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오사카발인천행아시아나항공편에서한부부가탑승마감시간지나서늦게수속을밟았다는이유로기내에서기내식을제공받지못한문제가발생하였다.이런일은하나의해프닝으로끝날수도있는것이지만승객과항공사측이원만한합의를보지못하여기사화된것이다.그러나짧은신문기사의내용만보고는누가잘못했는지섣불리판단하기는어렵다.여러가지변수가많기때문이다.특히기사의자구하나가문맥을완전히바뀌게될수있다는것을감안하면더욱그렇다.
우선동아일보기사에서한가지의심스러운것은"탑승수속마감시간을넘겨여객기를탔기때문에
또한가지는항공사측은늦게탑승한승객한테"기내식을제공받지못할수가있다."는것을사전에알려주었다고한다.기내식이모자란다는것을승객이미리알고있었는지는이번문제의책임소재를파악하는데중요한요소가된다.하지만기사에는항공사측의이런주장에대해승객의의견을밝히지않았기때문에기사를쓴의도를정확히독자들이이해할수없게되었다.단순히비행기에서기내식이모자랄수있다는사실을알리고자한것인지아니면항공사의책임을지적한것인지,승객이무리한요구를지적한것인지판단을할수가없는것이다.
그럼이번일을계기로비슷한상황에서여러가지변수를가정하여승객들이주장할수있는권리와항공사의책임소재에대해알아본다.
기사에나타난내용은승객이탑승마감시간이늦은상태에서탑승수속을하였고,승객은기내에서기내식을제공받지못했다는것,함께늦게탑승한외국인은기내식제공을받았다는것이다.그리고항공사측은승객이기내에서기내식서비스를받지못할수가있다고미리알려주었다고한다.
첫째,승객이탑승수속시간에늦지않고탑승했다면…
무조건항공사의책임이다.사실항공사의입장에서는정확한기내식수요를예측하는것이쉬운일은아니다.예약을하고공항에나타나지않는NoShow승객도있을수있고,반대로예약없이공항에서발권하고탑승하는승객도있기때문이다.내가알기로는이런경우를대비하여기내식은예약승객보다약간여유를가지고싣는다고한다.아마그여유분이항공사들의경영압박으로예전보다못하기때문에이런문제가생긴것이아닐까생각도든다.기사내용을보면이미탑승카운터에서는기내식숫자를파악하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
만일기내식수요가이미초과되었고문제가된승객이탑승마감시간전에도착하였다면승객한테기내식이제공되지못할수있다는것을알린후승객이그런상황을받아들여탑승시키든지,아니면승객이기내식없는여행을거부하면예약초과승객을처리할때처럼보상을해주었어야마땅한일이다.나의경우1990년대의일이지만런던을출발하는외국항공사에서하루지연에$400의보상과런던에서의1박숙식및교통비를제의받았던적이있었지만거절하자대한항공직항편을마련해준적이있었다.
만일에이날예약없이탑승수속을한승객이있었다면기내식이부족할수있다는것을설명하여,탑승마감시간까지waitinglist에올려놓고탑승마감시간까지기다란후에NoShow가생기면그때탑승시켰어야할것같다.좌우지간결과만본다면이날기내식이탑승객에모자라게만든상황은항공사의실수였지만,승객이탑승마감시간에늦게도착하였기에항공사는자신들의책임을모면할충분한(?)핑계거리가생기게되었다.
만일항공사측이승객의탑승수속을규정대로거절하였다면…
만일항공사측이기내식이부족하다는사실을숨기고탑승마감시간이넘었다는정당한이유만으로탑승수속을거절하면승객은소지하고있는항공권의종류에따라여러가지의경우의수가있게된다.
첫째,날짜변경이나환불이불가능한할인항공권의경우승객이큰곤경에빠질수가있는상황이된다.이런경우에는승객이잘못하여비행기를놓치면항공권은휴지조각에불과한것이다.물론항공사측의문제로제날짜에탑승하지못한다면날짜변경및환불여부에관계없이무조건항공사측이책임을져야한다.
둘째,날짜변경과환불이가능한할인항공권의경우도날짜를변경하면해당항공권의탑승가능한좌석이있을때까지추가체류비와시내까지의왕복교통비가들게된다.특히성수기의경우좌석구하기가힘들면체류일정이하루이틑정도가아니라훨씬오래기다려야할경우도있으니차라리비즈니스클래스나일등석으로귀국하는것이훨씬나을수도있다.환불의경우도자신이지불한할인항공요금은왕복조건으로할인을받은것이니환불받을때는정상편도요금이공제되므로환불액수는많지않아역시손해가클수밖에없다.
셋째,날짜변경과환불이가능한정상요금항공권이라면승객의선택폭은넓어진다.우선자신의실수로항공편을놓쳐도다른항공사의항공편을요청(Endorse)할수있다.그날의운항스케줄을보면아시아나항공편45분뒤에대한항공편이있었는데대한항공에빈좌석이있으면아시아나항공사의Endorse확인도장만받으면대한항공을탑승할수있게된다.
