.>

달리는자동차의라디오에서뉴스를하는데문득코리아라는단어가귀에잡혔습니다.시계를보니오후3시,한국시간으로오후6시30분이었습니다.오늘은대통령선거날!Gordon한테라디오뉴스의내용에대해물으니별거아니라고합니다.아마잠재적으로선거를포기하고나선여행인지라신경이씌여져서힌디어방송에서’코리아’와비슷한말이포착된것같습니다.궁금하여휴대폰으로집에전화를하니집사람이아직출구조사에대한뉴스를보지못했다는대답이었습니다.

길가에점점낙타가이끄는마차가많이보이는것을보니라자스탄에가까워지는것같습니다.AGRA와JAIPUR를잇는도로는곳곳에확장공사가한참이지만,중장비는거의모습을찾아볼수없으며아직은인력에의존하는비율이높은것같습니다.중장비를이용하면공사가한결빠르고효율적으로진행될텐데,값싼노동력에비하면중장비의가격이부담이되기도하겠지만,고용문제를해결해야하기때문에기계화가늦어지는것이아닌지도모르겠습니다.

<Jaipur시로들어가는진입도로,양쪽에라자스탄양식의폐허가분위기를살려준다.>

아그라에서자이푸르로들어가는길목의주변양쪽에는폐허에가까운라자스탄지방의전통적인건물이늘어져서손님을맞고있습니다.자이푸르의도심으로들어가면델리의도심못지않게붐비고있습니다.성곽으로둘러쌓인중심부는붉은사암으로만든건물들로가득차있어서핑크시티의별명을갖고있는곳이기도합니다.

아그라를출발하여FatehpurSikiri에서생각보다많은시간을보내어자이푸르에도착한시간은이미오후4시가넘어사진촬영을하기에는좀늦어곧장숙소를잡기로했습니다.이곳을찾은지는아그라보다훨씬오래되었지만변한것은없는듯합니다.다만전에는삼성,LG와함께대우간판을볼수있었는데,이젠대우간판은보이지않게되었습니다.

<자이푸르거리의한국상품간판,예전과달리대우간판이보이지않아서섭섭하다.>

델리와아그라에서배낭족수준의게스트하우스에서묵어서밤에약간한기를느꼈기에인도에서마지막밤인자이푸르에서는조금좋은호텔을찾아가기로했습니다.호텔요금은델리뿐만아니라자이푸르도만만치는않았습니다.전에편히묵었던Mansingh호텔은비싸기도했지만빈방이없다고하며,좀중급이상호텔에서는국영이라인기가없는아쇽호텔로가는길이었습니다.

문득어제타지마할에서만난영국인부부한테자이푸르에좋은숙소가있다고귀뜸을받았지만메모를하지않아서정확한이름을기억하지못했는데,대충설명을들은Gordon은자이푸르가고향이라곧알아듣고방향을바꾸었습니다.보통인도를여행하면서만난기사들은자기의이권과관계되는선택을강요하곤했는데,Godrdon은전혀그런내색이없어서그를믿을수가있었습니다.그가안내한호텔은라자스탄의귀족출신의저택을호텔로개조한것으로호텔규모로는작지만벽면을프레스코화로장식한외형부터멋진호텔이었습니다.

이호텔에서도기사가객실에들어가는것이허용되지않았습니다.호텔의벨보이가없어서기사가저의배낭을들고함께들어가는데리셉션직원한테역시제지당했습니다.가방만들어주고잠시내일일정에대해상의하고나온다고하니짐은그자리에놔두면벨보이를시켜방으로가져다주겠다며,할얘기가있으면정원에있는벤치에서하면된다는것입니다.

기사는원래2박3일동안시간제한없이사용하는것이지만기사의집이자이푸르시내외곽에있고,저도자이프르가초행길이아니고,밤에외출하려면교통편은릭샤도있기에조금이른시간이지만기사를집으로보내푹쉬도록할생각이었습니다.

Gordon은집으로돌아가기에는조금이른시간이라미안하게생각했는지,자동차안에서대기하고있을테니시킬일이있으면부르라고하였습니다.어차피시내를둘러보아도사진촬영을하기에는늦어서그를집에가서가족들과함께지내라고하니자기집을구경시켜주겠다고제의를했습니다.그렇지않아도인도의서민층들이사는모습을보고싶었기에기다렸다는듯이카메라만챙기고따라나섰습니다.

