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은 남한면적의 약 1/3정도, 일본의 큐슈와 같은 작은 섬 이다. 마치 고구마를 세워 놓은듯한 타이완에는 철도가 북쪽의 타이베이(臺北)과 남쪽의 카오슝(高雄)을 정점으로 섬 중앙의 고산지대를 피해 해변을 따라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나누어져서 순환선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타이완초고속철THSR……일본신칸센도입
타이완은 아시아에서 일본(1964년), 중국(2003년), 한국(2004년)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2007년 초고속열차를 개통하였다. 대만의 인구밀집지역인 서부 주요 도시를 따라 타이베이에서 까오슝까지 354.2km에 이른다. 타이완의 초고속열차는 일본의신칸센, 우리나라의 KTX등의 별칭은 없고 초고속철도(HighSpeedRailway)의 약자를 따서 그저 THSR로 부르고있다.
타이완의 초고속철차량 700T은 일본 신칸센 신형N700의 직전 모델로 Hikari, Kodama호에 사용하고 있는 700시리즈가 기본모델 이다. 일본 신칸센이 수출한 최초의 초고속철이 된다. 타이완이 처음 초고속철을 준비할 때는 유럽의 초고속철을 도입할 생각을 했다고한다. 중간에 기술도입선을 일본으로 바꾼것은 정권이 바뀌는 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진이 거의 없는 유럽에 비해 타이완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진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기에 일본의 신칸센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THSR 700T는 동력차 앞 부분은 일본 JR Wsest의 700과 약간 외형이 다르지만 그 외는 객실 내부 인테리어가 일본의 신칸센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일본 신칸센의 특실 GreenCar에 해당하는 비즈니스석에 좌석마다 AC전원소켓을 마련한 것과 일반석 좌석배열이 2+3으로 좌석테이블과 좌석손잡이의 디자인까지 신칸센과 닮았다.
THSR의 비즈니스석은 일반석에 비해 단거리는 두 배, 장거리는 30%정도 비싸지만 호기심에 타이베이에서 공항으로 갈 때 Taoyuan역까지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해 보았다. THSR 비즈니스클래스는 좌석의 쿠션과 등받이 각도 등 일반석보다 확실히 넓고 좋다. 좌석마다 AC전원소켓도 있고 KTX 특실처럼 음료수와 쿠키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타이베이-카오슝96분만에주행……평균시속220km/h
THSR 노선은 타이베이를 출발하여 타이완섬의 서쪽 대도시를 연결하는 타이베이-타오위안(桃園)-타이중(臺中)-치아이(嘉義)-타이난(臺南)-쯔오잉(左營,카오슝高雄)까지 354.2km 하나 뿐 이다. THSR의 최고시속은300km/h인데 전 노선이 초고속열차 전용노선으로 타이베이에서 쯔오잉까지 타이중만 경유하는 경우 96분 걸려 평균시속이 220km/h, 모든 경유역에서 정차하는 경우2시간, 평균시속이 172km/h정도로 KTX보다 조금 빠른편 이다.
THSR…반쪽공항열차의역할
THSR은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타오위안(桃園)역을 경유하여 공항열차의 역할도 하고 있다. 타이베이 출발의 경우는 초고속열차 구간은 16분 걸리지만 셔틀버스로 환승해야 하므로 시간이 크게 단축되지 않아 타이베이에서 출발, 도착하는 승객들은 타이베이역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많이 이용하는편이지만 지방도시의 경우 THSR이 공항교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편 대만 THSR은 타이베이역은 지하역으로 타이베이일반철도 TRA와 같은 역을 사용하지만 그 외의 역은 신도시 지역에 있어 일반 철도역과 멀리 떨어진 편 이라 불편하다. 나의 경우도 타이베이에서 지방 도시로 갈 경우 THSR 보다는 TRA 이나 외국인도 경로할인이 되는 보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THSR의 요금은 타이베이-카오슝노선의 경우 일반특급인 쯔치앙호(自强號)가 NTD.843이며 THSR은 NTD.1490으로 우리나라의 TKX와 새마을에 비해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나라는 모든 열차가 코레일소속 이지만 타이완의 THSR은 민자로 세워져서 일반철도인 TRA와 별개로 운영되기 때문에 요금의 차이가 많이 나는것 같다.
일본과 같은 협궤를 사용하는 타이완철도 TRA
타이베이의 초고속열차를 제외한 특급열차와 일반열차는 TRA 타이완철로관리국(臺灣鐵路管理局)에서 운영하고 있다. 타이완의 일반철도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협궤의 일종인 Cape Gauge(1067mm)를 채택하고 있다. THSR과 타이베이와 카오슝의 메트로 지하철은 표준궤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존의 철로는 모두 협궤노선이다.
타이완의특급열차…쯔치앙호(自强號)&추광호(筥光號)
타이완의 특급열차는 쯔치앙호(自强號)와 추광호(筥光號)가 있다. 두 등급의 차이는 중간 경유역의 수에서 차이가 있을 뿐 차량의 기본설비는 같지만 그 중 상위등급인 쯔치앙호의 객차가 조금 더 깨끗한 것을 사용하는것 같다. 좌석은 모두 양방향 좌석변환을위해 쉽게 회전이 되도록 되어 있어 좌석간격이 넓은 편이고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도 충분하여 좌석은 편하다.
타이완의 객차의 특징의 하나는 객차 한가운데 원형의 개방형칸막이가 있는데 중국스타일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좌석번호가 좀 특이하다. 보통 좌석번호는 순서대로 이어지는데 타이완의 기차는 복도를 중심으로 한쪽은 짝수, 다른쪽은 홀수로 나뉘어진다. 즉 좌석번호가 17,19이면 떨어진 좌석이 아니라 붙어 있는 좌석 이다. 타이완은 동부간선노선은 아직 완전히 전철화 되지 않아 디젤동력차도 아직은 많이 운행되는 것 같다.
