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V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할 때 알게 된 노래가 나온다. 레세디 민속촌에서 디너쇼에서 방문객들과 원주민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너무 좋아서 죠하네스버그 공항면세점에서 이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를 보여 주어 이 노래가 포함된 남아프리카 민요곡 CD를 사서 들었지만 그 가사의 내용까지 알 수는 없었다. ‘ Tsho – tsho lo za …. ‘ 나중에 조선닷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남아연방에 사시는 교민을 통해 이 노래의 뜻을 듣게 되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광부들이 탄광에서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가사 앞의 Tsho – Tsho 는 기차 기적을 의미하는 의성어라고 한다. 기차 기적을 노래한 것이라니 그렇게 오래 된 노래는 아닌 것 같다. 이 노래는 흑백차별이 심했던 남아공화국에서 흑인들의 고난과 희망을 기대하는 노래의 상징이라고 한다.
( 저작권 문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 때 직접 촬영한 비디오에서 편집한 Tsho-tsho loza 부분을 소개한다. )
TV에서 들리는 Tsho – tso loza 노래를 듣고 TV로 시선을 돌리니 Morgan Freeman이 주연으로 나온 남아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INVICUS다. 이 영화는 흑백차별정책 Apartheid 으로 흑백 갈등 문제가 심각했던 남아공화국에서 흑인 대통령 만델라가 자신이 재통령에 당선되고 개최된 1995년 럭비 월드컵을 계기로 흑백갈등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최국의 자격으로 럭비 월드컵에 출전을 하지만 약체로 불려져 우승 커녕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대표 럭비팀 Springboks은 국가대항전이 열리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들은 백인 위주로 팀이 짜여진 자국의 럭비팀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국가 팀을 응원할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평가전에서 졸전을 벌이자 새로 권력을 잡은 만델라 정부 인사들은 이번 기회에 Springboks를 해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지만 만델라는 자신이 Robben 섬에서 감옥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을 회상하며 백인들의 자존심인 Springboks를 빼앗아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는 것 보다는 Springboks를 흑인들도 좋아하는 팀으로 만들면 국민통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Springboks의 주장을 만나 용기를 불어주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는 스토리다. 럭비가 영연방을 위주로 하는 국가들의 스포츠이긴 하지만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은 2002 월드컵에서 우리 나라가 4강에 올랐던 것에 못지 않은 기적에 가까운 감동 스토리였다.
2000년 내가 남아프리카를 여행했을 때 생각이 난다. 당시 죠하네스버그공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묵는데 백인 주인이 내 영문이름 약자를 보며 Royal Family라고 한다. 그 해에 김 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D.J.Kim은 세계적인 명사가 된 것이다. 그날 저녁 게스트하우스의 주인과 맥주 한 잔 나누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직도 남아프리카에서 흑백차별 문제는 심각한 편이었다. 내가 시내에 묵지 않고 공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은 것도 개인 여행자들은 시내 중심의 숙소와 대중교통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주변의 권유 때문 이었다.
만델라가 집권하면서 Aprtheid도 철폐 되었지만 흑인들의 시내 중심의 거주지역으로 이주가 시작되면서 백인들은 이를 피해 교외로 나가게 되고 출퇴근거리도 늘어나 교통체증도 생기는 등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죠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 시내 중심지의 상가는 대낮에도 철 창으로 된 덧 문을 닫고 영업을 하는 등, 여행객들의 시선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죠하네스버그와 행정수도인 Pretoria를 둘러 보려고 렌트카와 현지 운전수를 고용했는데, 흑인인 운전수는 죠하네스버그의 중심가로 들어서면서 카메라를 창 밖으로 내밀지 말고 창문을 올리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 거리는 위험해서 자기도 들어 오기 싫다고 한다. 나는 무심코 ‘당신은 흑인 인데도 이곳을 무서워 하냐 ?고 물으니 정색을 하며 무슨 말이냐고 되 묻는다. 그의 얘기에 의하면 남아공화국에서 ‘없는 자’가 ‘가진 자’에 대해 강도나 테러를 하는 것인데 불행히도 ‘없는 자’들은 흑인이고 ‘가진 자’는 백인들 뿐이라 오해를 받는 다고 하며 자신도 일제 자동차를 운전하고 관광객을 태우고 있으니 ‘가진 자’가 된다는 주장 이다. 얘기를 들으니 경솔했던 내 얼굴이 벌게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애 써서 나는 아프리카에 친구들도 많고 아프리카를 사랑한다며 레세디 민속촌에서 들은 ‘Tsho – tsho losa’ 가락을 읊어 대니 그 운전사는 금방 기분이 풀어졌다.
오늘 아침 TV에서 ‘invicus’ 영화를 보며 오늘 우리 나라의 정세와 비교가 되었다. 남아프리카는 피부 색 때문에 흑백차별이 있었지만, 우리 나라는 피부색깔도 같은데 이 못지 않은 계층 간의 갈등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단순히 진보와 보수의 차이도 아닌 것 같다. 진보와 보수의 정책적인 차이가 문제라면 해법도 있을 법 하지만 우리 사회의 갈등은 무작정, 무대뽀 갈등에 가깝다. 도대체 판단의 기준이 없다. 누구 말 대로 정말 ‘뇌’가 없는 사람들의 싸움 같다. 자신이 선거 公約 으로 내세운 구호를 자신은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空約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