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기가 왜 거기서 나와 ?

요즘 북한의 상황이 최악이라고 한다.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도 출구전략의 하나 라고 한다. 이 와중에 어제는 북한 상공에 비행기가 하나 떠서 우리 언론에 일제히 소개되었다. 그 기체는 고려항공 소속의 AN-148 기 (P-671)로 비행방향이 SLBM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신포 방향이라고 추적하여 다음 도발이 SLBM 발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내가 군사전문가가 아니기에 이 기사에 코멘트를 할 필요는 없지만 ‘김정은 전용기’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wiki-AN-148-P-671

* 사진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ir_Koryo_Antonov_An-148-100B.jpg  (2013년 촬영된 모습)

위 사진은 어제 6월17일 언론에 소개된 평양을 떠나 신포항 쪽으로 비행한 AN-148기(P-671)의 모습으로 2013년 촬영된 것이라 지금의 도장과 차이가 있다.

 

김정은의 공식전용기 ‘참매 1호 IL-62M ‘

북한에는 고려항공과 별도로 정부비행대 소속으로 장거리 제트기종인 IL-62M기가 두 대(P-618, P-882)가 있었다. 그러나 김일성과 김정일은 고소공포증과 항공테러의 위험 때문에 비행기 여행을 기피하여 정부비행대 소속의 비행기를 자신들의 전용기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일성과 김정일 모두 평양에서 베이징, 모스크바까지 비행기로 2시간, 10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을 전용기차로 무려 꼬박 편도 이틀, 일주일 걸려 다녀올 정도다.

wiki-P-618-IL-62M

* 참매 1호, 사진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xxx@PEK_(20180620154716).jpg   2018.6.20 촬영

그러나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김정은은 비행기를 멀리 하지 않는다.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이 권력을 잡게 되자 김정은은 북한정부비행대 소속의 IL-62M 두 대 중에서 한 대(P-618)를 그의 전용기로 개조하여 2014년 5월 북한 공군의 행사장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김정은의 새 전용기는 국가원수전용기를 의미하는 이른바 ‘왕별’ 표지가 그려져 기존 고려항공의 도장과 차별화 된 산뜻한 모습이었다.  P-618기는 1985년 제작된 낡은 기체로 전용기로 개조할 당시 기령이 28년 된 노후기체였다.  북한은 P-618기를 김정은전용기로 개조하는 기간에 쿠바에서 쿠바항공에서 사용하다 퇴역시킨 IL-62M기를 도입하고 일년 후에 이 기체를 폐기하였는데 이 기체는 김정은전용기의 정비를 위한 부품조달용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은 김정은전용기가 등장한지 1년 후에 ‘참매 1호’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김정은전용기 . . . . . . ‘참매 1호’와 ‘참매 2호’ 두 대 ?

김정은전용기는 2014년10월 인천아시안게임 때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일행을 태우고 인천공항에 나타났다. 그때만 해도 우리 언론은 김정은이 아시안게임에 참석하는 특사를 위해 전용기를 내주었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김여정 일행도 김정은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왔는데 북한이 이 항공편을 ‘참매 2호’로 보도하는 바람에 김정은 전용기가 두 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airliners.net이나 jetphotos.net 등 항공사진을 소개하는 사이트에도 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의 등록번호가 P-618, P-883 으로 나와 김정은전용기가 두 대라는 설을 뒷받침 해주었다.

그러나 러시아항공기들의 등록정보를 소개하는 사이트에 의하면 북한은 2014년5월 P-618기를 김정은 전용기로 사용한 직후 2014년10월에 P-883으로 등록번호를 변경한 기록이 있어 P-618과 P-883은 같은 기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항공기는 국가원수전용기라도 기체등록번호가 표기되어 있는데 북한의 김정은전용기에는 기체등록번호를 표기하지 않아 이런 혼선이 생기고 있다.

P-618-registration

* 러시아기종 등록정보사이트의 김정은전용기의 등록정보. (러시아어를 구글번역기로 번역한 것)

 

북한 . . . ‘참매 2호’로 꾸밀 마땅한 항공기는 없는데 !

한편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IL-62M기의 현황을 보면 또 다른 김정은전용기로 꾸밀 마땅한 기체가 없다.  북한 고려항공은 조선민항시절인 1980년대에 모두 다섯 대의 IL-62M기를 도입하였다. 그중 한 대는 1983년 7월 아프리카에서 추락했고  P-618, P-882는 1993년에 정부비행대 소속으로 넘겨져 북한정부의 공적업무에 사용되었다. 현재 ‘참매 1호’로 사용되는 기체는 P-618을 개조한 것이다.

