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7월마지막주,오랜만에아시아를벗어나중동의시리아와이집트를다녀왔다.10여년전,요르단과이스라엘을여행할때시리아도다녀오려했으나그때만해도한국인의입국비자발급여부가불투명하여포기한적있었는데요즘은한국여행객이시리아공항이나국경에서ArrivalVisa를쉽게발급받을수있다는소식을들어서더늦기전에나서게되었다.
역시시리아로가는길은수월치는않았다.시리아는우리나라가정식국교를맺고있지않은몇안되는나라중의하나이다.당연히직항노선도없으며우리나라에서시리아를가려면유럽이나또는중동의두바이,아프리카의이집트등을경유해야하는데마침여름휴가철최성수기라항공편을구하는것도쉽지않은일이었다.어렵게밤을세워인터넷을검색하여찾아낸당일연결되는항공편은대한항공이소속된스카이팀항공사인중국의남방항공(CZ),에어프랑스(AF),체코항공(OK)등을조합하여인천-베이징-파리-프라하-다마스커스의무려하루만에비행기를4번이나타야하는난코스였다.사실이런코스를제대로항공권을구입하려면할인요금조건에맞지않아항공요금이엄청나지만대한항공의마일리지를이용하여스카이팀무료항공권을신청하는것으로가능했다.
이렇게항공편을CZ,AF,OK등세항공사로4번이나탑승해야하는수속인데예약및발권은간단하였지만실제로나서보니대한항공예약부에서도미리예견하지못했던문제가여기저기생겼다.우선첫항공편인인천공항에서중국의남방항공의시스템이걸림돌이되었다.남방항공의시스템으로는환승할경우한구간밖에연결이안되어파리까지만탑승수속을할수있다고한다.그렇다면파리에서다시탑승수속을새로해야하는데파리공항에서환승시간은항공사에서보장하는최소환승시간인45분이니어림도없는일이다.결국은항공사직원과상의한끝에가방을모두handcarry로하고환승시간에여유가있는베이징에서탑승수속을다시하는묘책을찾았다.아마같은스카이팀항공사라도항공사의시스템능력에는차이가있는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다.
베이징공항의제2터미날에도착하여환승카운터로가니환승시간에여유가있다며일단입국심사를하고다시탑승수속을밟으라고한다.일반적인공항의환승방법과는달라불편하였다.입국수속은환승객임을증명하는항공권을제출하는것만으로중국비자가없어도쉽게입국허가를해준다.탑승수속을위해출국장으로올라가서또한번황당한일을겪게되었다.아무리둘러보아도탑승수속대가보이지않는것이다.안내간판도없다.아무리외국이라도국제공항같은대규모공공시설의경우안내표지만으로길을찾아갈수있지만할수없이포기하고공항직원한테물어보니보안검색통로로들어가라고한다.그때보안검색통로앞에서니바닥에Check-in표시라는화살표가보인다.사람눈에잘띄도록벽이나천정에붙혀놓았으면쉽게보았을것을바닥에스티커로붙혀놓았으니인파가몰려있을때는탑승객들이그위를밟고있었으니보이지않았던것이었다.
그런데베이징공항의탑승수속과정에서도또한가지걸림돌이생겼다.공항에서탑승수속을할때항공사직원은탑승객의여권과함께도착지국가의입국자격여부(입국비자)를미리검사하는데내여권에시리아입국비자가없는것이문제가되었다.인천공항같으면한국인이외국여행을하는데필요한입국비자자료가충분히업데이트되어별문제가없었을텐데,베이징공항직원이갖고있는자료에는한국인이시리아에입국하려면사전에시리아대사관에서발급한입국비자가있어야한다는원칙적인것만있기때문이었다.나는한국인도시리아의공항에도착하여ArrivalVisa를받을수있게되었다고하지만,그는자신이가진자료에는ArrivalVisa대상국가에한국이없다며난색을표하였다.나는반복해서많은경비를들여야하는시리아항공권을입국비자문제도알아보지않고발권했겠냐며그를이해시키려했는데결국은항공사직원이전화로상급자의지시를받아나의보딩패스를발급해주어일단락되었다.
베이징공항에서는에어프랑스의시스템으로베이징-파리,파리-프라하,프라하-마다스커스세항공편의보딩패스를모두받을수있었는데,공항환승시간을제외하고도비행시간만모두합쳐16시간을넘는힘든일정이었지만다행히마일리지로비지니스클래스를이용할수있었던덕분에모처럼럭셔리한여행을할수있었다.
오랜만에베이징공항을이용하는데재미있는구경거리가생겼다.탑승게이트를확인하려고모니터를보니파리행에어프랑스의탑승게이트에서2개건너북한고려항공의퍙양행항공편이비슷한시간에출발하는것으로나타났다.방콕공항에서도고려항공의스케줄이뜨는것을보았지만모두결항으로나타나직접보지를못했는데베이징공항에서고려항공비행기를보게된것이다.베이징공항에어프랑스라운지에가방을놓고카메라만챙겨고려항공의출발게이트를찾아갔다.에어프랑스의게이트는사람으로북적대었지만고려항공게이트는한산하였다.그리고남녀직원두명이게이트문앞을지키고있다.처음보는고려항공TU-204기를촬영하는데공항직원은제지하지않는데,김일성뱃지를단고려항공탑승객으로보이는사람이왜사진을찍냐며시비를걸어와서일단자리를피했다.고려항공은낡은TU-134,TU-154기를보유하고있으며잦은고장으로화제에오르기도했는데오늘본TU-204기는고려항공의최신기종이다.
*승객의칸막이로Privacy가강조된형식의비지니스클래스좌석(좌측:타이항공우측:에바항공)
-침대형으로변환할때양팔의행동이제한되어체격이큰승객의경우갑갑함을느낀다.
