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거리에 나돌아 다닐 기회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TV를 별로 보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도 아직도 크리스마스 캐롤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처음 들은지 무려 반 백년, 58년이 넘은 로버트쇼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소개한다.
6.25 전쟁이 끝난 직 후, 아버지는 동두천에 주둔했던 미군7사단의 대민진료소에 근무하셨다. 그때는 Stereo LP 판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때인데 음악을 좋아하는 미국군의관들한테 턴테이블이 달린 일제 National Stereo 세트와 귀중한 음반을 선물받은 것이 30장 정도 된다.
그중 하나가 Robert Shaw 합창단이 부른 크리스마스캐롤 음반이다. 이 연주는 스터레오 레코드음반의 초기시절인 1958년 출간된 것으로 Living Stereo 마크와 주인을 잃어버린 개 His Master’s Voice가 상징 이었던 RCA 음반에 실린 크리스마스캐롤이다. 로버트쇼 합창단은 합창지휘자 로버트쇼가 만든 무반주연주로 유명한 합창단이다.
스크래치 잡음 . . . 마치 모닥불 타는 소리같아
이 합창단이 부른 ‘거룩한 밤, 고요한 밤’ 2절의 편곡은 그 어느 연주보다도 아름답게 들린다. 비록59년이 된 낡은 음반이고 어릴 때 내가 장난감같이 가지고 놀아 스크래치가 많다. 나중에 커서 아버지한테 왜 철없었던 내가 귀한 LP판을 가지고 노는 것을 말리지 않으셨냐고 물으니 아버님의 대답은 내가 음악을 가까이 하는 것이 LP판 부다 더 가치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아닌게 아니라 내가 클래식음악을 가까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 스테레오전축을 가지고 놀았던 덕분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수정같이 투명한 CD, DVD의 잡음 없는 음악을 오래 듣다 보니 이젠 LP 판의 잡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찍~찍~ 거리는 잡음이 영하의 날씨에 장작불 피워 놓고 듣는 셈치면 더욱 운치 있게 들린다.
애매한 저작권보호 때문에 전곡을 들려 주지 못하지만 You tube에 올라온 Robert Shaw Chorale이 부른 캐롤을 일부 소개한다.
journeyman
2016년 12월 20일 at 5:27 오후
캐럴이 들리지 않으니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덜한 게 사실입니다.
흔히들 나이 들어서 그런가 생각하게 되지만 이는 거리에서 캐럴이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이는 저작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매장에서 유명 캐럴을 틀게 되면 고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때문에 아예 캐럴을 틀지 않게 된 거지요.
일례로 머라이어 캐리는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라는 노래 하나로 매년 수백억의 수입을 올린다고 합니다.
저도 그래서 몇년 전부터는 12월에 들어서면 일부러 캐럴을 틀어두곤 합니다.
그랬더니 비로소 성탄 분위기가 생기더군요.
올려주신 캐럴도 조용히 음미해봐야겠습니다.
drkimdj
2016년 12월 20일 at 5:33 오후
그렇군요. 거리의 음악이 사라진 것은 어떤 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방송에서는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군요.
제가 올린 음원은 58년이 지난 건데 아직도 저작권이 있나요 ?
데레사
2016년 12월 21일 at 1:07 오전
이맘때의 거리에는 캐럴이 들려야 되는데
요새는 들어본지가 까마득 하네요.
여기서 잘 듣습니다.
김 동주
2016년 12월 21일 at 1:03 오후
여기에 소개한 캐롤은 큰 따님 보다 무려 8년 오래된 곡들입니다.
제가 돌아가신 아버님께 물려 받았던 1950년대 후반에 나온 음반 중의 하나이지요.
깨끗하지만 차갑게 느겨지는 CD음 보다 비닐음반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소 잡음이 있지만 아주 정감이 가지요.
가족들과 즐거운 성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