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하는 소프라노 Kathleen Battle

Katheleen Battle은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목소리를 보유한 세계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흑인 소프라노가수이다. 그는 1948년으로 정경화, 김영욱과 동갑이니 벌써 환갑이 넘었지만, 지난 베이징올림픽때 오자와세이지와 베이징의 무대에 서는 등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것 같다.

Battle이 음악공부를 하게 된 것은 흑인교회에서 그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그가 신시내티음대에서 공부할때만 해도 연주가 보다는 음악교육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졸업후 음악교사로 재직할 때 우연한 기회에 신시내티 교향악단에서 오디션을 보게 되어 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후 Battle의 진가는 James Levine한테 눈에 띄여 화려하게 미국의 주요 무대에 서게 되었으며, 그 후 Kathleen Battle은 Levine과 함께 많은 공연을 갖기도 하였고, Levine은 Battle의 Recital에서 직접 피아노반주를 맡기도 하였다.

Kathleen-Battle-James-Levine

* 1984년 Salzburg Recital 공연음반과 1988년 MET 도쿄공연실황음반

이렇게 James Levine이 피아노반주와 지휘를 맡을 정도로 Levine은 Battle을 끔찍히 아꼈으나 Battle은 Levine과의 리허설도 거절하여 Levine도 등을 돌리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Battle을 알게 된 것은 1980년대초 FM방송을 통해서였지만 그의 음반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는 1987년이었다. 그의노래가 우리나라 음악팬들한테 음반을 통해 처음 소개된 것은 1984년 오스트리아의 Salzburg에서 개최된 Recital 실황연주로 그의 후견인이라고 할 수 있는 James Levine이 직접 피아노반주를 맡았는데 Henry Purcell, Handel, Mozart, Mendelssohn, Faure, R.Strauss 등과 흑인영가들 무려 20여곡이 수록되어 있어 단단히 본전을 뽑은 기분이 들었던 음반이다.

kathleen-battle-Vienna-New-year-Concert

* 1987년 비엔나신년음악회음반

 

그러나 Kathleen Battle의 노래에 매혹되었던 음반은 다음 해인 1988년에 나온 비엔나신년음악회(1987년) 실황연주음반으로 Battle은 여기서 슈트라우스의 Fr?hlingsstimmen (봄의 소리)을 불렀다. 이 공연은 흑인여가수가 초청되어 독창을 부른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Karajan이 처음으로 비엔나신년음악회를 지휘하게 되어 화제에 올랐던 연주회였다. 그리고 이어서 1990년에는 1988년 뉴욕메트로폴리탄오케스트라의 도쿄공연실황으로 이때는 James Levine의 지휘로 Kathleen Battle이 Placido Domingo와 함께 출연하였는데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공연이었다고 한다.

 

battle (싸움)의 연속인 Kathleen Battle ……

Kathleen Battle은 무대 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소프라노가수인데, 재미있는 것은 무대 뒤에서도 또 다른 성격의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뒷얘기가 전해진다. 그의 이름을 사전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전쟁, 싸움, 전투’라는 뜻인데 안하무인격인 유별난 성격탓에 극장측은 물론 동료 음악가들과 불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적인 연주가가 되면 콧대가 높아지는 것은 어느 정도 다들 인정한다고 해도 Battle의 콧대는 도가 넘는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였다. Kathleen Battle의 battle은 경쟁이 심한 클래식음악계에서 살아 나기 위한 ‘선의의 battle’이 아니라 자신의 특별대우를 요구하고 동료 음악가들을 무시하는 ‘추악한 battle’이 된 것이다.

Kathleen Battle은 결국 그가 중앙무대에서 데뷰한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해고되는데, 그가 메트로오페라에서 왕따당한 것이 아니라 Battle이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전체를 왕따시킨 결과였다. 그는 이어서 유럽의 명문교향악단인 비엔나필하모니와 협연을 불과 3시간 앞두고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비엔나필하모니로부터 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Battle은 이렇게 오페라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단체공연에서는 외면당하게 되었고 나홀로 연주회만 설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 2000년 내한공연에서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의 그의 별난 행동은 많은 뒷얘기를 남기기도 하였다.

Kathleen Battle의 별난 투쟁(battle)의 극치는 그를 세계문대에 데뷰시킨 그의 후견인과 같은 Levine까지 등을 돌린 일이었다. Kathleen Battle이 James Levine이 이끄는 뉴욕메트와 함께 도쿄공연을 가졌을 때, James Levine의 일본어 통역사가 일이 생겨 통역을 하지 못했을 때,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있었던 자신의 일본어통역을 내어 주지 않아 관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한 번은 James Levine과 공연을 앞두고 Levine과의 리허설을 거절하는 배은망덕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무대 뒤에서 그의 인기는 바닥을 기고 있는지는 몰라도 Kathleen Battle은 로마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공식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무대위에서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줄 모르는 것 같다. 벌써 그의 나이가 환갑을 넘어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Beijing 공연에 모습을 들어낸 그의 모습은 몸집이 많이 불어나 예전의 체형은 찾아 볼 수 없는데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투명하여, 비록 오페라무대에서는 기억에서 지워져가고 있지만 아직 전성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오늘의 모닥불 콘서트는 LP 음반에서 고르는 것 보다는 21년의 시차를 두고 공연한 생생한 연주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Youtube에 올려져 있어 위에 이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하나 더 2008년 환갑을 맞은 Kathleen Battle이 베이징 올림픽 기념공연에서 앵콜곡으로 흑인 영가를 부르는 동영상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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