북한정부비행대가 보유한 나머지 한 대 P-882 기는 오래 동안 비행을 하지 않은 상태(stored)로 알려진다. 러시아기종을 다루는 항공사진사이트에 P-882가 마지막으로 추적된 것은 2011년 8월 이다.  P-882기는 제작사인 일류신사의 홈페이지에 항공가의 운항에 필요한 감항증명(Airworthness Certificate)이 2013년3월에 끝나 현재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면 북한정부비행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IL-62M기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DPRK-IL-62Ms-reg

*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IL-62M기의 등록현황 (자료출처 russianplanes.net)

고려항공 IL-62M 두 대 (P-881, P-885) . . . . . . 고려항공 도장을 하고 있어

북한정부비행대가 보유하고 있는 IL-62M(P-882) 외에 고려항공도 86~87년에 도입한 두 대의 IL-62M기(P-881, P-885)가 있다. 이들 기체는 소음과 기체노후 문제로 맹방인 중국의 공항에서도 이착륙이 금지되어 있어 정기노선에서는 완전히 퇴역한 상태다.

P-881-IL-62M-built-1986.09-history-2015.08-no-title-new-flag-with-P-885-SVO

* 북한관현악단과 합창단을 태우고 모스크바를 방문한 IL-62M (P-881 & P-885)

그나마 고려항공 IL-62M기는 북한이 보유한 유일한 장거리 기종이라 고려항공의 정기노선에서는 퇴역했지만 북한정부가 모스크바와 교류할 때 동원되고 있다. 실예로 2015년 8월 모스크바에서 북한의 창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이 있을 때 P-881기와 P-885기가 모스크바공항에 있는 모습이 모스크바의 항공사진가에 의해 확인되었다.

‘참매 2호’가 등장한 2018년 이후 고려항공이 보유한 두 대의 IL-62M기(P-881, P-885)의 모습을 보면 ‘참매 2호’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014년11월 최룡해 일행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김정은전용기’를 타고 가다 기체 고장으로 회항하는 망신을 당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러시아항공사진가들이 올린 사진을 추적해 보면 최룡해 일행이 이용한 비행기는 ‘김정은전용기’기가 아닌 고려항공소속의 IL-62M (P-881) 이다.

2014년11월 최룡해 일행이 평양순안공항에서 기념촬영

* 2014년11월 최룡해 일행 평양순안공항에서 기념촬영. 김정은전용기가 아닌 고려항공 IL-62M 이다.

P-881-IL-62M-built-1986.09-history-2014.12.21-no-title-new-flag-KHV-최룡해특사

* 러시아항공기등록정보 사이트에 올려진 고려항공소속 IL-62M (P-885), 사진출처 by Alexey Matviyenko 

북한에서 공개한 최룡해 일행이 출발할 때 비행기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을 보면 뒤에 대기한 비행기도 김정은전용기(P-618)이 아니라 같은 기종인 고려항공의 IL-62M 이다. 위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항공사진작가 Alexey Matviyenko가 러시아항공기 등록사이트에 2014년12월에 올린 하바롭스크 공항에 착륙하는 북한의 IL-62M기 사진을 보면 사진 아래 부분에 최룡해 일행이 김정은 특사로 이용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기체등록번호가 P-881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화면은 러시아어로 나온 것을 구글번역기로 영문으로 번역한 화면을 캡쳐한 것이다.

P-881기의 2018년11월의 모습을 보면 기체에 Air Koryo 항공사 표기가 사라져서 김정은전용기로 차출된 P-618기 대신 정부비행대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고려항공은 모든 기체를 2016년 원산 갈마공항에서 개최된 Air Show를 계기로 산뜻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도장을 바꾸었다. 고려항공의 IL-62M(P-885)기도 현역으로 취항하고 있는 AN-148, TU-204기와 함께 새로운 도장으로 변경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고려항공이 보유한 P-881이나 P-885도 ‘참매 2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일할 수 있다.

https://russianplanes.net/images/to257000/256008.jpg (2019년8월 고려항공 IL-62M P-885기의 모습)

 

‘참매 2호’의 정체는 ? 

그렇다면 평창올림픽때 김여정 일행이 타고 온 ‘참매 2’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  북한이 두 대의 김정은전용기를 운영할 마땅한 기재가 없다면 ‘참매 1호’와 ‘참매 2호’ 는 미국의 대통령전용기 Air Force One의 개념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Air Force One은 특정 기체의 명칭이 아니라 미국공군이 보유한 기재 중에서 대통령이 탑승하면 콜사인이 ‘Air Force One’ 이다. 현재 미국 대통령전용기는 B747-200의 군용버젼인 VC-25A로 SAM 28000, SAM29000 두 대가 있지만 이 기체에 부통령이 탑승하면 콜사인이 ‘Air Force Two’가 되며 만일 미국대통령이 부통령이 사용하는 B757기를 탑승하면 그 기체의 콜사인이 Air Force One’이 된다고 한다.

