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여객기 콩코드 – 억울하고 불운한 일생

CONCORDE …세계최초로 초음속여객기의 상용화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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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드는 사실상 세계 최초의 초음속여객기(SST, Supersonic Transport)로 미국과 맞선 유럽과학계의 자존심 이었다.  1950년대 말부터 미국과 소련 영국, 프랑스는 초음속여객기 제작경쟁에 나섰는데, 미국은 도중에 환경문제를 내세워 포기하였고 소련은 가장 먼저 TU-144를 제작하였지만 1973년 파리 에어쇼에서 시범비행 중 추락하는 사고를 겪고 소련 영공내에서만 몇 번 운항하였을 뿐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하였으니 영국과 프랑스가 손잡고 이루어낸 영불합작의 초음속여객기인 Concorde 콩코드는 1976년 상용비행에 나서 사실상 세계최초의 상용제트여객기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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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JFK공항에서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 소속 초음속여객기 Concorde, 출처 www.concordesst.com

 

전투기보다 빠른 속도, 최고시속 마하 2.2

콩코드는 폭이 25.6m, 길이 61.7m, 순항고도 18,300m, 최고속도는 마하(음속) 2.2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의 주력기였던 F-5A (Mach 1.5)보다 빠르고 베트남전때 맹활약을 펼친 F-4팬텀기와 같은 속도였다. 일반여객기와 비교하면 점보기 B747보다 순항고도는 거의 2배 높고 속도는 약2.5배 된다. 정원은 B747이나 B777의 1/3 정도에 불과한 128명으로 설계되었지만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는 모두 100인승으로 운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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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전쟁 때 미국 공군과 해군에서 맹활약했던 팬텀기 F-4, 미국 Seattle Museum of Flight에서 촬영

 

엄청난 개발비, 환경문제와 고유가로 운영란에 시달린 콩코드의 시련

콩코드가 1969년 시험비행에 성공하고 1973년 미국의 Dalls/Fort Worth 공항까지 시험비행에 나섰을 때만 해도 당시 세계의 주요항공사들이 70여대 주문의사를 밝히고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예기치 못한 복병들을 만나 콩코드의 시련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시련은 1973년 세계경제를 강타한 오일쇼크였다. 콩코드는 유류소비가 기존 여객기의 4배 정도 드는 저효율 고비용 여객기라는 것도 문제였지만 항공사들이 갑자기 몇 배로 오른 유가때문에 재정상태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콩코드의 주문취소가 잇달았으며, 결국 최종적인 소비자는 개발당사국인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 두 항공사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파리에서 개최된 Air Show에서 시범비행중이던 소련의 초음속여객기 TU-144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쟁회사의 초음속여객기가 추락한 것이 콩코드기의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불운을 함께 나누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TU-144 사고와 관련하여 프랑스와 소련사이에 첩보영화에서 보았던 수준의 뒷얘기가 무성한데, TU-144가 콩코드기의 기술을 빼돌려 만들어 프랑스가 보이지 않는 보복을 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환경문제로 실제 콩코드가 취항노선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여객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 Sonic Boom이 지상과 충돌할 때 엄청난 폭발음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로 1976년 첫 정기취항노선은 세계최대의 항공시장인 미국이 아니라 영국항공은 런던-바레인, 에어프랑스는 파리-(다카르경유)-리오데자네이로 노선을 개설하게 되었는데 모두 내륙지방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이었다. 미국은 다음 해인 1977년 뉴욕(JFK)와 워싱턴(IAD) 노선을 허용하였지만 미국항공사들은 콩코드를 구매하지 않아서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만 대서양횡단 초음속여객기노선에 나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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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www.airliners.net by Richard Paulor

싱가폴항공 … 외국항공사로는 유일하게 콩코드에 옷을 입힌 항공사

콩코드가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 외에 실제 운항기록을 남긴 것은 싱가폴항공과 미국의 Braniff 두 항공사 뿐으로 알려진다. 싱가폴항공은 1977년 영국항공과 런던-바레인-싱가폴 노선을 공동운항한 적 있었는데, 싱가폴에 취항하던 영국항공의 콩코드기는 동체의 우측(starboard side)쪽에는 영국항공의 도장이 그대로 있고, 반대편(portside)은 싱가폴항공의 도장을 한 특이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싱가폴노선도 단지 3번 운항만에 소음공해문제로 말레이지아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운항이 중단되었고 약 13개월 후 재개되어 1980년 말까지 운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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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체 왼쪽에 싱가폴항공 도장을 한 영국항공 콩코드 G-BOAD기, 사진출처 www.concordesst.com

미국 Braniff 항공은 1978년 에어프랑스와 영국항공으로부터 각각 5대씩 모두 10대의 콩코드기를 빌려서 미국의 내륙지방은 Dallas/Fort Worth와 워싱턴 Dulles공항경유 런던 및 파리노선을 개설하였다. 브라니프항공은 빌려온 항공기를 새로 도장하지는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다만 미국 영공을 운항할 때는 미국 등록번호를 원래 등록번호 위에 스티커로 덮었다고 한다.

