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기는 몇 대나 되나 ?
chobl-P-618-Air-Force-Un-by-

* 평양순안공항에 정비중인 김정은 전용기, 2014년 9월 추정 (저작권 공개 허용된 사진, 작가 Raymond Cunningham)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곧 열릴것 같다. 이미 장소는 베트남의 다낭으로 결정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편 김정은 전용기가 처음 등장한지 벌써 5년 째 접어들지만 김정은 전용기의 정확한 기체정보는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모든 항공기는 등록번호를 기체에 표시하고 있는데 김정은 전용기에는 이런 표시가 없고 북한이 별도의 기체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 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기의 경우 동체 뒷 부분이나 수직꼬리날개에 HL7720, HL7700 등의 HL로 시작되는 네 자리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이런 것이 우리나라 국적항공기의 고유 등록번호다.

chobl-tail-no-KE-OZ

* 항공기 고유등록번호 (왼쪽) 대한항공 HL7720,  (오른쪽) 아시아나항공 HL7700 

일반적으로 국가원수가 사용하는 전용기에도 기체고유번호가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전용기 B747-400기는 대한항공이 사용하던 시절에는 HL7465라는 등록번호가 있었지만 정부가 장기 임차한 후에는 10001로 바뀌었고 미국대통령전용기도 28000, 29000 등의 번호가 있지만 김정은 전용기는 기체등록번호에 관한 아무런 표기가 없어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정보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chobl-tail-no-P-618

* 북한이 보유한 IL-62M기가 전용기로 개조되기 전 (왼쪽)과 전용기로 개조된 후의 모습(오른쪽)

그러나 북한이 보유한 IL-62M 중 P-618기는 수직꼬리 날개에 등록번호가 있었지만 김정은 전용기로 개조되면서 기체등록번호를 표기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9일,  참매2호의 등장 . . . . . .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 ?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혼선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일행이 김정은 전용기를 타고 왔는데 북한이 이 기체를 ‘참매2호’로 부르면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북한이 ‘참매2호’라고 지칭한 김여정 일행이 타고 온 김정은 전용기는 2014년10월 황병서 일행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타고 왔던 김정은 전용기와 도장이 약간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참매1호’와 ‘참매2호’가 다른 기체라는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P-883-IL-62M-built-1985.08-history-2014.10-gov-AirForceUn-인천공항-경인일보

* 2014년10월 황병서 일행이 타고 온 김정은 전용기의 모습, 인천공항. (출처 : 경인일보)

P-883-IL-62M-built-1985.08-history-2014.10-gov-AirForceUn-인천공항-bluehouse

* 2018년 2월 김여정 일행이 타고온 김정은 전용기의 모습, 인천공항 (출처 :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러나 북한이 공개한 다른 사진을 보면 김정은 전용기는 이미 기체도장이 일부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선을 보인 김정은 전용기는 동체 하부에 회색 칠을 하였지만 북한이 공개한 2015년 7월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사진을 보면 이미 그때 동체 하부의 회색 칠 대신에 동체 중간에 굵기가 다른 두 줄의 띠가 칠해진 모습이었다. 이 모습은 김여정 일행이 타고 온 ‘참매2호’와 같은 것으로 기체도장이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해서 다른 기체라는 주장을 못 박는 것은 아닐 것 같다.

 

2018년 5월 8일, 대련공항에 나타난 김정은 전용기 . . . . . . 국무위원장 휘장의 등장 

김정은 전용기가 한반도 영공 밖에 모습을 보인 것은 2018년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나러 대련에 왔을 때다.  이때 김정은 전용기의 도장에 또 다른 변화가 있었다. 김정은 전용기의 출입문 옆에는 전에는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인공기 대신에 김정은의 공식직함인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 있었다. 다분히 미국대통령전용기 Air Force One의 독수리휘장을 의식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김정은 전용기가 대련공항에 착륙하기 앞 서 북한의 수송기 IL-76D가 김정은 전용차를 싣고 미리 착륙하여 김정은의 대련방문이 북미정상회담을 대비한 것이라는 설도 나왔다.

