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할머니의 낮 한 때 ‘

어느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던 할머니가 남긴 어느 날의 일기 제목이다. 이 할머니는 그 병원에 자식이 두 명 씩이나 주중에는 큰 아들, 주말에는 작은 아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자식들은 할머니가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건 자식들의 착각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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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병실 창 밖으로 보이는 작은 시골 길에 지나가는 자동차도 그리웠나 보다. 만나는 자동차 마다 안전운행하라고 기도까지 하셨다. 어쩌다 자동차를 7대를 보시게 되면 ‘럭키세븐’ 이라고 손까지 흔드셨다고 일기장에 심경을 밝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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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그날 일기는 다음 장에 적힌 내용이 압권이다. ‘이 할망구야, 너의 럭키세븐은 고통없이 아름다운 생애를 마치는거야, 알아 !’ 하며 반문하신다. 마지막 반문하는 부호도 ?가 아닌 ! 인 것도 할머니의 심경을 잘 나타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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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날 두 아들과 옆 병실에 입원하신 동년배의 고모님과 함께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졌다. 캐롤과 찬송가를 들으며 케익도 자르고 25년 전 고모님과 함께 다녀오셨던 성지순례 비디오를 보시며 먼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반가워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크리스마스 아침, 할머니는 갑자기 혈관질환으로 쓰러지셨지만 기적적으로 5시간 의식을 잃지 않아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 온 가족들과 차례로 깊은 작별의 포옹까지 유도하시고 가족들과 간호사들이 불러주는 찬송가를 들으며 할머니 일기장에 남긴 소망대로 고통없이 아름다운 생애를 마치셨다.
할머니가 고통없이 떠나시는 모습을 자식들한테 보여 주신 것 이상으로 자식들에 남긴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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