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항공업계의 양면성 ….. 빠른 양적 팽창, 미흡한 질적 수준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항공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지난 연말 발생한 인도네시아 QZ8501편 추락사고와 이번 설날 기간에 라이온에어가 며칠 씩 지속된 지연운항으로 자카르타공항을 마비시킨 사고 등 운영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양적 성장속도는 세계 최고다.
Medan의 새로운 공항 … KNO Kuala Namu Airport
지난 번 인도네시아 메단을 여행하려고 항공편을 예약하려는데 2013년 여행할 때 이용했던 메단공항(Polonia, MES)의 코드로 검색이 안된다. 메단이 지방도시라 국제선이 없어졌나 했는데 도시이름으로 검색하니 KNO(Kuala Namu)로 나타난다. 그 사이 새로운 공항이 생긴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항공시장이 급성장하는 나라 이다. 메단의 폴로니아공항은 시내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지만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내에서 20km 떨어진 곳에 새로 공항을 지어 2013년 내가 다녀간 직 후에 오픈한 것이다. 메단공항은 인도네시아에서 자카르타, 덴파사(발리섬), 수라바야공항에 이어 네 번째로 승객수가 많은 공항이지만 새로 이전한 KNO 공항은 단숨에 자카르타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공항으로 올라섰다. 국제선보다는 국내선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B747급 대형기종도 이착륙할 수 있는 길이 3750m, 폭 60m급 활주로를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공항열차
사실 승객입장에서는 공항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 꼭 필요한 시설만 있으면 오히려 작은 것이 편리한 공항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교통수단 이다. 폴로니아 구공항은 메단시내에 있어 시내택시로 쉽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공항은 택시를 이용하기에는 거리가 먼 편이다. 다행히 메단의 새로운 공항에는 공항열차가 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공항열차다. 물론 처음부터 신공항건설에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공항터미날과 연계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2000년대 들어 우중판당의 Sultan Hassanudin 공항터미날도 새로 개항했지만 기존의 공항을 사용하여 새로운 부지에 터미날만 새로 지은 것이라 공항철도는 없다. 요즘은 공항이 도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추세라 승객입장에서는 공항교통이 중요한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철도로 공항기차는 좋은 공항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ARS Airport Railink Service …
메단의 Kuala Namu 공항의 공항열차는 ARS(Airport Railink Service)로 불린다. ARS의 공항역은 메인터미날과 붙어 있고 시내는 메단의 중앙역을 이용한다.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자동판매기도 있지만 방법을 터득하려고 잠시 머뭇거리면 어느새 직원이 다가와 도와준다. 편도 요금이 Rp.100,000(약 9,000원)으로 인도네시아 물가로 치면 조금 비싼 편이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교통수단이다.
특이한 것은 논스톱으로 운행되는데 시내에서 공항까지 약 30분 걸리지만 반대로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열차는 약 40분~45분 걸린다. 아직은 단선으로 운행되므로 중간에 교차할 경우 공항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시내로 가는 기차는 중간 역에서 대기하기 때문인것 같다.
광고필름으로 가려진 객실 창문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기차 전체가 광고판으로 래핑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리창문도 예외 없이 광고문구로 코팅되어 있어 유리창을 통해 바깥 구경을 할 수 없다. 현재는 가루다항공의 보잉 B777기 광고로 뒤덮혀 있다.
객실내부는 장거리용이 아니기 때문에 좌석도 그리 럭셔리하지는 않지만 심플한 것이 실용적이다. 좌석은 고정식으로 회전은 되지 않고 객차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우리나라 승객들이 싫어하는 역방향 좌석이 반 이다. 바로 옆에는 가방을 보관하는 넓은 선반이 있다.
메단공항열차 ARS … made in Korea
객실을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기관사가 조종석을 나오면서 눈이 마주쳤다. 차량을 둘러 보고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아주 반가워 하면서 조종실 옆에 붙은 차량제작사 명패를 가리킨다. “Woojin” ! 우리나라 기업임을 알 수 있는데 우리 큰 아이 이름과 같으니 더욱 반갑다. 우진산전이라는 기업에서 제작한 차량이다. 동남아시아를 기차로 여행하면서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등 재벌급 대기업에서 만든 차량은 여러 번 보았지만 중소기업제품이라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낯익은 자카르타공항, 싱가폴공항의 면세점
한편 인도네시아의 관문공항인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의 면세점을 둘러보면 낯익은 브랜드 롯데가 보인다. 싱가폴창이공항에서도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모두 입점해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기업끼리 자존심을 걸고 외국공항의 입찰경쟁에 나서 과도한 입찰금액으로 수익성 보장이 불확실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어쨌든 외국공항을 이용하면서 친숙한 우리 기업의 브랜드를 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