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는 요금체계가 단일 항공편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환승요금이나 환승절차가 없었다. 국제선의 경우 중간 체류가 아닌 단순 환승의 경우는 일단 경유지에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다시 연결 항공편의 탑승수속과 출국수속을 밟아야하며 국내선의 경우도 수하물이 있으면 찾은 다음 다시 연결 항공편의 탑승수속을 해야 한다.
지금은 에어아시아가 워낙 규모가 커져 환승객 수요가 많아 쿠알라룸푸르 제2공항(KLIA2)이 오픈하면서 환승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일반항공사와의 환승수속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싱가폴 소속의 중거리 노선을 취항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인 Scoot 항공도 싱가폴 창이공항에 환승데스크를 개설했다. 창이공항의 Scoot 환승데스크에서는 Scoot항공과 같은 계열사인 싱가폴항공, 실크에어, 타이거에어 등의 파트너항공사의 연결편에 한해서 환승수속을 할 수 있다고 한다.
- 싱가폴소속 저비용항공사 Tigerair A320
- 싱가폴소속 저비용항공사 Scoot B787-9 Dreamliner
지난 주 쿠알라룸푸르에서 방콕으로 가는 길에 쿠알라룸푸르-싱가폴(Tiger), 싱가폴-방콕(Scoot) 연결편을 이용하였다. 두 구간 워낙 낮은 단계의 요금으로 예약을 해서 쿠알라룸푸르-방콕 요금 보다 낮아서 환승시간과 우회하는 시간을 감안해도 유리한 조건이었다. 환승시간이 약 3시간 정도지만 싱가폴공항은 옥외 전망대, 무료영화관, 사이버 오락시설, 실내 공원 및 연못, 백화점과 같은 쇼핑몰, 다양한 식당 등 환승시간이 무료하지 않게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좋다.
- 싱가폴창이공항제2터미날의 Scoot 환승안내
타이거항공으로 싱가폴 창이공항에 도착하여 예전에 눈여겨 보았던 Scoot항공 환승창구를 찾았다. 안내판을 보면 Tiger항공과 Scoot항공을 이용하는 승객한테 적용되는 환승창구였다. 그런데 Scoot 환승창구는 유료라고 한다. 싱가폴달러로 SGD.20, 약 19,000원 이다. 나는 이미 이 항공편은 Web check-in을 해서 보딩패스만 출력하면 되는 상태인데 에어아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는 self-check-in과 web-check-in 전용창구가 있지만 Scoot항공은 self-check-in 무인탑승수속대도 없다.
아무리 저비용항공사들이 부대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도 환승수속을 하는데 추가로 돈을 내야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환승수속은 포기하고 입국수속을 밟은 후 Scoot 탑승데스크로 찾아 갔다. Scoot 탑승데스크에는 한가하여 직원들이 잡담을 나누고 있다. 이번에는 탑승수속을 하려니 아직 시간이 안되었다며 지금 탑승수속을 하려면 또 추가요금(Early check-in fee)를 내야한다고 한다. 나는 이미 web-check-in을 해서 보딩패스만 받으면 되는데 이럴 거면 web-check-in 시스템은 뭐하러 만들었냐며 핀잔을 주자 web-check-in 한 승객은 보딩패스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싱가폴 창이공항은 출입국수속이 빠른 편이다. 다행히 Tiger항공과 Scoot항공 모두 제2터미날을 사용하고 있어서 입국수속을 하고 다시 출국수속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분. 20분간 발품하고 19,000원을 번 셈이다. 물론 환승시간에 쫓기는 승객이라면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환승수속비를 부담하더라도 환승데스크를 이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돈을 내기 싫으면 환승데스크가 없는셈 치고 이용하지 않으면 될 뿐, 그래도 시간에 쫓기는 승객들의 경우 돈을 내더라도 환승데스크를 이용해야만 되니 없는 것 보다 낫다고 해야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