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업계가 급성장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양대국적항공사 대한항공(KE)과 아시아나항공(OZ)을 위협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기 때문 이다. 우리 나라 항공사들의 국제선이 가장 많이 취항하는 공항은 두말할 것 없이 인천공항(ICN) 이다. 그 다음은 김포공항(GMP)을 제치고 부산김해공항(PUS)이 차지하고 있다. 김포공항은 인천공항의 보조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 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항공사의 국제선이 가장 많이 취항하는 공항은 어디일까 ? 놀랍게도 김포공항도 아니고 제주공항(CJU)도 아니다. 우리나라 항공사의 국제선이 세 번 째로 많은 공항은 의외로 일본의 후쿠오카 공항(FUK) 이다.
후쿠오카 국제공항은 일본에서 도쿄의 하네다공항(HND), 나리타공항(NRT), 오사카의 간사이공항(KIX) 다음으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공항 이다. 후쿠오카공항은 활주로를 사이에 두고 국내선 터미날과 국제선 터미날이 멀리 떨어져 있다. 항공인구가 엄청난 일본이라 후쿠오카 국내선의 규모는 국제선을 훨씬 능가한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날에는 50편의 국제선 항공편 중에 일본국적항공사는 단 한 편 이다. 그것도 양대 일본 국적항공사인 일본항공(JAL,JL)이나 전일본공수(ANA,NH)이 아니라 저비용항공사인 바닐라에어(JW)의 타이베이 노선 이다. 일본항공의 항공사들은 일본 지방도시에서 우리 나라와 대만 중국 노선은 경쟁을 포기하고 일본항공은 우리 나라는 대한항공, 대만은 중화항공(CI), 중국은 동방항공(MU)의 좌석을 빌려 공동운항하고 있으며 전일본공수는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 대만의 에바항공(BR), 중국의 에어차이나(CA)와 코드쉐어(공동운항)을 하고 있는 정도다.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54편 중에서 항공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우리 나라다. 우리 나라의 모든 항공사가 빠짐 없이 인천, 부산, 대구, 청주 공항에서 후쿠오카 노선에 모두 30편 취항하고 있어 간발의 차이로 김포공항을 제쳤다. 후쿠오카 공항에는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 한글도 함께 표시되어 있다. 공항관리들도 간단한 인삿말과 안내를 우리 말로 한다. 한국승객이 많으니 공항매점이나 면세점에도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있어 일본어나 영어를 못해도 불편함이 없다. 공항 뿐만 아니라 지하철 역에도 한글 간판이 있고 시내버스에는 정류장 안내 전광판에 일본어와 영어, 한글이 교대로 표기 된다. 이쯤 되면 후쿠오카 국제공항은 상점에 진열된 상품을 제외하면 외국공항이란 기분이 들지 않는다.
후쿠오카 공항에 한국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후쿠오카 공항의 위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후쿠오카 공항은 도심 한 가운데 있어서 교통편이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공항 중의 하나 이다. 후쿠오카의 신칸센, JR철도 중심인 하카타역에서 국내선 터미날까지 지하철로 단 5분 거리다. 국제선터미날은 국내선 터미날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택시비가 엄청 비싼 일본이지만 후쿠오카 시내에서 택시를 타도 2,000엔 정도다. 일행이 많거나 짐이 많으면 기꺼이 택시를 이용할 만 하다. 이렇게 공항교통이 좋으니 우리나라에서 후쿠오카는 당일여행도 가능하다. 나도 혼자 또는 친구들과 당일치기나 1박2일 여행을 자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