predidential-seal-NK-US.png

* (왼쪽) 국무위원장 휘장 (오른쪽) 미국대통령 독수리 휘장

 

chobl-DPRK-Air-Force-Un-2-types

* 김정은 전용기의 2가지 도장 –  (좌) 2015년 7월 원산갈마공항, (우) 2018년5월 중국 대련 방문

한편 김정은 전용기가 대련공항 상공을 비행할 때 항공사진 작가들이 촬영하여 공개한 사진들 중에서 jetphotos.net에 올려진 사진의 기체정보에는 P-618기라고 되었지만 airliners.net에 올려진 사진에는 기체번호가 P-882로 되어 있다.  P-618기는 김정은 전용기로 알려진 P-883기의 예전 기체등록번호로 김정은 전용기가 한 대라는 주장이고 airliners.net에 사진을 올린 항공사진 작가는 기존의 김정은 전용기와 또 다른 전용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항공사진 작가들 마저 기체등록정보가 다른 것은 김정은 전용기에는 기체번호가 보이지 않기 때문 이다.

 

2018년 6월10일, 싱가폴 창이공항에 나타난 김정은 전용기 . . . . .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에 인공기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혼선은 싱가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계속 된다. 회담 당일 오전에는 평양에서 이륙한 Air China의 B747-400기 (등록번호 B-2447) CA122편이 베이징 상공에서 기수를 꺽어 CA61편으로 편명을 변경하여 싱가폴을 향해 비행 중이라는 속보가 전해졌고 그 뒤를 이어 김정은 전용기로 보이는 IL-62M기가 싱가폴을 향해 비행중이라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일부 매체에서는 flightradar24.com의 정보를 근거로 IL-62M기는 P-885 라고 밝혔는데 P-885는 북한의 고려항공이 보유한 두 대의 IL-62M기(P-881, P-885) 중의 한 대다. 이때만 해도 김정은이 Air China의 B747-400기에 탑승했는지 아니면 IL-62M에 탑승했는지는 확인이 안 되었고 Air China의 B-2447기가 싱가폴창이공항에 도착해서야 김정은이 중국이 제공한 B-2447기에 탑승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편 중국이 제공한 B-2447기에 이어 IL-62M기가 싱가폴 창이공항 상공에 모습을 보이자 IL-62M기는 김정은 전용기로 김여정과 다른 수행원들이 탑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저녁 모든 언론은 김정은 전용기가 김여정 일행을 태우고 싱가폴창이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지만 싱가폴창이공항에 착륙한 김정은 전용기를 보면 불과 한 달 전 대련공항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 예전의 전용기 모습인 인공기가 그려진 것이었다.

김정은 전용기에 인공기 대신에 국무위원장 휘장이 등장한 것은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이를 일부러 지우고 다시 인공기로 대체할 이유는 없어서 싱가폴에 등장한 김정은 전용기가 정말 김정은이 대련공항에 타고 온 참매1호와 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올만 한 상황이었다.

 

2018년 6월20일 베이징에 나타난 김정은 전용기 . . . . . .국무위원장 휘장의 재등장 

싱가폴북미정상회담에서 돌아온지 일주일 뒤 김정은은 다시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시진핑을 찾아 갔다. 이때 모습을 보인 김정은 전용기에는 다시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동안 2018년 2월 인천공항을 시작으로 대련과 싱가폴, 베이징 공항에서 차례로 모습을 나타낸 김정은 전용기는 두 가지 도장이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동체에 새겨진 ‘조선인민민주주의’ 국호와 수직꼬리 날개에 그려진 최고 권위를 상징한다는 왕별은 같지만 단지 동체 출입문 옆에 대련과 베이징에서 김정은이 직접 탑승하고 나타날 때는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 있었고, 김여정이 이용했던 인천공항과 싱가폴창이공항에서는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에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다.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라면 ?

김정은 전용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 기체가 북한 정부소속의 P-618기를 개조한 것이라는 설에는 이견이 없었다. 러시아항공기 전문사이트 russianplanes.net에 의하면 북한의 고려항공은 1979년 부터 1989년 사이에 IL-62M기를 모두 다섯 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중 1981년에 도입한 IL-62M 한 대는 1983년 아프리카에서 추락했으며, 1993년에는 1985년 도입한 등록번호 P-618기와 1989년 도입한 P-882기 두 대를 북한 정부비행대 소속으로 바꿔 북한 고위층 인사들이사용하였으나 김일성과 김정은은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을 꺼려 국가원수용으로 따로 지정하지는 않은것 같다.