이번여행은외국항공사의대륙간장거리노선을비지니스클래스로여행하는첫번째이자마지막이될여행이었다.앞으로는업그레이드할마일리지도없고그렇다고그비싼비용을지불하고비지니스클래스를탈일이없기때문이다.에어프랑스의상위좌석도요즘유행하고있는FlatBedSeat타입이지만일등석은완전수평으로변환되는FullFlatBed방식이고비지니스클래스는침대형으로펼쳐지기는하지만약간부족한공간을이용해야하기때문에발끝부분이앞좌석아래로뻗게되어약간경사가지는LieFlatBed타입이다.그런데에어프랑스의상위급좌석의특징은다른항공사들처럼파티션이요란하지않다.일등석이나비지니스승객들울기내에서얼마나프라이버시를보장해주어야하는지는몰라도사방을둘러싼파티션과심지어는개별출입구까지갖춘원룸타입의폐쇄적인방식도있지만에어프랑스의경우는개방형으로시원스런느낌을준다.똑같은LieFlat방식이지만좌석을펼치고누웠을때타이항공,에바항공,아시아나항공에서느꼈던갑갑한기분이들지않는다.
-지금은모두신형으로개조되고있지만내가경험한바에의하면가장편했던좌석이다.
-사진은돌아가신아버지와마지막여행때찍은모습
물론승객개개인의취향이다를수도있겠는데나의경우요즘유행하는비지니스클래스의LieFlatSeat는불편하게느껴진다.왚뒤간격이충분한일등석과달리성인의평균키에훨씬못미치는60인치간격에침대형으로만들자는발을앞좌석의아래빈공간으로뻗게하도록설계되어있기때문에마치침대다리가부러진경사진침대에눕는기분이들고체중이아래로쏠리는것을느끼기때문이다.개인적으로는구형좌석을그대로채택하고피치를지금처럼60인치로늘린다면훨씬더좋지않을까생각된다.그럼에도불구하고많은항공사들이서둘러비지니스클래스를LieFlatBed타입으로개조하는것을보면나와달리생각하는승객들이많은가보다.
파리드골공항에새로증축된게이트에도착한덕분에프라하행AF2482편게이트로이동하는시간은제법길었다.머침예정보다일찍도착하였기에다행이었지그렇지않았다면숨도고르지못하고비행기를바꿔타야할뻔하였다.일단파리공항에서입국수속을하였지만사실은프랑스에입국한수속이아니라쉥겐협약을맺은EU지역에입국했다는표현이맞다.유럽은EU체제가출범하면서국경을개방하여쉥겐조약을맺은국가들의이동은별도의출입국절차가없이진행될정도로유럽국가들은유로화로통화뿐만단일화한것이아니라쉥겐조약을맺은국가들사이에는국경까지개방되어있는셈이다.
파리에서프라하행에어프랑스AF2482편승객들중에서아랍인으로보이는탑승객들이유난히많이보였다.알고보니이항공편은체코항공과공동으로운항하는코드쉐어로프라하에서다마스커스행OK503편과연계하여프랑스에거주하는시리아사람들이많이이용하는노선이라고한다.유럽지역안을운행하는유럽항공사의B737,A320급단일통로여객기의비지니스클래스는다른나라의항공사들의것과다르다.적어도대한항공이국내선에취항하는B737기도비지니스석은일반석에비해훨씬좌석이넓고편하다.그러나유럽내를운항하는유럽항공사들의경우는비지니스클래스라고해서좌석이다른것이아니라나란히있는일반석세좌석중에서가운데좌석을비워두고그자리에사이드테이블을펼쳐주는정도의공간을제공할뿐이다.만일일반석으로여행할때옆좌석에승객이앉지않는다면일반석과비지니스석의좌석은완전히같은수준이된다.다만차이라고는탑승해서이륙직전에샴페인이나음료수섭비스를하고스낵이라도이란석에비해조금나을뿐이니유럽내에서비지니스클래스를이용하는것은그리기대할바는못된다.
스카이팀이제공하는마일리지무료항공권규정에의하면한국과시리아를여행하면서중도경유지에서한번의체류가허용되기때문에시간이좀더여유있었다면프라하에서며칠체류하며음악회도다니고싶었지만일주일의짧은여행이라프라하의꿈은아쉽지만일찌감치접어두었다.파리발프라하행AF2482편은분명히프랑스에서체코로가는출발지와도착지의국적이바뀌는국제선항공편이지만프랑스와체코는쉥겐조약에가입한국가이므로이노선은국내선과같이취급된다.따라서체코에입국했지만이미파리드골공항에서유럽에도착한신고를했기때문에별도의입국수속없이국내선처럼이용하면되었다.오히려나의경우는시리아의다마스커스로가는항공편에탑승해야하므로체코에서는입국수속이아니라출국수속을해야만되었다.즉유럽을단일국가로생각해서유럽입국신고는파리에서,유럽출국수속은프라하에서하는셈이니빠르게변화하는국제사회의모습을실감하게된다.
프라하공항의라운지에서프라하공항활주로너머의일몰광경을지켜보고있는동안탑승시간이다되었다.탑승게이트에도착하여마지막항공편인체코항공의OK503편에올랐다.탑승객중에는파리에서함께온아랍인들이많이보였다.프라하공항을이륙하여몰다우강이흐르는프라하시내가석양에희미하게보인다.이어기내식이제공되는데이번항로의마지막이자다섯번째기내식으로이번에는특별한것이있다.이비행기가아랍사회로직접들어가는것이라무슬림승객을배려하여그들이금기시하는돼지고기를사용하지않는기내식을제공하는것이다.이제비로소아랍세계에발을들여놓은것을실감하게되는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