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쉽게 찾는 환전소는 공항의 환전소다. 시내의 은행지점들이 모두 환전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환전업무를 보는 곳도 미국달러나 엔화 등 주요 화폐만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공항환전소가 편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같은 은행이라도 공항환전소는 고객한테 환율이 시내 지점에 비해 불리하지만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는 것 같다. 그럼 환율서비스가 좋지 않은 인천공항환전소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 우리나라 한 시중은행의 환율.
– 매도율 (Selling Rate) : 은행이 외화를 고객한테 파는 환율. (고객 입장에서는 외화를 사는 환율이다.)
– 매수율 (Buying Rate) : 은행이 고객한테 외화를 사는 환율. (고객 입장에서는 외화를 파는 환율이다.)
– B/S rate : 매도액을 기준으로 매도율과 매수율 차이의 백분율.
(인천공항환전소가 10000TWD를 매입하여 판매했다면 1979TWD의 수익이 생긴다는 의미다.

 

매도율과 매수율의 비교가 왜 중요한가 ? …… 환전소의 수수료를 의미

우리가 국내나 외국에서 환전할 때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다. 환전소는 기준환율보다 낮은 가격(Buying Rate 매수율)으로 구입하여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여(Selling Rate 매도율) 차액을 수입으로 하는데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큰 것은 환전수수료가 그만큼 많으니 고객입장에서는 손해를 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액은 화폐에 따라 다르다. 세계통화인 미국달러(USD)와 일본엔화(JPY),유럽연합유로화(EUR), 영국파운드(GBP) 등 경제선진국의 경우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는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2~5% 정도로 안정된 편이다. 그외 세계금융중심도시의 하나인 싱가폴과 홍콩의 달러도 환율시장에서 안정된 차액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외국 환전소의 태극마크 …… 반가운 것 만은 아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선진국대열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14% 이상으로 높고 우리와 경제교류가 많은 일본의 외환시장과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태국에서 조차 25% 가까이 되어 외국환전소에서 태극마크만 보고 반갑다고 환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사용하고 남은 외화를 외국에서 원화로 바꾸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최근에 태국과 말레이지아에도 원화를 안정된 환율로 환전해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확인하려면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를 반드시 비교해야 차이가 5~6% 정도면 원화를 현지화로 환전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미화 달러를 현지화로 환전하는 것이 좋다.

 

직거래가 유리한 화폐 …… USD, EUR, GBP, JPY 뿐

미국달러나 유럽의 통화, 일본엔은 매도율과 매수율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되어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경우 시중보다 매도율이 높고 매수율이 환전액수가 많으면 공항환전소에서 환전하는 것 보다는 미리 시내 지점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환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뱅킹으로 환전수속을 하면 현찰은 인천공항의 해당 지점에서 찾게 된다. 달러를 환전할 때 시내지점과 공항환전소의 차액은 1달러에 23원이나 1000달러 환전에 23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귀국할 때도 사용하고 남은 외화를 공항에서 환전하기 보다는 시내지점에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100달러 정도의 소액을 재환전하는데 1600원 절약하려고 시내지점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미국달러나 유로화, 엔화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에서 안정된 환율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급격한 환율변화가 없는 시기라면 앞으로의 여행에 대비하여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 …… 출국 전 직접 엔화로 환전할 것, 일본에서 환전은 최악의 경우

일본은 우리나라에서는 안정된 환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원화가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국달러화나 유로화의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5%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만 원화나 태국바트화의 경우 무려 25%나 된다. 최악의 경우는 미처 한국에서 환전하지 못해 일본공항에서 환전하는 것이다.

 

* 일본 나리타공항 환전소의 환전율 – 원화 환율이 크게 불리하다.

1,000,000원을 인천공항에서 직접 엔화로 환전하면 100,705엔을 받지만 일본공항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면 90300엔에 불과하여 거의 15% 차이가 난다. 일본에서 사용하고 남은 엔화도 일본에서 원화로 환전하면 손해를 본다. 한국을 찾는 일본관광객들도 엔화를 한국에서 환전하고 있다. 일본여행에서 남은 엔화는 일본에서 미국달러로 환전해서 갖고 있는 것도 환차손을 줄이는 방법이다.