북한에 국가원수용 전용기가 등장한 것은 김정은이 집권한 후다. 어릴 때 스위스에 유학하여 항공편 이용에 익숙한 김정은은 집권하자 북한정부 소속의 IL-62M기 중 P-618기를 전용기로 개조하여 2014년 5월 북한 공군의 한 행사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당시 김정은은 평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공군기지에서 개최된 행사에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참석했는데 이는 성남공항에서 개최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간 셈이니 어지간히 전용기를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russianplanes.net에 소개된 바에 의하면 북한이 2013년에 쿠바에서 쿠바항공이 사용하다 2012년 퇴역시킨 김정은 전용기와 같은 기종인 IL-62M기를 도입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기종이 1995년 단종 되어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김정은 전용기의 부품 공급을 위해 도입하였다는 설명이 눈길을 끈다.

 

참매2호의 정체는 ? 

그러면 만일 북한이 김정은 전용기를 한 대 더 개조하였다면 어느 기종일까 하는 문제가 관심거리로 떠 오른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IL-62M기종의 상황이 새로운 전용기로 개조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 이다. 우선 김정은이 사용하는 전용기에는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 있는 참매1호 이라면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 인공기가 그려져 있는 전용기는 북한의 고위층이 사용하는 ‘참매2호’로 볼 수 있다.  실제 2018년 2월 김여정과 김영남 일행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을 때 타고 온 기체를 참매2호로 불렀다.  그렇다면 싱가폴에 김여정이 타고 온 전용기도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 예전에 사용하였던인공기가 그려진 참매2호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싱가폴정상회담 때는 북한이 ‘참매2호’를 보냈다는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첫번 째 후보 . . . 북한정부 소속 P-882기 

그렇다면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라는 전제로 두 번째 전용기는 어느 것인지 북한이 보유한 다른 IL-62M기종의 현황을 살펴서 역추적해 본다.

우선 참매2호로 가장 먼저 떠 올릴 수 있는 것은 북한정부소속인 또 하나의 IL-62M기인 P-882 이다. P-882기는 1989년에 도입하여 북한이 보유한 IL-62M기 중에서 가장 나중에 도입한 기체다.  김정은 전용기가 행동반경을 중국과 싱가폴로 넓히자 이들 지역의 항공사진 매니아들이 촬영한 김정은 전용기를 일부 작가들은 기체정보를 P-618, 일부는 P-882로 소개했다. P-618로 소개한 것은 김정은 전용기가 한 대 뿐이라고 믿는 것이고  P-882라고 한 것은북한종부 소속의 IL-62M기가 그것 한 대 뿐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chobl-IL-62M-airworthness

* 감항증명을 받지 못한 IL-62M기 리스트 (자료출처 : Ilyushin사 홈페이지)

한편 IL-62M기의 제작사인 러시아의 일류신(Ilyushin)사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P-882기는 항공기의 운항에 필요한 안전검사인 감항증명(Airworthness)이 2013년 9월에 만기된 상태로 새로 갱신하지 않은 상태이며 russianplanes.net의 자료에 의하면 북한정부는 이 기체는  2015년 9월 이후 운항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체재가 국제적인 관례가 통하지 않는 사회라 감항증명이 없어도 북한 영공에서는 제멋대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항공기의 안전검사를 받지 않고 국가의 고위층이 외국순방에 사용하는 전용기로 개조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믿어진다.

chobl-P-882-reg

* russianplanes.net에 소개된 P-882기의 현황 (원본 러시아어를 구글번역기로 번역한 것)

 