Braniff 항공이 임대한 콩코드는 Dalls에서 워싱턴까지 내륙지방에서는 초음속비행이 불가능하여 브라니프항공의 승무원이 일반여객기와 비슷한 속도인 아음속(subsonic)으로 비행하고 워싱턴부터는 에어프랑스와 영국항공의 승무원들이 이어 받아 대서양상공을 초음속으로 비행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노선의 탑승율은 50%도 채우지 못하고 결국 2년 만에 중단되어 콩코드기의 앞날에 어둠의 그림자가 감돌게 되었다.

 

Concorde … 1976년부터 2000년 까지 무사고 비행 기록

콩코드의 취항은 이렇게 육지에서는 초음속 비행을 못하고 바다 위에서만 초음속으로 날아야 하는 제한된 노선과 저조한 탑승율 때문에 누적된 적자로 속으로는 골병이 들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1976년 첫 취항한 이래 24년 동안 인명사고가 한 건도 없는 무사고비행의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2000 Air France Concorde Crash 콩코드기의 안타까운 추락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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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www.concordesst.com,  이륙직후 불길에 휩쌓인 콩코드기.

그러나 24년 무사고 비행의 명예는 2000년 7월25일, 유럽의 부유층 인사 100명을 태운 파리발 뉴욕행 에어프랑스 AF4590 콩코드기가 파리 드골공항을 이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하여 콩코드 일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내고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사소한 일이 발단이 되어 발생한 사고라서 콩코드기를 아끼던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같은 해 뉴욕의 9.11 테러사건이 콩코드기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항공운수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것도 콩코드의 운명을 재촉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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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 뉴스에 실린 에어프랑스 콩코드기의 추락사고. 출처 BBC 사이트에서 캡쳐사진

 

CONCORDE 추락 원인은 ?  그건..너… 때문이야  !

프랑스사고조사국 BEA (영문표기는 FRENCH ACCIDENT INVESTIGATION BUREAU)의 사고조사 발표에 의하면 콩코드의 불행은 파리 드골공항 활주로에 떨어진 금속조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파리발 뉴욕행 AF4590 콩코드기가 이륙하기 4분 전, 미국의 CONTINENTAL 항공의 DC-10기가 이륙할 때 엔진의 역추진장치(thrust reverser)에서 티타늄 금속조각이 떨어져 나가 활주로에 떨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AF4590 콩코드기가 이륙하면서 이 티타늄조각을 밟아 타이어가 펑크나고, 타이어파편에 연료탱크가 맞아 전기 케이블이 손상되었고 이어 연료탱크에서 연료가 새어 엔진에 불이 붙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콩코드기는 이륙에 실패하고 공항 인근의 Gonesse 마을에 추락하여 탑승객 전원과 지상에 있던 주민 4명이 모두 사망하였다. 그런데 콩코드기가 추락한 이 마을은 27년전 파리드골공항에서 가까운 Le Bourget공항에서 열린 파리에어쇼때 시범비행중이던 소련의 TU-144가 추락한 바로 이웃마을(Goussainville)이기도 하여 초음속여객기 2대가 같은 장소에 추락한 기이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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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NESSE 마을에서 개최된 콩코드기 추모식과 추모비. 사진출처 www.concordesst.com

 

나 때문이라고 ? . . . 누가 봤어 ? 증거 있어 ? … 미국컨티넨탈항공의 반론

그러나 미국의 CONTINENTAL항공은 프랑스측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항공당국도 프랑스측이 콩코드기의 사고책임을 컨티넨탈항공이 져야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각자 자기나라 항공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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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좌) : 문제의 금속부품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있는 미국 콘티넨탈항공 소속 DC-10엔진 
  • 사진 (우) : 찢어진 타이어 조각들 (출처 www.concordesst.com)

그러는 한편, 컨티넨탈항공은 보유한 DC-10 기종 중에 한 대가 파리드골공항 활주로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금속조각이 떨어져 나간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것이 콩코드기의 추락사고가 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프랑스측이 밝힌 것과 다른 이견도 나오고 있다. 사고기는 당일 만석으로 이륙중량을 초과했고 연료탱크도 충격에 약하다는 설계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설사 타이어의 고무파편에 맞았다고 해도 그 정도의 충격에도 견딜 수 없다는 것은 중대한 결함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에어프랑스는 추락사고 이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콩코드좌석의 일부를 철거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아직까지 해결을 보지 못하고 이제 법정에서 다루게 되는데 얼마 전 프랑스사법당국은 2000년 콩코드기추락사고와 관련하여 과실치사혐의로 미국 컨티넨탈항공사 직원2명, 항공기 제작사 Aerospatiele 직원2명, 그리고 한 명의 프랑스 민간항공국 직원 등 모두 5명을 기소했으며 재판은 내년 2009년에 열리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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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코드추락사고와 관련 컨티넨탈항공사가 법정에 서게되었다는 BBC NEWS

