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3명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11월14일 비엔나필하모니를 지휘한 Riccardo Muti에 이어서, 지난 주엔 KBS 교향악단을 지휘한 Christoph Eschenbach의 지휘를 보았고 오늘은 The Mariinsky Stradivarius Ensemble을 지휘한 러시아의 Valery Gergiev의 연주를 보았다.
세명 모두 top class의 세계적인 지휘자로 꼽히는 음악가다. 이탈리아 출신의 Muti와 독일 출신의 Eschenbach는 80을 넘긴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하게 세계 유명악단을 지휘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Valery Gergiev는 정명훈씨와 같은 연배로 러시아의 Tchaikovsky Competition의 총책임자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꼽히고 있다.
오늘 마린스키앙상블의 공연은 색다른 관심거리가 있었다. 지휘자인 Gergiev씨는 지휘봉으로 이쑤시개 크기의 초소형 지휘봉을 사용하고 있어 ‘이쑤시개로 지휘하는 지휘자’로 알려졌기 때문 이다. 이쑤시개 지휘봉은 워낙 가늘고 작아 객석 맨 앞줄에 앉은 청중이라도 쉽게 알아 볼 수 없었겠지만 3층에서 나의 ‘3rd class 좌석’의 필수품인 쌍안경으로 보니 역시 분명 ‘이쑤시개 지휘봉’을 손에 쥐고 있었다.
오늘 무대에 오른 V.Gergiev는 이번 달 만난 세계적인 지휘자 3명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지만 얼핏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나이를 먹은 지휘자로 보였다.
오늘 낮 공연은 중간휴식시간 (보통 15분) 없이 60분간 진행한 탓인지 몰라도 낮 공연의 마지막 곡인 Tchaikovsky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지휘할 때는 거친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신체적인 건강상태가 정상이 아닌 듯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