21세기형특급열차의등장……TarokoExpress & PuyamaExpress
타이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특급열차노선은 타이베이-화리엔 노선 이다. 화리엔은 얼마 전 종편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도 소개된 대리석계곡 타이루꿔(太魯閣)협곡으로 유명한 곳으로 주말에는 좌석을 얻기 어려울 정도다.
타이완은 고속철 THSR의 등장에 이어 일반 특급열차에도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타이루거(太魯閣號)호는 타이베이-화리엔노선의 쯔치앙호(自强號)에2007년 등장한 새로운 모델 TEMU1000으로 일본의 큐슈의 나가사키노선에 운행되고있는 JR 카모메특급 ‘하얀갈매기’ EMU885이 기본모델이다. 이 모델은 틸팅기능이 있어 곡선노선을 달릴 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릴 수 있어 보통 츠치앙호는 타이베이-화리엔구간을 2시간30분~3시간 걸려서 운행하지만 타이루꺼호는 2시간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금년 화리엔을 다시 찾았을때 또 하나의 특급열차를 만났다. 타이루꺼호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보이는 新自强號 TEMU2000 역시 일본의 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신칸센의 N700 기술을 일부 채택하였다고한다. 타로코호 TEMU1000은 기존의 다른 특급열차와 같이 쯔치앙호自强號로 부르고 있는데 반해 TEMU2000은 신쯔치앙호(新自强號)로 구분하고 있으며 Puyama(普悠瑪)호라는 별명을 부여하였다. 타이완에서 특급열차는 좌석이 없어도 입석표를 판매하고 있지만 새로운 특급열차인 Taroko EMU1000과 PuyamaEMU2000은 전차량이 지정좌석제로 입석이 허용되지 않는데 워낙 인기가 좋아 실제 탑승해 보면 입석으로 이용하는 승객들도 만날 수 있었다.
Taroko Express와 Puyama Express의 객실은 기존의 쯔치앙호 특급열차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되었다. 오히려 초고속열차 THSR의 일반석 차량보다 좌석은 훨씬 안락하고 편하다. 사실 THSR의 일반석은 속도만 빠를 뿐 좌석배열이 2+3으로 폭이 좁고 갑갑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만 새로운 특급은 모두 좌석배열이 2+2로 여유가 있고 좌석의 쿠션도 편안하게 느껴진다.
THSR 초고속열차 vs TRA 특급열차의 대결
타이완의 서쪽노선은 타이완의 대도시들이 몰려 있어 인구의 90% 가까이 포함하고 있다. 이들 대도시를 연결하는 초고속열차 THSR도 있지만 새로 등장한 Taroko Express와 Puyama Express가 타이베이-화리엔 노선을 연장하여 타이중 지역까지 점차 운행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신칸센과 KTX가 등장하면서 특급열차가 대폭 운행이 줄어 들었지만타이완은 THSR의 초고속열차와 TRA의 특급열차가 별개의 회사에 의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도심교통과 환승에 불리한 THSR
타이베이-까오슝 노선의 THSR은 평균 운행속도는 빠른편이지만 TRA 일반특급에 비해 환승과 시내교통이불편하다는약점이있다. KTX와 일본 신칸센은 경유도시의 역사가 기존의 기차역과 같이 사용하지만 타이완의 경우는 타이베이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유역이 시내중심지에서 많 이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구간의 TRA 특급열차는 초고속열차가 등장한 후에도 우리나라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처럼 운행회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특급열차가 시내교통과 환승에 편리하다는 장점과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실제 TRA는 이 노선에 THSR 일반석보다 좌석이 편한 Taroko Express나 PuyumaExpress등 일본에서 도입한 새로운 차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일본에서 직접 수입한 THSR 초고속열차와 Taroko, PuyamaExpress 츠치앙호가 타이베이-화리엔 노선과 타이베이-타이중-츠오잉(카오슝) 노선을 달리고 있지만 타이완 섬의 동남부지역을 다니는 특급은 쯔치앙호라도 디젤 열차와 낡은 객차가 운행되고 있다.
타이완에서 또 하나 대표적인 기차여행코스는 아리산 코스다. 열대와 온대를 가르는 북회귀선 북위 23.5도에 위치한 치아이에서 해발 2,600미터에 이르는 산행열차는 일제점령기에 벌목을 위해 세워진, 우리나라 철로궤도(1435mm)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762mm 협궤노선을 이용하는데 몇 년 전 노후된 선로 일부가 폭우에 의해 훼손되어 현재는 산악열차의 운행이 중단되었고 아리산에서 일출관광이나 주변관광지의 짧은 코스에 서이용할 수 있다.
외국관광객들한테는 널리 알져지지 않은 코스이지만 타이중에서 체쳉(車埕)으로 가는 지지선(集集線)도 타이완사람들한테 주말관광코스로 유명한 코스다. 이 노선에서 볼만한 곳의 하나는 지지에 있는 우창궁(武昌宮)이다. 우창궁은 1999년 발생한 지진에 의해 파괴된 절을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타이완을 여유 있게 기차로 돌아본다면 타이베이-화리엔(타이루꺼협곡) – 타이뚱 – 까오슝(초고속열차역은쯔오잉역) – 치아이(아리산) – (버스) – 일월담 – (버스) – 타이중 – 타이베이 코스로 타이완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코스가 있으며 까오슝부터 타이베이까지는 초고속열차를 이용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