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에서 올라오면서 새로운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RS)을 이용했다. 기내서비스 등 특별히 차이가 없는 저비용항공사 이지만 그래도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는 어떻게 꾸몄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일찌기 RS를 예약했다. 에어서울 제주-김포 항공편을 예약할 때 좌석 배치도를 보니 앞 부분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이 도표에 나타나 있지만 인터넷으로는 오픈되지 않고 막혀있다. 말레이지아의 저비용항공사인 Malindo Air도 저비용항공사이면서 비즈니스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 부산 노선에 들어오는 AirAsia X, Thai AirAsia X도 비즈니스클래스가 있다.
에어서울 . . . 에어부산에 이은 아시아나항공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 자회사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세운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다. 첫 번째인 에어부산은 부산을 중심으로 노선을 갖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서울을 중심으로 국제선에 진출하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 에어서울을 새로 세운 것이다. 원래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LCC와 경쟁하고 있는 국제선에 아시아나항공을 대신하여 취항할 목적으로 세웠지만 아직 국제선취항에 필요한 절차가 남아 지난 7월11일 부터 우선 김포-제주 노선 부터 취항을 시작하였다.
새로 등장한 에어서울의 기체를 촬영하러 보안검색을 마친 후 게이트로 내려가지 않고 검안검색대 앞의 전망창 앞에서 에어서울의 제주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어서울의 제주공항 도착예정 시간에 아시아나항공기가 착륙해서 계류장으로 들어 오는 모습이 보인다.
임시 도장한 에어서울 제1호기 . . . 아시아나항공이 사용하던 A321, HL8255
이 시간대에 아시아나항공기의 도착편은 없다. 물론 항공기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데 아시아나항공 A321기의 도장에 희미한 푸른 글씨가 보인다. 줌렌즈로 당겨 보니 AIR SEOUL 이다. 에어서울이 새 항공기를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서 사용하던 A321기를 세 대 넘겨 받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에어서울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아직도 도장을 새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에는 에어서울 탑승카운터는 없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함께 처리 한다. 인터넷예약에서도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카운터를 이용하라고 안내가 나온다. 게이트 앞 전광판에는 OZ9584와 RS9584가 번갈아 나온다. 이 항공편은 에어서울의 항공편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코드쉐어항공편이다. 에어서울이 하루 네 편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한다고 해서 김포-제주 노선의 항공편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에어서울의 제주-김포 항공편은 모두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던 항공편을 그대로 승계한 것 같다. 기체 도장도 아시아나항공 그대로에 기체 한 부분에 AIR SEOUL 이라고 적힌 것 외에는 달라진 것 없다. 그나마 강렬한 빨간 색의 ASIANA AIRLINES 글자에 비해 희미한 푸른 빛의 AIR SEOUL은 눈에 띄지 않는다.
에어서울 승무원 . . . 두발 자유화 !
에어서울 제1호기(HL8255)는 아시아나항공이 2012년 도입한 A321기. 기령이 5년이 못 된 비교적 새 기체다. 에어서울은 우선 이 기체 하나로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네 편 운항하고 있다. 탑승구 앞에서 밝은 미소로 인사하는 승무원은 에어서울이 채택한 새로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은 아시아나항공 전형적인 두발이 아니라 뒤로 긴 머리를 내리거나 전형적인 대한항공 승무원의 헤어스타일인 숏커트도 하고 있다. 에어서울 승무원한테 두발의 자유가 생겼는가 ?
AVOD 갖춘 좌석 . . . . . . 9월 객실개조 후의 모습은 ?
객실 내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사용하던 그대로 비즈니스클래스 12석, 일반석 159석 등 모두 171석 이다. 좌석마다 AVOD 시스템을 갖추었다. 미리 살펴본 에어서울의 자료에서는 에어서울은 국내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일반석 195석으로 꾸민다고 했는데 아직 객실 내부는 개조하지 못한 것 같다. 객실 길이가 27.5m인 A320기를 사용하는 일본 및 동남아시아의 저비용항공사를 보면 180석이 기본인데 그 보다 객실 길이가 훨씬 긴34.4m의 A321기를 195석으로 꾸민다는 것은 일단 180석의 A320기에 비해 좌석은 약간 넓은 편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객실을 개조해도 좌석마다 AVOD 시스템을 갖출지도 궁금하다. 말레이지아의 Malinodo Air는 저비용항공사이면서도 좌석이 일반 항공사와 같은 32인치를 유지하고 좌석 마다 AVOD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좌석에 주머니에는 기내잡지는 없다. 긴급상황시 대비한 안내도에는 AIR SEOUL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위생봉투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이 적힌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기내서비스도 아직은 아시아나항공 그대로다 탑승구에 일간지를 준비한 것도 그렇고, 기내 음료서비스에 뜨거운 커피도 제공하는 것도 저비용항공사에는 없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제공하는 수준이다.
별건 아니지만, 다소 실망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새로 탄생한 저비용항공사를 시승한다는 기분으로 에어서울을 선택했지만, 아직은 아시아나항공 그대로다. 물론 아직 좌석을 개조하지 않았으니 좌석이 넓었고 기내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는 좋은 점도 있었다.
- (위) 아시아나항공 A321, HL8255, 에어서울 1호기의 아시아나항공시절 모습, 2015년, 인천국제공항
- (가운데) 에어서울 A321, HL8255, AIR SEOUL 도장이 임시로 추가된 모습, 2016년7월20일 제주공항.
- (아래)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A321기.
서둔 듯한 에어서울 ! . . . 미처 준비가 안 된 에어서울의 출발 ?
그러면 왜 아시아나항공은 미처 준비를 갖추기 전에 무리해서 에어서울을 출항시켰나 ? 내가 에어서울을 선택한 것도 에어서울 홈페이지가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간대와 요금을 선택하다 보니 에어서울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직 에어서울은 홈페이지도 갖추지 않고 있다. 에어서울이 작년에 설입인가가 났으니 기체도장이나 객실개조 등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을텐데 왜 이런 편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까 ? 이렇게 할 바에 차라리 모든 준비를 갖출 때 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으로 운항하면 안 될 이유라고 있었을까 ?
아마 승객수요가 많은 여름휴가철에 기체 도장이나 객실개조를 위해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에어서울의 출범을 늦추고 9월 예정된 도장 및 객실개조를 마찬 다음에 출범해도 되지 않았을까 ?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하듯 새로운 항공사의 새로운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에어서울의 출발점 부터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journeyman
2016년 7월 21일 at 11:40 오후
에어서울 말로만 들었었는데 이렇게 직접 설명해주시니 더 이해가 쉽네요.
원장님 덕분에 또 하나의 지식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drkimdj
2016년 7월 22일 at 12:36 오전
솔직히 아쉬웠어요. 이렇게 졸속으로 시작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 . .
대부분 승객은 이 항공편이 에어서울이라는 것도 모르고 아시아나항공이라고만 생각하는듯 했답니다.
여름 휴가철이라 승무원 유니폼이 바뀐 것 정도로 생각하고 . . .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