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반도 기차종단여행 (3) – 방콕 당일치기 기차여행

방콕을 중심으로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기차코스가 몇 곳이 있다.  1950년대의 명화 ‘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한 칸차나부리 Kanchanaburi와 원숭이가 시내 한 복판을 다니는 원숭이마을 롭뿌리 Lopuri, 그리고 아유타야왕국의 유적도시 Ayutthaya 등이 있다. 한편 시장 한 복판을 달리는 기차로 유명한 매클롱 Maeklong 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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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차나부리의 콰이강의 다리와 왐포목제고가철교 Wampo Viaduct

 

콰이강의 다리 . . . Kanchanaburi

‘콰이강의 다리 (The Bridge on the River Kwai)’는 60년 전에 만들어진 전쟁영화이지만 지금도 명절 연휴에 TV에 방영될 정도로 장수하고 있는 명화이자 60세 이상의 세대에서는 추억의 명화다. 이 영화의 무대가 된  콰이강의 다리는 지금도 전세계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콰이강의 다리가 있는 칸차나부리는 방콕에서 버스나 기차로 2~3 시간 걸린다. 칸차나부리행 기차가 출발하는 역은 중앙역에 해당하는 Hualampong 역이 아니라 강 건너 편에 있는 Thonburi 역이다. 오전 7시50분, 오후 13시55분 출발하며 약 2시간30분 걸린다. 객차는 3등 완행에 해당하는 보통열차로 에어컨이 없지만 차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다. 당연히 요금은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싼 편이다. 기차는 칸차나부리를 지나 7~8분 후에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모델이 된 콰이강의 다리 바로 앞에도 정차한다.

콰이강의 다리 주변에는 당시 연합군 포로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쟁박물관 JEATH이 있으며 칸차나부리 시내에는  제2차세계대전 때 희생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의 연합군 묘지도 있다. JEATH라는 이름은 전쟁당사국인 Japan, Eangland, Australia, America, Thailand, Holland에서 따온 것이다. JEATH 박물관에 전시된 당시의 사진 설명 중에 ‘PAP’ 이란 단어가 나온다. 당시 포로들이 쌀밥을 짓는 사진인데 아마 당시 간수 중에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되었던 우리나라 사람이 있었을 것이란 것을 추측할 수 있어 마음이 무거워 진다. 이들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왔던 것 뿐이지만 연합군측에서는 일본군의 신분이었기에 전쟁 후 전범취급을 받는 등 2중으로 희생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불우한 사람들이다.

칸차나부리에서 방콕으로 돌아오는 기차는 오후2시48분이 마지막 이지만 방콕에서 아침 7시50분 기차를 이용하면 아쉬운대로 콰이강의 다리와 칸차나부리 전쟁박물관, 연합군묘지 등 제2차 세계대전의 현장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일제가 버마침공을 위해 세운 Nam tok 까지 다녀올 수 있다. 주로 평지를 달려온 방콕-칸차나부리 노선과 달리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 남톡역 까지는 밀림을 뚫고 지나 또 다른 경치가 펼쳐진다. 그중 압권은 Thamkrasae역 부근의 Wampo Viaduct로 강을 낀 절벽을 따라 다리로 연결된 구간으로 전쟁포로들이 밀림에서 벌채한 나무로 지은 다리이다. Namtok을 다녀올 경우 칸차나부리에서 1박을 하거나 칸차나부리에서 버스나 미니밴으로 방콕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실제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주말에만 운행되는 콰이강의 다리 특별관광열차도 있다고 한다. 이 관광열차는 콰이강의 다리와 칸차나부리 연합군묘지 등을 둘러 볼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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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chanaburi 시내의 JEATH전쟁박물관과 연합군묘지 모습

 

태국의 고도 Ayutthaya와 Lopuri 마을 

태국에서 가장 기차운행편수가 많은 방콕-치앙마이 노선에 있는 Ayutthaya (방콕에서 71km, 1시간20분)와 Lopuri (방콕에서 133km, 2시간)도 한데 묶어 방콕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Ayutthaya는 옛 아유타야왕국의 수도였던 유적지 이며, Lopuri는 우리나라 TV에도 방영된 적이 있는 원숭이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롭푸리의 원숭이들은 특정한 장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사람들처럼 시내를 활보하기 때문이다. 원숭이들은 거리와 전깃줄을 타고 자유롭게 다니는데 때로는 감전사고도 발생하여 원숭이전문병원도 있다고 한다. 롭푸리의거리의 상가와 집들을 보면 모두 창문이 촘촘한 철창이 있다.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원숭이들이 집안으로 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롭푸리에서 원숭이를 보려면 롭푸리 역에서 가까운 크메르 사원인 쁘랑삼욧 사원(Prang Sam Yot)까지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Lopuri는 10월- 1월에는 해바라기축제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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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아유타야왕국의 수도였던 유적도시 아유타야

