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항공박물관-INDONESIA (1부)

세계항공시장의 성장율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가 인도네시아다.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의 10년 동안 승객수를 살펴보면 무려 5배, 항공편수는 3배나 증가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사람이 살고 있는 섬만 6,000개가 넘어 상대적으로 항공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인구도 세계 4위라는 뒷 배경을 가지고 있어 항공시장의 성장잠재력은 크지만 이렇게 빠른 성장율은 놀라울 정도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민간항공기구의 통계를 보면 정기노선항공사가 17개, 부정기노선항공사가 45개 등이며 그 외 화물기회사와 전세기항공사 그리고 항공클럽 등 모두 105개의 항공사가 등록되어 있다. 공항의 수는 국제공항으로 분류된 곳이 무려 27개로 모두 206개에 달한다. 물론 파푸아 등지의 산악지대 및 오지에 소형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조그만 Air Strip도 포함되었겠지만 그래도 놀라운 숫자다.

20130515_031652_5c32e7443123e5cff79b651900c0f1bd 20130515_031652_98c66c5af677ede020aab4edde5d0b84

– Garuda Indonesia A330-300.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촬영.

 

인도네시아의 항공시장의 성장은 Flag Carrier인 Garuda Indonesia 보다는 저비용항공사인 Lion Air가 이끌고 있다. Garuda Indonesia와 Lion Air를 비롯하여 AirAsia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Indonesia AirAsia와 Lion Air의 자회사인 Wings Air, Batik Air, 그리고 싱가폴 Tigaer Airways의 자회사인 Tiger Mandala, Garuda Indonesia의 자회사 Citilink 등은 비교적 새로운 기종도입으로 보유기의 평균기령이 7년 미만이다.

 

20130515_024430_390a353891f8042c2eb833fd11a1d18b

– Garuda Indonesia의 주력기종은 B737NG 그룹의 B737-800으로 7년동안 57대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항공업계는 고질적인 항공사고 안전문제로 아직 시련을 걷고 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모든 항공사가 각종 항공기안전사고에 휘말려 2007년에는 국영인 Garuda Indonesia항공을 포함하여 인도네시아의 모든 항공사들이 유럽연합으로 부터 유럽연합영역의 취항을 금지하는 EU BAN 리스트에 올라 국가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Garuda Indonesia 외에 일부 항공사들이 EU BAN 리스트에서 제외되었지만 인도네시아에는 많은 영세항공사들이 낡은 노후기종으로 지역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오지를 여행하게 되면 한 두번 정도는 만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들 군소 영세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도 다양하다. B737 구형, MD-80 등의 제트여객기도 있지만 Fokker F-50, Doenier, Cessna 208 등 다양한 기종들을 만날 수 있어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 마치 살아있는 항공박물관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오늘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자바, 술라웨시, 파푸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만난 인도네시아의 항공사들과 보유기종을 소개한다.

 

Garuda Indonesia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Flag Carrier 이다. 보유기종은 B747-400 2대, B777 1대, A330 16대 정도만 wide body 기종이며 보잉의 최신형기재인 B737NG를 56대 보유하고 있어 보유기의 평균기령은 6.3년 정도다. Garuda Indonesia는 한때 유럽연합의 유럽취항금지리스트에 올려졌지만 꾸준히 내부혁신과 기재교체 등을 이룩하여 다행히도 2009년 부터 블랙리스트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곧 대한항공이 주축이 된 SKyTeam에 합류하게 된다.

20130515_025025_Lion-Air-B737NG

– Lion Air가 보유한 B737NG는 대부분이 B737 시리즈에서 가장 큰 213인승 B737-900 기종이다.

2013년 3월 자카르타공항에서 촬영. 뒤로 Mandala Air가 보인다.