그의집은자이푸르시외곽지대의도로도개설되지않은공터에지은성냥갑같은세멘트블록집이었습니다.나중에돈을더벌게되면2층으로지으려고계단까지마련해놓았지만,집안내부는아무런장식이없이비바람만막는수준이었습니다.그래도Gordon은자기가직접땅을사서지은것이라며대단한자부심을가지고있었습니다.까만눈동자의동그란눈이인상적인그의아들은무척수줍음을탔지만,일주일에한두번보는아빠를무척반겼습니다.

그의부인이끓여주는차를마시며그가사는이런저런얘기를나누었습니다.집에는부인과또다른여자가있어서농담으로당신은무슬림이냐고했더니제말뜻을알아들은Gordon은웃으며다른여자는아내의형제라며인사를시켰습니다.물론저는Gordon이힌두인이라는것을알고있었으며제가한농담은무슬림은아내를여러명둘수있어서한얘기였습니다.

Gordon의아내는첫아이를출산할때수술을하였고,몸이약해더아이를가질수없다며자기는수입도그리넉넉한편도아니라한명만이라도제대로키우면된다며의욕을보였습니다.어쩌다그의택시기사로서생활에대해얘기하다그의부부생활에관한얘기까지이어졌습니다.다행히그의아내는영어를알아듣지못하는지그는자기부인과의섹스문제까지털어놓습니다.카마수트라의나라여서그런지모르지만인도인들은섹스문제에관해얘기하는것을주저하지않는듯합니다.

<2박3일동안같이지낸운전기사Gordon의가족과그의침실>

그는몸이약한아내때문에더이상아이를갖고싶지않으면서도피임에관한근본적인대책은세우지못하는듯합니다.저는우리나라의예를들어지금은인구증가율이낮아져출산장려정책을펴지만80년대까지만해도인구억제정책으로예비군훈련때마다보건소직원들이따라붙어정관수술을권장한얘기를들려주며정관수술을권했는데인도에서는여성들의피임수술은정부에서무료로시술하지만남자가정관수술하는것은처음듣는얘기라고합니다.

주변이어두워져서이틀동안거의600km가넘는길을달려왔고닷새만에가족과함께지내게된그의식구들을위해문을나섰습니다.그리고우리정서대로미처선물을사오지못했다면서Rs.100(약2500원)을그의부인과아들손을모아쥐어주었지만군것질과는거리가먼듯그의아들의눈동자에서표정의변화를읽을수는없었습니다.아마제가쥐어준돈이설마자기몫이있을것이라고는생각하지못한것같습니다.

Gordon이저를호텔로데려다주러나오는데그의아들도함께차에올랐습니다.그아이는뒷좌석에서서운전하는아빠의목를끌어안고좋아하는표정인데안전운전이걱정이되기도했지만차마말릴수가없었습니다.

호텔에돌아와인터넷을검색해보니한글을읽을수가없었습니다.한글버젼을설치하려고해도윈도우CD가없다고해서할수없이야후영문사이트로들어갔더니우리나라의대통령선거결과가외신뉴스의톱으로나와있었습니다.대통령선거까지불참하고외지에나와있지만,핑계없는무덤이없다고변명거리는있습니다.이번인도여행은마일리지를이용한무료여행인데,선거전날은투표하러일찍귀국하는여행객들이많아서그런지마일리지로이용할좌석이없어서거금100만원이넘는비용을들여야했기에눈딱감고GoldenTriangle지역을둘러보려고2일을연장한것입니다.

궁금증도풀리고오랜만에뜨거운물로샤워를하니몸이한결개운해졌고식욕도생겼습니다.사실인도를거의10여일간여행하니먹는것이좀부실했습니다.때로는인도음식을먹고다니지만좋아한다기보다는민생고를해결하는차원이라그리배불리먹지는못했고,그렇다고달리선택할것은없어서맨날제일만만한닭고기요리만먹었기때문입니다.

제가투숙한Madhuban호텔은규모는작아도구전으로꽤널리알려진호텔이라외국인손님이많았습니다.뜨거운크림숲과스테이크가그리웠지만,이곳도스테이크는불가능했고이태리요리와샐러드로만족해야했습니다.

<대통령선거뉴스를기다렸지만인도TV에서는Kingfisher항공과Deccan항공의합병뉴스만나온다.>

식사를마치고TV를틀었지만,인도에서는우리나라의선거얘기는나오지않습니다.우리나라는인도에서선거가있으면짧막한단신이라도나오는데말입니다.아무리기다려도인도의국내선항공사인KingfisherAirlines와DeccanAir가합병한다는것이그날의빅뉴스인듯,본뉴스가끝나도계속두항공사의합병소식만자막뉴스로나올뿐이었습니다.비록직접운전은안했지만연이틀600여km를달려와피곤이엄습하여옷을입은채침대에쓰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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