이렇게똑같은일반석항공권이라도여행기간,왕복여부,환불및날짜변경등의조건에따라여러종류의등급으로구분되는데일반관광목적의여행객들은특별한변수가없을테니할인항공권을찾지만,공무로출장을가는기업인들이비싸도할인항공권을이용하지않는경우는만일의경우에대처하기위한것이다.
이런점을감안한다면탑승시간이넘긴승객을태워주었다면이승객은항공사의융통성을발휘해준덕분에큰손해를피할수있었다는것은확실한것같다.
기내식하나가승객탑승에그렇게중요한요소가되나?
나도역시공항에서탑승수속을할때기내식이문제가되었던것을여러번경험한적이있다.에바항공으로타이페이를경유하여방콕으로가는길인데타이페이행항공편이지연이되어당일방콕연결이불가능하게되었다.에바항공은나한테지연보상을받고내일출발하든지아니면같은시간대에출발하는대한항공을이용하는선택권을주었다.나는주말일정이있어대한항공을선택하였고,대한항공은적립된마일리지가많아비즈니스클래스로업그레이드요청을하였지만비즈니스클래스에는기내식에여분이없다는이유로거절당해일반석을이용한적이있었다.
또한번은10년전L.A.에서도쿄를경유하여서울로돌아오는노스웨스트항공편이었다.L.A.공항에서탑승직전기체이상이발견되어출발이지연되어도쿄에서환승이불가능한상황이되었다.이때노스웨스트항공은도쿄에서환승하여서울로가는승객들한테지연보상을받고하루늦게떠나든지아니면1시간뒤에떠나는아시아나항공편을이용할수있는선택을제시하였는데아시아나항공편선택은선착순으로신청을받았다.그이유는아시아나항공편의좌석이부족해서가아니라아시아나항공편에탑재할기내식의여분이많지않았기때문이란것을알게되었다.
1990년대에노스웨스트로미국을마일리지를이용하여일등석으로여행하는도중의일이다.Orlando공항에서Memphis를경유하여Seattle로가는길인데Orlando공항에도착했더니예정된Memphis항공편이결항되었다고한다.나의선택은Minneapolis를경유하여가는방법과4시간후에출발하는다른항공편을이용하는방법이있는데Minneapolis항공편에는일등석기내식이준비되어있지않다는것을알려주었다.아무리일등석기내식이탐나도일정이우선이라Minneapolis항공편을선택할수밖에없었다.그날다행히기장이속이좋지않았는지기내식을먹지않아서승무원이일반석기내식대신기장몫으로나온승무원기내식을가져다주어색다른경험을할수있었다.조종사들을위한기내식은세팅은일등석만못했지만음식내용은오히려더좋았던기억이난다.
작년에바항공으로쿠알라룸푸르에서타이페이를경유하여귀국하는길이었다.쿠알라룸푸르-타이페이항공편의가장좋은좌석을인터넷으로얘약을해놓았는데막상좌석에앉으니모니터가고장난상태였다.승무원이모니터의고장을확인하고잠깐어디를다녀오더니좌석을바꿔주겠다고한다.모니터는고장났지만워낙위치가좋은좌석이라사양했더니"손님,우리는승객을두번실망시켜드리지는않습니다."라고재차권한다.나는그말뜻을금방알아채리고승무원을따라점보기의위층비즈니스클래스로옮겼는데승무원의얘기가마침비즈니스석에NoShow(예약을하고탑승하지않은승객)승객이있어서기내식에여유가있었다는설명이었다.즉기내식의여유가없었으면그냥모니터가고장난좌석에앉아있었을뻔한일이다.
항공사측이승객한테기내식을제공받지못할수도있다고미리알려주었을까?
이렇게항공사는탑승수속을할때기내식상황도미리체크하는것으로알고있다.아마그날은NoShow승객보다예약없이탑승한승객이많았는지기내식에여유가없었던것은확실한것같다.그렇다면왜체크인카운터직원은그사실을알고서도지각한승객을태웠을까?아마정신없이바빠서알려주는것을잊었거나아니면1시간30분정도의짧은노선이라기내식의여부가승객의여행에큰문제가되지않는다고생각했을수도있다.아니면정당하게탑승거절을했어도문제가없었던상황이라승객을태워준것은승객을위해배려를해주었으니기내식문제야본인이감수하겠지하는태도였다면곤란한일이다.승객한테배려를해준것과승객이겪을지모를불편한상황을미리고지하지않는것은별개의일이다.어잿든승객을일단태워주기로결정했다면이런사실은당연히알려줘야했을일이다.그런데동아일보의기사에는항공사측이공항에서탑승수속을할때승객한테기내식을받지못할수가있다고미리알려주었다고한다.이사실은이번문제의책임소재를가리는가장중요한요소가되는부분인데아쉽게도기사에는항공사측의주장에대한승객의반응이없다.