 

Lion Air는 승객수를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캐세이퍼시픽, 싱가폴항공, 타이항공 등 세계적인 항공사들을 제치고 동남아시아의 최대항공사의 자리에 오르고 있다. 작년 2012년 통계에서는 AirAsia Group에 조금 뒤졌지만 최근의 증가율을 보면 금년에는 AirAsia를 추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권에서는 AirAsia와 Lion Air를 앞선 항공사는 중국의 남방항공, 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 등의 세 항공사와 일본의 ANA, JAL 뿐이다. Lion Air은 보유기 총 92대 중에서 82대를 신형 B737NG 중에서도 가장 큰 B737-900 기종으로 대체하였다. 이 기종은 좌석수가 213석 이니 Garuda Indonesia가 보유한 162-156석 정도의 B737-800과 좌석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Garuda의 Wide Body기종중에서 가장 많은 A330-320의 좌석수 222석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그만큼 좌석은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일반항공사에 비해 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쨋든 Lion Air와 Garuda의 지금은 보유대수가 92, 93대로 비슷하지만 총좌석수를 따지면 Garuda가 B747, B777, A330 등 Lion Air에 없는 대형기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Lion Air가 훨씬 앞서고 도입계획을 보면 Lion Ai가 보유대수에서도 곧 앞서게 되어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게 될 것 같다.

– Lion Air B737-900은 213석으로 좌석이 전형적인 LCC 스타일로 기내에서 노트북을 사용하기에 좁다.

– 기내판매는 음료수와 비스켓 정도이며 정식기내식은 아직 판매하지 않고 있다.

Lion Air는 저비용항공사이지만 승객당 15kg 까지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여행중 해당등급의 좌석이 있으면 약 6,000원 정도의 수수료만 지불하고 일정변경이 가능한 것도 저비용항공사치고는 상당히 유연성 있는 승객서비스를 하고 있다. 라이벌인 AirAsia는 기내식판매 등 부대수익에 무척 적극적이지만 Lion Air는 비행시간이 6시간이나 되는 구간(자카르타-자야푸라)에서도 기내식판매는 하지 않고 음료수와 비스켓 정도의 스낵만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기내판매도 준비하는 것 같다.

– 2011년11월17일, Lion Air와 미국보잉사의 B737NG 230대 도입계약식, 발리섬

  미국 오바마대통령의 인도네시아방문때 오바마대통령이 지켜보는가운데 계약성 서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미국 보잉사 홈페이지

– 2013년 3월18일, 프랑스 올랭드대통령(가운데) 지켜보는 가운데 A320 234대 도입계약식을 체결하였다.

  사진출처 : 에어버스 홈페이지

Lion Air의 성장은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Lion Air는 지난 2년간 두차례나 세계항공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2011년에는 미국의 보잉사와 B737NG 23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당시에는 항공기 단일거래로는 세계최대의 계약이었다. 그러나 이 기록은 2년도 못되어 스스로 깨고 말았다. Lion Air는 지난 3월 프랑스파리에서 올랭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통령궁에서 에어버스사와 A320 Family 234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두 건의 대형계약식에 미국 오바마대통령과 프랑스 올랭드대통령까지 나서게 하는 영향력을 과시하였으며 프랑스언론에서는 Lion Air가 프랑스경제를 살렸다는 논평을 냈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이었다.