Ayutthaya, Lopuri를 잇는 기차는 방콕 화람퐁역에서 에어컨 2등 지정석으로 운영되는 오전 8시30분발 디젤특급기차가 있으며 객실에서 간단한 스낵도 제공된다. Lopuri, Ayyuthaya는 방콕에서 인기가 높은 관광지이기 때문에 에어컨 2등석좌석이 매진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예약이 필요없는 오전 7시 기차의 3등 객실을 이용해도 좋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계속 여행하는 경우 방콕에서 낮 기차로 아유타야와 롭푸리를 둘러 보고 아유타야에서 19:42, 롭푸리에서 20:45에 통과하는 방콕발 치앙마이행 야간특급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롭푸리에서 아야타야를 경유하여 방콕으로 돌아오는 기차는 2등석 에어컨 객차로 운행되는 치앙마이발 방콕행 디젤특급이 롭푸리에서 오후 5시28분, 아유타야 오후6시6분 정차하며, 방콕에는 오후 7시25분 도착한다. 기차시간이 맞지 않으면 방콕으로 돌아오는 교통편은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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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마을로 유명한 롭뿌리

 

Market Train 으로 알려진 Maekhlong선

방콕에서 Market Train이라 불리는 MaeKhlong 노선도 흥미있는 곳이다. 이곳은 기차노선 자체 보다는 종점인 Mae Khlong역의 진입노선이 시장 한 복판을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벌어지는 진풍경으로 유명한 곳 이다. 철길은 기차가 다니지 않을 때는 시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도보로도 사용되고 상점의 좌판이 철길 바로 가까이까지 펼쳐져 있다. 상인들은 기차가 들어올 때 빨리 좌판을 철거하기 위해 철길과 직각으로 좌판이동용 레일을 깔고 있다.  시장에 기차 기적소리가 들리면 좌판을 옮기는 상인들 못지 않게 바쁜 사람들은 구경꾼 들이다. 매클롱역에서 기차가 출발하며 경적을 울리면 재빨리 상인들은 ‘십계’영화에서 홍해가 갈라지듯 재래식 시장에 드리워진 천막이 양쪽으로 벌어지며 철길이 나타나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가관이다. 다양한 카메라를 손에 든 구경꾼들의 자리다툼도 치열하고 때로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철로변 가게에서 뭔 가를 사 주고 상점에서 기차가 지나는 광경을 지켜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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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클롱으로 가는 과정. 방콕 Wong Wian Yai역, Mahachai 선착장, Ban Laem역, 기차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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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ekhlong역 시장길 모습, 기차가 지나가면 철길은 장보러 나온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된다.

 

 

방콕에서 기차로 Mae Khlong으로 가는 길은 조금 복잡해 보인다. 우선 방콕시내의 강 건너 편에 있는 Wong Wian Yai 역에서 매시 30분 출발하는 아침 기차로 Mahachai 까지 간다. 약 1시간 걸리는 이 노선의 요금은 방콕 지하철이나 BTS 스카이트레인 보다 싼 단 돈 10바트(약350원).  Mahachai 역에서 기차를 내리면 바로 앞에 있는 Tha Chin강을 페리로 건너 Ban Laem 역으로 간다. 페리 부둣가에서 Ban Laem역까지는 조금 걸어 가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기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Ban Laem역에서 목적지인 Mae Khlong행 기차는 07:30, 10:10, 13:30, 16:40 하루 네 차례 있으며 약 1시간 걸린다. 요금은 역시 단돈 10바트. 태국의 기차여행이 매력이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거의 공짜와 다름없는 싼 요금 이다.

반딧불 수상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암파와도 매클롱에서 멀지 않다. 매클롱의 철도를 낀 시장을 둘러 보고 암파와로 이동하여 수상시장을 둘러 보는 것도 좋다. 암파와에서는 기차는 없지만 방콕시내 빅토리탑 부근의 롯뚜터미날로 가는 미니밴도 있어서 이를 이용하면 된다.

태국의 기차는 특급이라고 해도 평균시속이 60km/h 정도에 그치고 운행 편수도 많지는 않아 당일치기 여행에 왕복여행을 하기에는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 소개된 곳은 Lopuri, Ayutthaya를 제외하고는 모두 예약이 필요없는 3등칸 일반열차가 운행된다. Lopuri와 Ayutthaya를 조금 편하고 빠르게 다녀오려면 2등 에어컨 좌석을 예약해야 하는데 태국 철도청(http://www.railway.co.th)으로 직접 예약이 가능하며 승차권을 직접 인쇄하면 좋다.

그러나 위에 소개한 도시들은 기차 외에도 시외버스나 미니밴 등 다른 교통수단도 많아 편도는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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