 

산수의 마법에 걸린 콩코드기의 불명예 . . . 가장 안전한 항공기에서 사고율 최고의 항공기로 추락

콩코드기는 1976년 처음 상용비행을 시작한 이래 인명사고가 단 한 건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여객기였다. 그러나 이 명예로운 기록은 AF4590편 단 하나의 사고를 계기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항공기로 불명예를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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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종별 인명사고 사고율, 2004년12월 기준, 출처 www.disaster.com

항공기의 사고율을 1,000,000번 비행당 사고건수로 나타내는데, 다른 기종은 수백대 부터 천대 이상 생산되어 수 백만, 수 천만 번의 운항기록을 내고 있지만, 콩코드기는 불과 12대 만으로 파리-뉴욕, 런던-뉴욕 노선에만 취항하여 운항회수가 운항을 중단할 때 까지 불과 80,000번 정도였다. 따라서 누적운항회수가 다른 기종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어서 단 한 건의 사고라도 사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

 

콩코드, 어떤 사람들이 이용했나 ! … Concorde loved by rich and famous

BBC News의 인터넷판에 콩코드기의 추락사고와 관련기사가 이어지는데 재미있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실제 콩코드기를 이용한 승객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부자들과 유명인사들이 이용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요금이니 팝아티스트들 부터 정치가들 까지 아주 돈이 많은 부유층들의 호화판여행무대가 되었다. 평소 탑승율이 낮은 콩코드기가 추락사고로 109명이 사망한 것도, 정규편이 아니라 전세기로 뉴욕을 경유하여 캐리브해 크루즈여행에 나서는 부유한 독일관광객들이 100명 탑승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특별히 파리에서 일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콩코드기가 편하고 빠르기 때문에 이용한 것이 아니라 아마 초음속여행체험을 위해 콩코드기를 전세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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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에서 소개한 콩코드를 이용한 유명인들의 명단에는 미국의 가수 Diana Ross, 권투선수 Mike Tyson, Elton John, Robert Redford, Pavarotti, Sean Connery, Elizabeth Taylor 등의 세계적인 배우, 음악가 등 스타들과 유명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의외로 기업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세계최초의 초음속여객기, 왜 인기가 없었나 ?  . . .  일등석보다 비싼 콩코드요금

1976년 콩코드가 일반인한테 선을 보이게 되었지만, 콩코드의 문은 쉽게 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수요층도 생각만큼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우선 엄청난 개발비가 투입되었고, 일반 여객기에 비해 승객당 연료소비양이 4배 가까이 되는 저효율 고비용의 콩코드 요금은 일반인이 감당하기에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이다.

SST-fare-table * 1990년대 런던-뉴욕 항공요금표

나도 오래 전에 콩코드기가 새로 생산되지 않고 있어서 언젠가는 콩코드기가 퇴역할 것을 우려하여 초음속비행을 체험해보려고 여행계획을 세웠다가 엄청난 요금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었다. 마침 그 자료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지금 찾아 보니 런던-뉴욕 편도요금이 무려 (R) 2803파운드(약 $4500)로 일반여객기 일등석요금 (F) 2094파운드 보다 35% 높고 비지니스클래스 (J) 1181파운드의 거의 3배 가까운 거금이다. 우리가 보통 이용하는 왕복할인요금(K 2개월 왕복) 338파운드과 비교하면 무려 15배가 넘는다. 이번에 BBC 사이트에서 관련기사를 살펴보니 2003년 당시 왕복 \$10,000이 넘는것으로 나와 있다.

 

빠르기는 한데 … 시간대가 안 맞네

파리-뉴욕 노선에 B747 점보기가 8시간10분 걸리는데 콩코드는 불과 3시간45분에 그치니 정말 빠른 편이다. 물론 시차가 있기 때문이지만, 마치 집에서 지하철로 출근하여 회사에서 아침회의에 참석하듯, 파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콩코드를 이용하여 뉴욕에서 열리는 아침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니 대단한 일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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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뉴욕 운항스케줄, SSC가 콩코드시간

그러나 일반여객기는 오전, 낮, 오후 시간대에 따라 하루 8편 운항하지만 콩코드는 아침출발편 하나 뿐이라 시간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비지니스맨이 외면한 이유라고 한다. 또 Business Jet이라 불리는 호화판 자가용비행기가 글로벌기업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게 되어 콩코드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고 한다. 즉 콩코드기는 아무리 빨리 날아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등석보다 비싼 콩코드 … 럭셔리한 여행을 즐기기에는 좁은 객실 !

