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프놈펜 의료봉사 준비로 말레이지아팀과 함께 프놈펜에 가기 위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착륙한 비행기가 Satellite 터미날빌딩으로 택싱하는데 창가 멀리 점보기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는 이미 점보기를 본지 오랜 된 공항 이고, 공항의 구석에 퇴역해서 폐기처분을 기다리는 점보기가 몇 대 있는 것은 알고 있는데 이번에 본 것은 유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웬만한 항공사의 기체도장은 거의 알고 있는데 멀어서 쉽게 구분할 수 없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 줌렌즈로 당겨 보니 훨! . . . 우리 나라 대통령 전용기다. 문재인대통령 일행이 브루나이 순방을 마치고 나와 거의 같은 시간에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착륙한 것이다. 비행기에 탑승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이국에서 본 우리나라 정부의 대통령전용기라 가까이서 보기 위해 서둘러 하기한 뒤 Aerotrain으로 메인터미날로 가자 마자 VIP 로 사용하는 Bunga Raya VIP Complex 터미날과 가까운 메인터미날 A concourse의 끝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A concourse 끝에서는 Bunga Raya VIP Complex가 가까워 대통령 전용기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지만 국가원수급 행사가 있다고 따로 통제를 하지는 않는 것 같아 대형유리창을 통해 행사장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이미 대통령일행이 비행기에서 내려 VIP 터미날빌딩 안으로 이동한 후인듯 하지만 대통령전용기를 이렇게 가까이 본 것은 처음 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전용기가 따로 없이 대통령이 외국을 순방할 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보기를 임차해서 사용하곤 했는데 2010년 부터 대한항공이 보유한 점보기 중에서 2001년 도입한 HL7465기를 장기임대하여 10년째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나라도 대통령 전용기의 필요성은 정파를 떠나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상대방 정권이 추진할 때 마다 브레이크를 걸어 현재는 답보상태에 있다.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생산된 차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주문생산제이기 때문에 주문해서 인도 받을 때는 상당한 기간이 따른다. 특히 대통령 전용기는 일반 상용기와 달리 적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장착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여 주문한 정권에서는 새로 도입하는 전용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쉽게 결정이 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