2018년 2월 김여정 일행이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해 김정은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올 때 ‘참매 2호’로 부른 것도 김정은이 탑승하지 않기 때문에 부르는 호칭으로 믿어진다.

 

김정은전용기가 한 대라고 ?  . . . . . . 도장이 서로 다른데도 ?

그동안 노출된 김정은전용기를 보면 기체 도장이 두 가지가 있어 ‘참매 1호’와 ‘참매 2호’가 동일 기종이라는 것에 의문이 생긴다.  실제로 김여정이 2018년 2월 ‘참매 2호’로 인천공항에 모습을 보였을 때와 2018년 5월 김정은이 중국대련을 방문했을 때 ‘참매 1호’의 모습을 보면 출입구 옆의 도장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chobl-DPRK-Air-Force-Un-2-types

* 김정은전용기 출입문 옆 도장 (좌) 2014년5월 인공기 (우) 2018년5월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있다.

김정은전용기 출입문 옆에는 원래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 자리에 김정은의 공식 지위를 나타내는 국무위원장휘장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8년 5월 김정은이 중국 다련을 방문했을 때다. 그러나 한 달 후인 2018년 6월10일 김여정이 타고 싱가폴에 온 김정은전용기에는 다시 인공기가 그려졌고, 일주일 후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는 다시 국무위원장 휘장이 그려져 있었다. 다시 김정은전용기가 ‘참매 1호’와 ‘참매 2호’ 두 대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먼저 언급했듯이 북한에는 ‘참매 2호’로 꾸밀 마땅한 IL-62M 기가 없다.

predidential-seal-NK-US.png

* (좌) 김정은 전용기에 그려진 국무위원장 휘장과 (우) 미국 Air Force One에 그려진 미국대통령휘장

‘참매 1호’와 ‘참매 2호’의 도장의 차이 . . . . . . 스티커 처리를 하면 간단히 해결

그러나 이런 의문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김정은전용기에 인공기와 국무위원장 휘장이 번갈아 그려진 것은 스티커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보면 김정은이 그의 전용기를 이용할 때는 출입구 옆에 국무위원장 휘장을 그려 넣고 ‘참매 1호’로 부르고, 김정은 외의 북한고위층이 이용할 때는 국무위원장 휘장에 인공기 스티커를 처리하고 ‘참매 2호’로 부른다는 설에 신뢰가 간다.

RS-A321-231-HL8255-2012-CJU-IMG_2476

* 에어서울의 A321기의 새로운 도장으로 바꾸기 전의 임시 도장을 한 모습. 제주공항에서 촬영

위 사진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이 아시아나에서 사용하던 A321기를 인수하여 취항을 시작할 때의 사진이다. 전체 도장은 아시아나항공이지만 동체 중간에 AIR SEOUL 이란 표시가 보인다. 이는 에어서울이 미처 전체 도장을 바꾸지 못해 임시로 AIR SEOUL 을 스티커로 처리한 흔적 이다.

UA-B747-422-N121UA-1999-ICN-IMG_0032

위 사진도 2017년10월29일, 미국 United 항공이 B747-400기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국제선의 마지막 취항을 할 때 인천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 이다. 이 기체에는 마지막 고별비행을 기념하기 위해 임시로 ‘747 Friendship’ 이란 글씨를 스티커로 처리한 것을 볼 수 있다.

 

김정은의 새로운 전용기 AN-148기 ? . . . . . . 설마, 최고 존엄의 체면이 있지 !  

한편 2014년 8월에 김정은이 북한의 지방공항에서 고려항공 소속의 AN-148기에서 내리는 사진이 중국의 언론매체에서 소개되었다. 이 사진을 설명하는 기사에는 김정은전용기 IL-62M이 너무 낡아서 300억원을 주고 새로 도입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이 기체(P-671)는 고려항공이 국제선취항을 위해 2013년 새로 도입한 소형여객기로 비즈니스 8석, 일반석 62석  등 70인승으로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시키고 있는 B737NG 보다 훨씬 작은 기종 이다. 실제 김정은이 AN-148기 객실에 앉은 모습의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맨 앞 줄의 비즈니스 클래스였고 수행원들은 그 뒤 일반석에 앉은 모습으로 전용기의 객실모습은 아니었다.

P-671-AN-148-100B-built-2012-history-2016.08-김정은   P-671-AN-148-cabin-김정은

위 두 장의 사진은 우리 언론에 소개된 김정은이 AN-148기(P-671)에서 내리는 사진과 비즈니스객실 좌석에 앉은 모습으로 ‘김정은 Only’의 김정은 전용기가 아니라 김정은이 고려항공의 일반 여객기를 차출하여 이용한 것을 알 수 있다.

cabin-P-883-P-671-김정은

위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보도된 것으로 ‘김정은 only 전용기(IL-62M)’의 객실 모습으로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는 좌석 등 일반 여객기와 차별화 된 객실모습이다.