두 번째 후보 . . . . . . 고려항공 IL-62M기  

만일 P-882기가 감항증명도 없는 상태로 기체상태가 부실하여 전용기로 개조할 수 없었다면 나머지 대상은 고려항공이 보유한 두 대의 IL-62M 중의 하나가 된다. 고려항공의 IL-62M 두 대는 중국에서 조차 안전문제로 중국영공내로 비행이 금지되어 국제선에서 퇴역한 상태지만 모스크바공항과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근근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북한이 러시아와 인적교류에 이들 기체를 사용하는 것 같다.  실제로 2015년 8월 말 모스크바에서 북한의 공훈국가합창단과 청봉악단의 공연이 있었는데 이때 고려항공의 P-885기와 고려항공 표기를 지워 북한정부소속으로 변경된 것으로 믿어지는 P-881기 등 두 대의 IL-62M기가 모스크바공항에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아래 두 사진)

chobl-SVO-P-881-P-885-2015.05+

chobl-SVO-P-881-P-885-2015.05

* 2015년 8월말 모스크바공항에 나란히 서 있는 P-881, P-885  (작가 by Wolf)

원본사진보기 (위 사진)    :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173000/172589.jpg

원본사진보기 (아래사진) :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173000/172084.jpg

 

P-881의 경우 . . . . . .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라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체

그중 1986년에 도입한 P-881기는 2014년 9월과 11월 사이에 고려항공이란 명칭을 없애 정부 소속으로 옮긴 것으로 보여진다. 아마 북한정부 소속의 P-618을 김정은 전용기로 차출하게 되어 북한정부가 사용하기 위해 소속을 변경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2014년11월 최룡해 일행이 김정은 특사자격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 기체고장으로 회항한 사실이 있었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김정은 전용기가 기체고장으로 회항했다고 하지만 그때 사용한 기체가 P-881 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러시아 항공사진 매니아 Artyom Anikeev이 촬영하여 russianplanes.net에 올린 것으로 2014년11월 모스크바공항에 도착한 P-881의 모습이다.

원본사진 보기 :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152000/151242.jpg  (작가 Artyom Anikeev)

chobl-P-881-SVO-2014.11

* 2014년11월, 모스크바공항에 도착한 P-881기

한편 2015년 5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러시아승전기념일에 북한의 김영남이 참석했을 때도 모스크바 공항에 P-881기가 서 있는 사진이 모스크바의 항공사진 작가들에 의해 포착되었다.  2014년11월 최룡해 일행과 2015년 5월 김영남 일행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모두 P-881기를 이용한 것으로 보면 김정은 전용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북한정부요인들이 P-618을 사용하였지만 P-618을 김정은 전용기로 개조한 후에는 그 역할을 P-881이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P-881기는 항공사진 매니아들에 의해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2016년11월 평양의 순안공항에서의 모습이다. Kuzma 라는 작가가 촬영하여 russianplanes.net에 올린 사진을 보면 북한의 모든 항공기들이 2016년 9월 원산에어쇼를 계기로 도입한지 50년이 넘은 AN-24기까지 모두 도장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경하였지만 P-881는 여전히 예전 도장을 하고 있었다. 만일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라면 그때 북한이 P-881을 새로운 전용기로 꾸밀 계획을 세워 도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chobl-P-881-2016.11

* 2016년11월 P-881기의 평양공항 (by Kuzma)

원본사진 보기 :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204000/203349.jpg  (작가 : Kuzma)

그렇다면 북한이 김정은 only의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진 ‘참매1호’ 외에 다른 고위층을 위한 전용기로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에 인공기를 그린 제2의 전용기를 꾸몄다면 그 가능성은 P-881이 가장 클 것 같다.

 

P-885기의 경우 

한편 고려항공이 보유하고 나머지 한 대 IL-62M기인 P-885기는 북한이 보유한 IL-62M기 중에서 공산권 항공사진작가들한테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 등지에서 가장 많이 포착된 기체다. 북한은 2016년9월 개최한 원산에어쇼를 계기로 고려항공이 보유한 모든 기체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도장을 변경하였다. P-885도 그때 고려항공의 새 디자인으로 옷을 바꿔 입었다. 그리고 싱가폴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7월에도 고려항공의 산뜻한 새 모습으로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나타났다. 이로 미루어 보면 북한이 제2의 전용기를 꾸몄다면 P-885기는 절대 아니라는 반증 이다.

chobl-P-885-2018.07

* 2018년 7월 블라디보스톡공항의 고려항공 P-885 기 (작가 : Vyacheslav)  

원본사진 보기 :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236000/235548.jpg

 

북한이 비밀리에 IL-62M기를 도입 ? 

