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바닷바람을 쐬러 동해안을 찾았다. 주 초에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렸다고 해서 대관령을 지날 때 멋진 설경도 기대했다.
청량리역에서 정동진까지 불과 KTX로 1시간40분, 고속버스로 강릉까지 가려도 3시간 걸리는데 절반으로 줄었다. KTX도 정차하는 정동진 역이 해변을 끼고 있는 것도 큰 잇점 이다. 세계기록까지는 몰라도 내가 체험한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 이다. 정동진은 관광지이지만 주변 명소 까지 운행 간격이 긴 대중교통에 의존하지 않아도 택시가 미터요금을 받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퇴역한 해군군함 전북호와 1990년대 동해안에서 나포한 북한잠수함이 전시 되어 있는 함정전시관 등 정동진 주변의 명소를 5시간 둘러 보아도 여유있게 당일 관광이 가능하다. 저녁까지 먹고 와도 수도권에서 충분히 당일 왕복이 가능해졌다.
왕복 KTX에는 승객이 30% 정도에 그친다. 정동진 해변에도 인적이 드문 덕분에 오랜 만에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바닷바람을 마음껏 들이 킬 수 있었다.
정동진에서 주변을 둘러 보는데 다리를 수술해서 보행이 아직 불편한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타고 다녔더니 예상했던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마침 정동진에서 귀경행 KTX의 출발역인 동해역으로 내려 가는 KTX가 있어 그 기차로 동행까지 내려갔다. 정동진 동해 노선은 상당 부분 바닷가를 끼고 달리기에 경치가 좋다.
비록 영동지방의 폭설도 따사한 봄날의 햇볕에 맥을 못추고 이틀 만에 녹아 기대했던 설경은 보지 못했지만 KTX를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으니 평창동계올림픽 덕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