20130515_031504_Lion-Air-A320

– 2013년3월 Lion Air와 Airbus와 A320 234대 구매계약을 기념하는 홍보사진

사진출처 : 에어버스 홈페이지

그러나 Lion Air의 이런 축제분위기는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4월10일 Lion Air의 국내선 B737-800기(등록번호 PK-LKS)들가 발리섬의 덴파사공항에서 착륙하다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사고기는 금년 2월에 도입한 것으로 원래 Lon Air가 금년에 말레이지아에 세운 자회사 Malindo Air의 1호기로 등록시켰는데 한달 후 3호기 까지 도입하게 되자 다시 Lion Air로 재등록한 불과 두 달 밖에 안 된 새 비행기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아도 Lion Air는 EU BAN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번에 사상최대의 항공기구매계약을 에어버스와 체결한 것을 계기로 EU BAN에서 벗어날 것을 기대하였지만 이 추락사고로 Lion Air는 아직 EU BAN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ion Air가 처한 입장에서 두 건의 대형계약과 관련된 뒷 얘기도 사실여부를 떠나서 재미있다. Lion Air의 라이벌인 AirAsia Group은 그동안 무사고를 기록하고 있다. 말레이지아의 AirAsia가 단 한차례 착륙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난 사고가 있었을 뿐이다. 반면 Lion Air는 지난 10년 동안 MD-80 3대와 B737-300 2대등 모두 5대의 기체를 날려버렸다. 모두 이착륙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한 건은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그 외는 사망자는 없었지만 기체는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Lion Air도 2007년 부터 EU BAN에 오르게 되었다. Lion Air는 2007년 부터 꾸준히 B737NG 신형기로 교체작업을 추진하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인 Indonesia AirAsia는 Garuda에 이어 2010년 EU BAN에서 벗어났지만 Lion Air는 다른 인도네시아의 영세항공사들과 함께 계속 EU BAN 리스트에 남아있게 되었다. 2011년에 Lion Air가 미국의 보잉사와 B737NG 230대를 도입하는 초대형계약을 맺은 것은 EU BAN 조치을 내린 유럽연합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어차피 Lion Air와 Indonesia AirAsia는 유럽취항계획이 없으므로 EU BAN이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EU BAN은 유럽관광객들이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기피해야할 가이드라인을 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규제효과는 있었을 것 같다. Lion Air가 보잉가 대규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유대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2011년에는 B737-900ER 16대, 2012년에는 무려 24대를 도입하였다. 마치 EU BAN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하였지만 이래도 EU BAN에서 안풀어 줄거야 하는 시위를 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11년, 2012년에도 계속 EU BAN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자 에어버스와 대규모계약을 추진한 것은 EU BAN을 풀기 위한 유럽연합에 대한 화해제스추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물론 EU가 이런 감정때문에 EU BAN 리스트를 관리하지는 않았겠지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워낙 상상을 뛰어 넘는 대규모 계약이라 뒷 배경에 구설수가 따를 수 있는 상황이다.

– 2013년 4월. 인도네시아 Makassar(구지명 Ujungpandang) 공항에서 촬영한 Wings Air ATR72.

Wings Air는 동체에 새겨진 빨간색 이름과 수직날개의 도장이 Lion Air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Wings Air는 Lion Air의 자회사로 국내선의 단거리 노선에 주로 취항하고 있다. 보유기종은 ATR72 신형을 22대와 제트여객기는 중고기 MD-80 5대 정도를 아직 보유하고 있지만 곧 모두 처분하고 ATR72신형으로 기종단일화 시킬 것 같다. 그외 Lion Air는 저비용항공사로 국영인 Garuda Indonesia와 직접 경쟁할 수 없어서 full service carrier인 Batik Air를 자회사로 세워 Garuda Indonesia와 국내선에서 경쟁하게 된다고 한다. Batik Air는 금년 5월에 출범할 예정이라 지난 번 인도네시아여행에서는 만날 기회는 없었다. Lion Air의 자료에 의하면 Batik Air는 모기업인 Lion Air가 도입한 B737-900ER 기종을 사용하는데 전형적인 LCC 좌석배치인 213석 대신 비즈니스석 12석과 일반석 160석으로 꾸며 좌석이 훨씬 넓다고 한다.

– Lion Air이 말레이지아에 세운 자회사 Malindo Air의 모습. 3월17일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촬영

  도입된지 3일된 기체 B737-9GPER 등록번호 9M-LNF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멀리 잡혔다.

AirAsia가 인도네시아 국내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Indonesia AirAsia를 세운 것에 대응하여 Lion Air도 말레이지아와 합작으로 말레이지아에 Malindo Air를 세웠다. Malindo는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하지만 기내서비스는 일반항공사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석과 일반석으로 운영하고 기내식도 제공하는 이른바 하이브릿드 스타일의 항공사라고 한다. 기종은 Batik Air 처럼 모기업인 Lion Air가 도입한 B737-9GPER 기종을 사용하고 비즈니스석 12석, 일반석 168석으로 일반적인 LCC 표준간격보다 좌석이 넓은 편이다. Malindo 항공도 다른 Lion Air 자회사와 함께 Lion Air의 사이트를 이용한다.