콩코드기의 객실은 좌석배열이 2+2로 최대정원 128석으로 설계되었지만, 실제는 단일 클래스로 100석을 장착하였다. 규격이나 사진을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서 국내선에 운항하는 A320이나 B737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좁고, 실제 시애틀의 항공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는 콩코드에 오르니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이 도입한 프로펠러기 Q-400이나 ATR72와 비슷한 수준 이다.  좌석간 앞 뒤 간격(Pitch)이 38인치라고 하지만 대한항공국내선 B737-800 비지니스좌석(40인치)보다 훨씬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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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Filton Aerodome에 전시된 콩코드 객실. 출처  www.concordeatfilton.org.uk

객실높이도 1.8m 정도면 웬만한 유럽인들은 통로를 지날 때 허리를 굽혀야할 듯 하다. 유리창문의 경우도 내부에서 보면 제법 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외부에서 본 모습을 보면 손바닥 만한 크기이다. 이 정도면 체격이 큰 유럽인들한테는 쾌적한 분위기는 좌석의 편안함은 별도로 무척 답답한 공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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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애틀 항공박물관에 전시중인 영국항공 콩코드기의 내부 모습. 2011년 9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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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코드기의 창문과 내 손을 비교한 모습, 시애틀 항공박물관에서 촬영.

 

 

그럼 .. 여러분의 선택은 ? … 일반석타고 마닐라 출장가기 ?  아니면 일등석 타고 자카르타 출장가기 ?

결국 한 번 정도는 초음속 여행 체험을 해본다는 호기심 때문에 콩코드를 이용하더라도, 갑갑한 콩코드에서 4시간 불편하게 여행하느니, 차라리 비용도 적게 들고 넓은 좌석에서 두 다리 쭈욱 뻗을 수 있고 승무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일반여객기의 일등석이나 비지니스석으로 여행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일 우리가 좁은 일반석을 타고 4시간 비행의 마닐라출장을 일반석을 이용하는 것과, 비행시간은 8시간 걸려도 자카르타 출장을 비지니스석 또는 일등석으로 가게 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할까 ?  아마도 우리의 대답이 콩코드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불운했던 콩코드의 일생, … 막을 내리는 상처 뿐인 영광

콩코드는 탄생과정에서부터 불운을 겪었다. 미국과 소련, 영국, 프랑스의 SST 초음속여객기개발경쟁 과정에서 콩코드의 비밀이 소련으로 넘어가 최초의 초음속여객기라는 타이틀을 TU-144에 의해 빼앗기고 말았다. 1968년 말일 TU-144의 처녀비행에 이어 콩코드도 1969년 처녀비행에 성공하고 1976년 세계최초의 초음속제트여객기로 정기노선에 첫 취항하였으니, 콩코드기는 분명 항공기술발전에 큰 공헌을 한, 특히 유럽의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추가 수요도 없고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아서 콩코드기의 제작은 1979년 6월 16호기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후로도 콩코드기의 취항은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가 어려운 가운데 꾸준히 운항에 나서 24년간 무사고비행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비행기라는 명예를 지녔으나, 활주로에 떨어진 금속조각 때문에 억울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사고율이 높은 비행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파리추락사고 이후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 모두 콩코드기의 취항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나선 후 다음 해에 재개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생산된 기종이 1979년이니 대부분 기령도 24년이 넘고, 적자를 견디지 못하여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는 모든 콩코드기를 퇴역시키기로 결정하고 두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콩코드기는 하나 하나씩 영국 런던 히드루공항, 프랑스 드골공항 등을 비롯해서 영국, 프랑스,독일, 미국의 항공박물관에 전시품으로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영국항공의 2003년10월24일 마지막비행이 있은지 약 한달 후인 11월26일, 콩코드의 막내인 G-BOAF기가 마지막으로 콩코드기의 승무원 100명을 태우고 Retirement Flight에 나서 런던 히드루 공항을 떠나 고향인 영국 Bristol의 Filton Aerodome에 찰스황태자의 영접을 받으며 안착하여 콩코드는 영원히 상처뿐인 영광을 남기고 창공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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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역하여 파리드골공항에 전시되어 있는 Air France Concorder기 F-BVFF, 2006년 3월 촬영

* 이 글에서 인용한 data는 www.concordesst.com의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 콩코드추락사고와 관련해서는 BBC News의 기사와 프랑스측의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하였지만

Continental항공과의 분쟁은 사고가 발생한지 8년이 지난 현재 프랑스법원에 사건이 계류중임을 밝힙니다.

* TU-144개발과정에서 콩코드기의 기밀노출사고는 BBC News 기사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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