이 주장은 일요신문에 게재된 ‘김정은 전용기 참매 공수 작전’ 기사에 나오는 것으로 김정은 전용기가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IL-62M기가 아니라 비밀리에 도입한 것이라는 내용 이다. 이 기사에 의하면 북한이 보잉 등의 기종을 원했으나 대북제재 때문에 쉽지 않자 고려항공총국장이던 강기섭이 중국내 인맥을 통해 IL-62M기를 도입하여 전용기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우선 북한이 보잉기종을 원했다는 것 부터가 의문이 가고 실제 도입한다고 해도 그 항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부품조달이 필요한데 대북제재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에어버스 기종도 유럽이 대북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다. 결국 북한은 서방기종의 도입을 포기하고 2013년 IL-62M기를 비밀리에 도입했다고 하는데 승용차도 아닌 중형여객기 IL-62M기가 순안공항 계류장에 세워 둔 것을 지상의 자동차 번호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서방의 정보기관들이 모를리는 없는 일 이다.

chobl-P-886P-reg

* 출처 russianplanes.net 화면 캡쳐 

이 기사의 내용은 혹시 북한이 쿠바에서 IL-62M기를 도입한 것이 와전되었는지 모르겠다. 북한은 쿠바항공이 1988년 도입해서 사용하다 2011년 퇴역시킨 IL-62M기(등록번호 CU-T1280) 한 대를 김정은이 집권한 직 후인 2012년 도입한 적이 있다. 러시아항공기 전문사이트 russianplanes.net에 소개된 정보에 의하면 이 기체는 북한이 취항목적으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1995년 단종되어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IL-62M 기종을 부품조달을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chobl-P-886P-FNJ-2012.10

* 쿠바에서 도입한 IL-62M기, 2012년10월 평양.

원본사진보기 : https://www.flickr.com/photos/calflier001/8641623352/in/pool-1791246@N24/

이는 김정은 전용기 IL-2M기가 등장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북한은 쿠바에서 도입한 IL-62M기에 P-886P 라는 등록번호를 부여했지만 도입한 다음 해인 2013년에 폐기처분 해서 기체의 앞 부분은 트레이닝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김정은 전용기 . . . . . . . 두 얼굴의 전용기 ? 

이렇게 북한이 보유한 IL-62M기의 실체를 파악해 보면 북한이 김정은 전용기를 두 대 씩 운영하는 것은 무리다. 비록 P-881기가 그 가능성은 크지만 절대군주로 군림하는 김정은이, 자신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리가 졸았다고 숙청하는 김정은이 정부고위층을 위한 전용기를 자신의 전용기와 같은 도장으로 꾸밀 것 같지는 않다.

chobl-DPRK-Air-Force-Un-2-types

* 김정은 전용기의 두 얼굴 . . . (왼쪽) 2015년 7월 원산갈마공항 (오른쪽) 2018년5월 중국대련공항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가 아니라면 국무위원장 휘장을 하고 나타난 전용기와 인공기가 그려진 전용기가 인천공항, 대련, 싱가폴, 베이징에 번갈아 나타난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 ?  이는 의외로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항공관련 일을 하는 전문가의 얘기에 의하면 국무위원장 휘장 정도의 크기는 스티커로 처리하는 것이 그리 복잡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김정은이 김정은 전용기에 탑승할 때는 ‘참매1호’로 국무위원장 휘장을 하고, 그외 다른 인사들이 사용할 때는 ‘참매2호’가 되어 국무위원장 휘장 대신에 인공기를 스티커 처리를 하는 방법이다.

곧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배트남 다낭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다낭은 평양에서약 3,000km로 싱가폴 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다.  김정은이 또 다시 시진핑 형님의 빽을 과시하기 위해 중국이 제공하는 B747-400기를 이용할지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진 자신의 전용기 ‘참매1호’를 이용할 지 궁금하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