– CItilink A320 등록번호 PK-GLI, 2007년 제작된 새기종을 도입한 것이다. 2013년4월11일 우중판당에서 촬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사를 별도로 운영하듯 Garuda Indonesia도 LCC 자회사 Citilink Indonesia를 세웠다. 기종은 초기에는 B737 Classic 중고기를 사용하였지만 최근에 A320기로 교체중으로 총 26대 중에서 21대를 교체하였다. Citilink는 Garuda Indonesia의 자회사 이지만 지금은 Garuda Indonesia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Indonesia AirAsia A320. 기체의 앞부분에 소속 국가의 표시가 되어 있다. 2012년8월 쿠알라룸푸르공항

Indonesia AirAsia는 AirAsia의 자회사 중에서 태국의 Thailand AirAsia 다음으로 큰 항공사이다. 보유기는 모두 22대로 완전히 신형 A320으로 대체하였다. AirAsia의 자회사구분은 동체의 가장 앞 부분 조종석 바로 아래에 국기가 그려져 있어서 구분되며 동체도장은 완전히 같다. 물론 등록번호로도 구분되며 말레이지아는 9M-, 인도네시아는 PK-, 태국은 HS-로 구분된다. Indonesia AirAsia에는 지금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이 항공사는 승객이 탑승하는 시간에 기내방송으로 음악을 틀어주는데 공식음악이 우리나라 걸그룹의 음악이다. IndonesiaAirAsia는 2010년에 EU BAN에서 풀려났다.

–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의 한류바람 – 승객탑승시 보딩음악으로 우리나라 소녀시대의 노래가 나온다.

  (지난 4월 여행에서 촬영한 동영상)     http://youtu.be/w3JvrhQaGrM

– Indonesia AirAsia A320의 객실기내모습, 좌석위 선반과 등받이 테이블마다 광고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Indonesia AirAsia는 기내광고에 적극적이다. 객실의 좌석 위 선반과 좌석 뒤의 테이블마다 광고지가 부착되어 있어 객실분위기가 전철이나 시내버스같이 산만한 분위기 이다. 그래도 괜찮다. AirAsia의 요금이 항공요금수준에서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요금 수준이니까 !

– 사진 위   : Tiger Mandala Air의 A320기 PK-RMN. 2011년11월 도입 (2012년 8월, 메단 폴로니아공항)

– 사진 아래 : Tiger Mandala Air의 모기업인 싱가폴 Tiger Airways A320의 모습 (2008년 2월, 싱가폴창이공항)

인도네시아의 공항에서 이름은 생소하지만 도장은 무척 낯익은 기체를 볼 수 있다. Mandala 항공은 싱가폴의 저비용항공사인 Tiger Airways의 자회사와 손잡은 자회사로 수직꼬리날개의 도장이 Tiger Airways와 똑같다. 역시 Mandala 항공의 예약시스템도 싱가폴의 Tiger Airways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Mandala Air 도 현재 EU BAN에서 풀렸다. 보유기는 모두 2년 이내에 도입한 것으로 싱가폴의 Tiger Airways와 같은 A320을 7대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나 유명한 휴양지 발리섬, 보로부드르 사원이 있는 족자카르타, 수라바야, 메단, 반다아체 등 잘 알려진 관광지나 큰 도시는 Garuda Indonesia와 Citilink, Indonesia AirAsia, Lion Air, Wings Air, Mandala Air 등이 배부분 취항하고 있다. 비록 Lion Air의 계열사와 Citilink가 아직 EU BAN에 남아 있지만 보유기종만 따지면 평균기령이 10년 미만으로 노후기종 시비에서 벗어나 있는 항공사들로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항공사선택에 비교적 부담이 없는 항공사들이다.

다음은 인도네시아의 오지를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군소항공사들을 소개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