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를 웃기고 울린 일본 Skymark 항공

에어버스를 웃고 울게 만든 일본 Skymark 항공

일본의 한 항공사가 세계적인 거대기업인 에어버스를 웃고 울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항공사들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보잉기종이 거의 독점해왔었다. 단일통로기(Single-Aisle Aircraft, 또는 Narrow Body)는 일찌기 ANA 항공이 에어버스의 A320기를 도입하여 미국의 B737과 함께 취항시키고 있지만 이중통로기(Double-Aisle Aircraft, 또는 Wide Body)는 2004년에 일본항공 JAL에 합병된 JAS(Japan Air System)이 합병 전 에어버스의 A300을 보유했었지만 합병 후에는 얼마 오래가지 않아 모두 처분되었다. 에어버스의 이중통로기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아 1000여대 생산된 A330도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항공사들은 단 한 대도 보유하지 않고 있었을 정도다.

 

Skymark 항공은 ?  

Skymark 항공은 1996년에 세워진 일본에서 ANA, JAL 다음으로 세번 째 규모의 항공사다. 이 항공사는 초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2004년 현재 CEO인 신이치니시쿠보(西久保愼一)씨가 취임하면서 항공사를 저비용항공사로 전환시키며 꾸준히 B737-800을 도입하여 기체를 단일화 하였고 금년에는 A330 3대를 추가하여 모두 33대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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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Skymark항공 B737-800기, 하네다공항에서 이륙하는 모습촬영.

그러나 나름대로 ANA, JAL 보다 낮은 요금을 무기로 성장해왔던 Skymark에 새로운 저비용항공사인 AirAsia Japan과 Jetstar Japan이 일본국내선시장에 뛰어들면서 Skymark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게 되었다.

 

Skymark의 위험한 변신시도

Skymark는 2011년 에어버스의 초대형기종인 A380의 도입계약을 에어버스와 체결하여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에어버스는 미국과 일본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었던 판에 일본의 최대항공사인 ANA나 JAL도 아닌 저비용항공사의 주문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계약이었다. 에어버스는 국내선에서 신생 저비용항공사들과 경쟁이 치열해지게 되자 항공사의 성격을 저비용항공사에서 프리미엄서비스로 바꾸는 모험을 시작하고 모두 여섯 대의 A380을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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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에어버스와 A380 도입계약을 맺은 일본 스카이마크 대표 신이치니시쿠보씨. 사진출처 : 에어버스 홈페이지

Skymark가 계약한 A380은 국내선의 비즈니스클래스 수준(좌석피치 38인치)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클래스를 280석, 비즈니스클래스 114석으로 표준모델로 525인승인 초대형기종을 394석으로 꾸미기로 했다. 한편 금년에는 에어버스 A330을 세대 도입해서 다른 항공사들은 2 class (일반석, 비즈니스석) 또는 3 class (일반석, 프리미움일반석,비즈니스석)으로 280-300석으로 꾸미는 기종을 경쟁사인 JAL이나 ANA의 국내선 비즈니스석 수준인 Green Seats로 271석을 장착하였다. Green Seats는 아마 신칸센 등 일본의 특급기차의 일등석 객실 Green Car를 연상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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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마크항공 A330은 일본항공사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하네다공항


 

더 늦기 전에 …..

그런데 Skymark의 A380 주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Airbus는 Skymark가 주문한 A380기의 조립에 거의 완성단계에서 약속된 중도금이 제대로 입금이 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에어버스측은 Skymark 항공이 주문한 A380 6대를 인수할 능력이 있는지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사실 에어버스 A380의 계약취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인도의 경우 인도의 National Flag Carrier가 아닌 신생항공사인 Kingfisher 항공도 A380을 주문했지만 이 항공사는 A380을 주문한 후에 경영난으로 부도를 낸 상태이고 홍콩의 Hong Kong Airlines도 A380 도입계약한 기록이 있지만 주문 및 납품리스트에는 빠져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도 A380 도입계획을 축소한 적이 있다. 그러나 Skymark가 주문한 A380의 계약파기가 화제가 되는 것은 이미 지난 4월에 시험비행까지 마칠 정도로 기체조립이 완성될 단계에 있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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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스카이마크 항공이 주문한 A380의 수직꼬리날개가 조립을 위해 수송하고 있다.    – 사진출처 : 에어버스 본사 홈페이지

Skymark의 A380계약취소건은 항공사가 아닌 에어버스측에서 먼저 거론되었다. 에어버스는 이 항공사가 정말로 A380를 도입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점점 커 왔었다고 한다. 2011년 6대를 계약한 후 두 대가 조립과정에 벌써  들어갔고 지난 4월에 시험비행까지 마친 상태에서 계약이 취소되면 에어버스의 손실도 만만치 않을것 같다. 결국 어제 에어버스는 스카이마크가 주문한 A380 도입계약을 계약서 조건에 따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들리는 소식통에 의하면 Skymark가 에어버스에 이미 지불한 260만 달러는 물론 스카이마크항공은 추가 페날티로 에어버스측에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681만달러를 배상해야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 Skymark 주식이 연일 곤두박질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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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스카이마크항공 A380 1호기가 시험비행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 : 에어버스사 홈페이지)

 

에어버스측의 이런 조치에 Skymark는 아직 계약이 취소된 것은 아니고 생각할 시간여유를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에어버스의 입장은 확고한 듯 하다. Skymark는 최근 엔화약세에 따른 재정적인 문제가 생겼지만 A380도입을 취소할 생각은 없다고 하지만 밖에서 보는 시각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항공기의 객실은 항공사가 아니라 주문하는 항공사의 주문에 의해 꾸며지기 때문에 에어버스의 입장은 객실인테리어 조립이 들어가기 전에 계약여부를 분명히 해야 추가적인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판매가 부진한데 Skymark의 주문에 의한 객실인테리어를 마치면 다른 항공사에 판매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가 때문이다.

 

전문가들 … ‘돈키호테식 주문’ 애당초 무리한 계약 

그런데 Skymark의 이런 계획은 처음부터 많은 항공전문가들로 납득할 수 없는 무리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 같다. 장거리 국제선노선의 경험도 없이 JAL이나 ANA도 실행을 하지 못하는 도쿄-뉴욕 노선에 A380을 띄우는 것도 그렇지만 뒷받침해 줄 파트너항공사도 없이 대형기를 취항한다는 계획을 ‘돈키호테와 같은 주문’ 이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에어버스도 기대하지 않았던 Skymark와의 계약 후에 Skymark의 재정적인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것 같다. 한편 이런 내용을 전하는 외신들의 기사에는 스카이마크항공의 대표인 신이치니시쿠보시의 소개가 빠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일본 코베출신의 인터넷기업가 출신으로 항공운수 및 여행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소개하며 그를 지칭한 듯 ‘.. had rocks in his head..’  표현도 서슴치 않고 있다.

   

순간의 선택 …. 존망의 기로에 빠져

어쨋든 비전문가 경영인의 과욕으로 인한 순간의 판단미스가 33대를 보유한 항공사의 운명을 곤경에 빠뜨리면서 궁여지책으로 먼저 계약을 파기시킨 에어버스도 울고 싶을 정도가 아니라 통곡을 하고 싶은 심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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