함께늦게탑승수속한외국인은기내식을먹었다는데…
이부분은참애매한부분이다.어쩌면문제를제기한승객이기내식하나때문에그랬다기보다는외국인과차별대우를받았다는것때문에불만이크지않았을까생각도든다.이노선은일본항공사들은기내식이라기보다는스낵종류만서비스하고있다.일단항공사측의설명에의하면외국인승객은SpecialMeal을신청했다고한다.SpecialMeal은식이요법이필요한환자나종교적인이유로특정음식을기피하는승객들이제3국을여행할때미리주문하는것을말한다.여기에는돼지고기를기피하는무슬림들을위한무슬림기내식,유태인들의Kosher기내식,채식주의자들을위한기내식등과당뇨병환자,저염분기내식등과어린이들을위한특별기내식도있다.아시아나측의주장은이들외국승객은VegetarianMeal체식을사전에주문했다고한다.그러나어디까지항공사의주장일뿐아시아나측은그승객이특별기내식을사전에신청했다는증거를내놓지못하고있다는지적도있다.
못먹은기내식값을환불해달라……
아마정말승객이이런주장을했는지아니면말다툼끝에홧김에얘기한것인지모르겠지만,일단현실성은없는얘기로들린다.항공요금에는시내식서비스등모든것을포함하지만개별적인서비스에정해진가치를매겨서합한것도아니기때문이다.아마승객의요구는기내식을못박은것이아니라전체적인불쾌했던서비스의보상을요구하는뜻이아닐까생각된다.만일모든기내서비스가유료화된저가항공사라면해당서비스를제공받지못한경우당연히환불을요구할수있다.
승객들의무리한요구는없을까?
이번에동아닷컴에실린기사를보면승객이탑승과정부터시작하여기내에서의당한것을두루객관적으로살펴보면승객이잃은것(기내식과예상할수있는승무원의불친절)보다는얻은것(탑승거절당했을경우의손해를피할수있었던것)이훨씬컸던경우로볼수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런문제가있었다면아마승객과항공사직원들의대화과정에서가시가돋거나감정을상하게하는언사가발단이되지않았을까생각된다.
한편여행을자주하는승객들은이번사태를보면서걱정이되는것이있다.사실국내항공사들은외국항공사에비해융통성이많은편이다.외국항공사라도국내공항의한국인직원들은비교적나은편이다.특히탑승마감시간이나초과수하물의경우외국항공사들특히외국공항에서는엄격한편이다.어쩌면융통성이있다는것이원칙을정확히지키지않는다는의미에서단점이될수도있겠지만승객입장에서는당장은도움을받는경우가많다.그런데이번일이아시아나항공에서벌어진일이니국내항공사들도앞으로는규정을철저하게지키지않을까우려가된다.물론승객들이항공사에서정해준원칙에따라야하는것은당연하지만어찌하다보면본의아니게지키지못하는경우가있을수있기때문이다.
본격적인저가항공시대의승객들의반응은?
이사건이기사화되고관심을갖게된것은이제다음달에우리나라에본격적인저가항공사시대를열게되기때문이다.사실국내항공사들이저마다자가항공사를내세우고있지만저가항공사가무슨벼슬도아니고품격을얘기하는것은아닌만큼자랑거리는아니다.단순히일반항공사들에비해요금이싸다는것이가장큰무기가된다.그러나국내항공사들은저가항공사를내세우면서도일반항공사와같은수준의서비스를제공하고있다.일부항공사가자유좌석제를시행하고있을뿐기내에서음료수서비스도모든항공사가제공하고있다.물론승객의입장에서보면국내선에서대한항공과아시아나항공처럼쥬스도주고커피도제공하는기내서비스를하는것을마다할일은아니다.아마저가항공사들이쉽게기내서비스를없애지못하는것은쥬스한잔아끼려다승객들을빼앗길까걱정이되기때문이아닌지모르겠다.
그런데다음달부터본격적인저가항공사에어아시아X가쿠알라룸푸르-인천노선에취항하게된다.이항공사는이미지난5년간말레이지아를중심으로태국과인도네시아등동남아시아지역에서명성을쌓아온대형저가항공사이다.에어아시아X는항공요금을저가로내세우는반면예약단계부터좌석배정,기내식,음료수등인적자원과관계되는것은모두유료서비스다.또비행기는새비행기라도좌석은일반항공사의좌석보다훨씬좁다.물론이런모든서비스를유료로선택해도아주드문경우를제외하고는일반항공사의요금보다는낮은편이다.이렇게저렴한요금을선택하려면승객도불편함을감수한다는것이전제가되는것이저가항공사이다.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제트,티웨이항공사등우리나라의저가항공사들이감히건드리지못하고있는국내승객들의눈높이가에어아시아의취항으로어떻게나타날지궁금해진다.
김 동주 (
플로렌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