* (위) 1,000,000원을 일본 엔화로 환전하는 경우
* (아래) 일본 10,000엔을 원화로 환전하는 경우

 

타이완, 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경우

동남아시아의 화폐는 우리나라에서 환율이 좋지 않다. 이는 시내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이들 국가에서 원화의 환율도 좋지 않다. 이런 경우 모든 나라에서 안정된 환율로 환전이 가능한 미국달러를 매체로 환전하는 방법이 절대 유리하다. 즉 우리나라에서 달러로 환전한 다음 현지에 도착하여 달러를 현지화로 환전하는 방법이다. 타이완을 여행하는데 100만원을 환전하는 경우의 수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 원화와 타이완달러를 환전할 때의 경우의 수.
–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큰 통화를 환전할 때는 미국 달러를 중간에 환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대만을 여행하려고 100만원을 환전하려면 인천공항에서는 매도율 39.51이 적용되어 25310 TWD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미국달러로 환전하고 (USD.887.3) 타이페이공항에 도착해서 타이완달러로 환전하면 26867 TWD를 받을 수 있다. 타이완달러의 경우 가장 손해를 보는 환전은 인천공항에서 직접 타이완달러로 환전하는 것으로 타이페이공항에서 원화를 타이완달러로 환전하는 것 보다 적은 금액이다.

* 타이페이공항 환전소의 환율. 2014년11월7일 기준

타이완에서 귀국할 때도 남은 타이완달러를 미국달러로 환전한 후 귀국해서 원화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타이완의 외환시장의 경우 싱가폴달러, 중국위안화가 일본엔화 보다 더 대접을 받고 있어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3% 수준이다. 이런 경우 다음에 싱가폴이나 중국을 여행할 계획이 있으면 차라리 싱가폴달러나 중국위안으로 환전해 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된다.

* 우리나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태국 바트화의 환전사례.
– 두 나라 상대화폐의 매도율과 매수율 차이가 커서 직접 환전하는 것이 크게 불리하고
미국달러를 사이에 두고 두 번 환전하는 것이 좋다.

태국의 경우 우리나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면서도 태국의 바트화나 원화의 직거래는 환율이 크게 불리하므로 피해야 한다. 즉 태국여행 때는 출국때나 귀국할 때 모두 미국달러를 매개로 환전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방콕공항환전소에서 한국원화를 환전해 준다고 해서 여행하고 남은 바트를 원화로 직접 환전하면 달러로 바꿔 귀국한 후 시중은행에서 환전하는 것 보다 무려 16% 손해를 보게 된다.

환전의 천국은 …… 라오스 !?

환전서비스에서 가장 너그로운 나라는 의외로 최빈국의 하나인 라오스다. 라오스는 세계의 주요 통화인 미국달러, 유로, 엔화 등은 물론 아세안의 핵심국가들과 멀리 동북아시아의 한국 원화까지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이가 작다. 이는 라오스에서는 필요한 화폐를 환전할 때 환율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복병 … 숨은 커미션

환전소는 매도율과 매수율의 차액으로 수익을 올리면서 별도로 환전커미션을 받는 곳도 있다. 지난 주 타이완과 샹하이 여행에서도 타이페이공항 환전소의 환전수수료는 TWD.30 (약 1000원) 정도로 무시해도 좋은 금액이지만 샹하이 푸동공항에서는 환전수수료가 무려 RMB.50~60 (약 10,000원) 받고 있었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유럽의 한 공항환전소에서도 별도의 커미션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경우 동행이 있으면 모두 모아서 한 번 환전하는 것이 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이다.

 

인천공항환전소 …. USD, EUR, JPY 외의 화폐는 환전하지 말아야

많은 사람들이 공항의 환전소를 편리함만 믿고 이용하고 있다. 은행이라는 가장 공신력이 큰 기관이라는 것만 믿고 환율에 대한 구체적인 계산없이 어디서 해도 거의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환전소는 대부분 출국장은 매도율, 입국장은 매수율만 공개하고 있다. 매도율과 매수율을 함께 공개한 은행은 하나 뿐이었다. 아마 인천공항의 환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굳이 함께 비교하여 밝히고 싶지 않은 것도 이유는 아닌가 생각된다. 환전소 창구직원도 친절은 하지만 실속 있는 환전에 대해서는 안내해주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환전소의 환율이 나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이유를 우리가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우리도 나름대로 손해를 보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 (좌) : 매도율만 공개한 인천공항환전소 안내판
* (우) : 매수율과 매도율을 함께 공개한 안내판
인천공항에서 환전할 화폐는 미국달러, 일본엔화, 유럽연합의 유로화 등 밖에 없을 것 같고 그 외의 화폐는 미국달러로 환전하여 현지에서 다시 환전하는 것이 환전에 따른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외국 공항에서도 최소액만 환전할 것 . . . . .  

공항환전소의 환율이 나쁜 것은 외국도 마찬 가지다. 심한 경우 10%까지도 차이가 난다. 이럴 경우 시내까지 교통비 정도만 환전하고 시내에 들어가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휴일의 경우 개인환전소는 문을 여는 곳이 많지만 은행지점의 경우 문을 닫으니 휴일의 경우는 공항에서 환전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일부 호텔에서도 환전을 해 주지만 환율은 가장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