김정은이 북한내 여행 때 나름 품위(?) 있는 자신의 전용기 ‘참매 1호(IL-62M)’를 이용하지 않고 국가원수전용기로는 초라한 고려항공의 AN-148기를 이용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우선 IL-62M기가 기령이 30년 넘은 노후기체라는 점도 있지만 IL-62M기는 장거리용 제트여객기로 이착륙을 위해 긴 활주로가 있어야 한데 북한 내 중소도시를 방문할 때는 이착륙거리가 짧은 단거리용 제트여객기인 AN-148을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다.

 

고려항공이 새로 도입하는 AN-148 2호기 . . . . . . 언론에서 또 전용기타령 !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혼선은 또 있었다. 2014년 말 고려항공에서 주문한 AN-148기 2호가 도장작업까지 마치고 시험비행중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김정은이 2015년 러시아의 승전기념일에 참석하기 위해 새로 주문한 ‘김정은 전용기’ 라고 보도되었다. 그 이유로는 김정은전용기 IL-62M기가 30년 된 노후기라는 것과 AN-148 제2호기(P-672)의 기체도장이 AN-148 제1호기 (P-671)와 너무 다르다는 것을 내세웠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고려항공은 기체도장을 전면 새롭게 변경하는 작업이 이미 진행중이었을 뿐이었다.

JS-P-671-672

* 북한이 새로운 김정은전용기를 도입한다고 보도한 화면.

P-671-AN-148-100B-built-2012-history-2016.11-new-livery-Shenyang2

* 17일 북한 상공에 나타난 AN-148기의 고려항공 새로운 도장을 한 모습

AN-148 . . . 단거리용 소형기라 국가원수전용기로 부적합

또 하나 아무리 새 비행기라고 해도 AN-148기가 국가원수전용기가 될 수 없는 것은 이 기체가 70인승의 소형제트여객기라는 것은 이미 설명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거리용 기종이기 때문에 항속거리가 짧아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가려면 최소한 중간에 두 번 급유를 받아야 하는 기종 이다. 이 기종은 권위를 중요시하는 북한체제에서 김정은이 외국을 방문할 때 사용하기에는 성능도 부족하고 품위(?)도 없는 기종이다.  고려항공은 2010년 이전에 사용하던 구소련의 기종인 IL-62M, TU-154, TU-134 등으로 더 이상 국제선에 취항이 불가능하여 AN-148 두 대를 도입한 것이다. 실제 고려항공은 AN-148기 두 대로 평양에서 베이징, 심양, 블라디보스톡 노선에 취항했으며 중거리 노선인 평양-쿠알라룸푸르, 평양-방콕 노선에는 역시 새로 도입한 TU-204기 두 대로 취항했지만 방콕, 쿠알라룸푸르 노선 모두 김정철 암살사건의 후유증으로 운항이 취소당했다.

 

어제 북한상공에 나타난 AN-148기의 정체는 ?

북한은 금년 초 코로나감염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던 베이징과 심양, 블라디보스톡 등 모든 국제선이 취항이 금지되었다. 원래 국내선은 부정기적으로 운항한듯 고려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AN-148기 두 대, TU-204기 두 대등 모두 4대의 기체는 금년 2월 이후 운항기록이 없었다. 그나마 군사적으로 운항을 해도 운항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을 수는 있다.

이런 판국에 어제 북한 상공에 오랜 만에 AN-148기가 떴으니 우리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기체의 이륙공항과 몾적지를 밝히지 않은채 중간 항적만 나타난 것은 아마  김정은이 시위하느라 일부러 이 기체의 운항정보를 일부 공개했는지도 모르겠다. 항공편명 JS671도 고려항공의 정기노선 번호가 아니라서 상용서비스에 나선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어쨋든 이 기체에 김정은이 탑승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김정은이 탑승해도 그저 고려항공 AN-148기(P-671)에 탑승했을 뿐 이 기체를 김정은전용기라고 부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flightradar24-P-671-map

* flightradar24.com에 추적된 북한상공의 비행체 AN-148 (P-671)의 항로.

 

flightradar24-map

* 오늘 오전 10시 현재 한반도 주변의 항공편추적도. 북한상공에는 단 한 대도 없다.   flightradar24.com 화면캡쳐 

flightradar24-P-671-data

* 6월17일 북한상공을 비행한 AN-148기 (P-671)기의 flightradar24.com에서 조회된 금년 운항기록.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를 방문할 때 이스타제트항공의 정기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전세항공편을 이용할 때 이 기체를 대통령전세기라면 모를까 대통령전용기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제 AN-148기에 김정은이 탑승했다고 해도 이 기체를 ‘김정은 전용기’라고 표현했어야 할까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