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홍콩첵랍콕공항 회항사건에 이어 대한항공에서도 같은 날 인천공항에서 부정탑승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는 같은 한국인 승객끼리 보딩패스를 바꿔치기 한 것이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방콕행 환승티켓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승객이 캐나다로 밀입국을 목적으로 캐나다행 가는 한국승객의 보딩패스를 돈을 주고 바꿔치기 한 사건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인천공항과 홍콩공항에서 부정탑승객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중앙집중식 보안검색 – centralized security checkpoints … ICN, HKG, NRT 등
공항의 보안검색은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공항(ICN)이나 홍콩첵랍콕공항(HKG), 타이베이타오위안공항(TPE), 도쿄나리타공항(NRT) 등은 법무부 출국수속 직전에 중앙집중식으로 보안검색을 받게 된다. 일단 보안검색을 마치고 법무부출국심사대를 거쳐 출국장으로 나가면 출국장의 모든 공간을 추가 검색 없이 다닐 수 있으며 탑승객 대기실도 탑승구(Gate) 별로 격리되지 않은 개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앙집중식 보안검색방식의 장점은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인적자원의 운영으로 철저한 보안검색이 가능하며 보안검색의 지연에 따른 항공기의 지연출발 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중앙집중식 보안검색방식을 받아도 승객이 예약된 항공편에 탑승하는지의 여부는 게이트에서 검색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지만 관례(?)에 의하면 여권검색을 생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설사 여권검사를 하더라도 이미 엄격한 보안검색을 받았던 승객들이라 직원들이 집중하지 않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아시아나 홍콩공항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것 같다.
탑승구별 보안검색 – individual security checkpoints at gate … SIN, KUL
반면 ICN, HKG, NRT 등이 출국수속의 첫 단계에서 보안검색을 받지만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KUL), 싱가폴창이국제공항(SIN) 등은 출국심사를 거친 후 탑승 직전의 마지막 단계에서 보안검색을 받게 된다. 이런 경우 탑승객 대기실이 오픈되어 있는 인천공항과 달리 탑승게이트 마다 탑승객전용대기실이 있어 대기실로 들어갈 때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
이런 보안검색방식은 탑승구 마다 보안검색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보안검색요원이 많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승객들이 항공편 출발시간에 임박해서 몰리게 되면 보안검색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항공편의 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여권과 보딩패스, 휴대품을 검색한 후에는 모든 승객이 격리된 탑승객대기실에서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항공편 승객과 보딩패스나 휴대품을 교환할 수가 없다.
이중으로 보안검색을 하는 경우 …… 미주노선의 경우
한편 중앙집중식으로 보안검색을 하는 공항도 탑승 직전 게이트 앞에서 한 번 더 보안검색을 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미주노선 등 테러에 민감한 나라로 가능 항공편의 경우다. 인천공항에서도 얼마 전 까지는 미주행 노선의 경우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에 휴대품 검색을 추가로 했지만 요즘은 인천공항의 보안검색수준을 신뢰한다는 의미인지 휴대품검색은 없어진 것 같다.
– 출국장에 들어오기 전에 Security Check를 거치지만 미국행 승객은 게이트에서 다시 한 번 받는다.
보안검색방식 차이 … 승객입장에서의 차이점은
이런 방식은 보안검색위치에 따라 구분되지만 승객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의미에서 구분된다. 출발승객들은 보안검색을 거치게 되면 기내에 오를 때 까지 검색을 받지 않은 외부인들과 접촉하면 안 된다. 따라서 중앙집중식보안검색을 시행하는 공항에서는 출국장이 도착하는 승객들과 격리 되어 공항혼잡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착하는 승객들은 출국장의 면세점이나 식당 등의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탑승구별로 보안검색을 하는 경우는 정반대다. 보안검색이 탑승구 바로 앞에서 기내에 탑승하기 직전에 시행하기 때문에 도착하는 승객도 출국장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즉 SIN, KUL은 아예 도착장과 출국장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공간을 이용하여 도착하는 승객과 출발하는 승객들이 섞이면 공항혼잡도는 높다는 단점은 있지만 도착승객들도 면세점이나 식당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경우는 출국심사대와 입국심사대에서 승객들의 동선이 갈라지게 된다.
위 사진에서 등을 보인 승객들은 도착하여 입국장으로 가는 승객들이며 마주 오는 승객들은 게이트를 찾아 가는 출국승객들이다.
인천공항 허술한 보안검색의 문제점 … 누구 책임일까 ?
보안검색과정에 따른 구분에서 얼핏 보면 중앙집중식보안검색 방식이 출발승객과 도착승객의 동선이 구분되기 때문에 엄격한 방법이 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번에 아시아나홍콩회항사건과 대한항공 부정탑승사건에서 나타나고 있다. 휴대품의 보안검색은 중앙집중식이 훨씬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승객본인의 확인만큼은 게이트 앞에서 실시하는 보안검색이 정확하다. 싱가폴이나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는 보딩패스를 바꿔치기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나는 많은 나라들의 공항을 이용하면서 인천공항의 보안검색이 허술하다는 점을 전에 지적한 적이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탑승할 때 보면 여권을 검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인천공항 뿐만 아니라 타이베이 등 다른 나라의 경우도 여권을 조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항공사마다 다른 것인지 목적지에 따라 다른 것인지 몰라도 항상 여권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최근에는 에어인디아의 경우는 여권검사 뿐만 아니라 게이트 입구에서 휴대품의 보안검색을 했던 기억이 날 뿐이다. 홍콩첵랍콕공항에서 에어인디아로 귀국할 때도 휴대품의 보안검색이 있었다. 에어인디아의 방침인지 출발편과 도착편이 델리항공편이어서 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시아나항공 홍콩회항 다음날 …… 타이베이공항도 여권조사 안해
지난 일요일에도 타이항공을 이용하여 타이베이를 다녀왔지만 보딩패스만 검사하고 여권은 검사하지 않았다. 이틀 전 타이베이공항에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전날 타이베이 TV에서도 이 사실이 뉴스를 통해 알려졌지만 타이베이공항에서 탑승할 때 여권검사는 하지 않았다. 그 비행기는 방콕에서 출발하여 타이베이를 경유하여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이었는데 환승객도 TRANSIT이라고 적힌 환승카드로 탑승할 수 있었고 타이베이 출발승객도 보딩패스만 검사하였다.
탑승구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여권검사 … 의무조항으로 규정해야
어제 대한항공은 “밀입국 주선 단체가 인천공항 일부 노선은 탑승구 앞 여권·탑승권을 대조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저지른 범죄”라며 “여권 탑승권 대조 검사는 해당 국가에서 요청할 경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악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권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일까 ?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를 바꿔 탄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년 전에도 사할린으로 가야할 승객이 방콕행 타이항공에 올랐던 일도 있었다. 이는 보딩패스도 조회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재 게이트에서 탑승객의 여권조사가 항공사의 재량이라면 인천공항 만이라도 항공사가 의무적으로 보딩패스와 여권조사를 함께 하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인 편의에 의해 보딩패스를 바꿔치기 하는 정도는 몰라도 만약에 마약밀수나 테러리스트들이 보딩패스를 바꿔치기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