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말레이시아 여행 중에 부천아트센터 공연의 티켓오픈이 있었다. 부천필 등 자체 공연에 앞서 KBS 심포니와 장한나-VSO 공연부터 예매가 시작되었다, 그 시간이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기차로 이동 중이라 스마트폰 와이파이가 접속이 쉽지 않아 무통장입금 방식으로 예매하고 다음 날 쿠알라룸푸르 호텔에 도착하면 결제할 생각이었다.
다음 날 쿠알라룸푸르로에 도착하여 예매를 마무리 지으려고 노트북을 연결하니 입금이 되지 않아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어처구니가 없어 자세히 보니 무통장결제 조건이 예술의전당, 롯테콘서트홀. 인터파크 등과 달리 입금마감 시간이 다음날 자정까지가 아니라 예매한 시간부터 만 24시간 까지였다. 자세한 내용을 읽어 보지 않는 내 책임이니 뭐라 탓 할 일은 아니지만 다시 예약하고 결제를 하는데 마음에 두고 있던 좌석은 놓쳐 아쉽다. 나는 주로 공연장 사이트를 통해 예매하지만 부천아트센터는 공연 예매전문업체의 대표주자격인 인터파크와는 계약되지 않은 것 같다.
부천아트센터 KBS 공연 하위등급 좌석 . . . 롯데콘서트홀 가격 보다 높아
외부공연 티켓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모르겠지만 Yoel Levi 지휘 G.Kremer 협연의 KBS 공연의 경우 최저 티켓 값이 2만원 이다. KBS가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할 때도 말석은 1만원 이다. KBS 공연은 부천아트센터 공연 전날 롯데콘서트홀에서도 열리는데 티켓값이 R12/S10/A7/B3/C1로 상위 3등급은 부천아트센터가 약간 싸지만 하위등급 B석, C석은 부천아트센터가 롯데콘서트홀 보다 만원 씩 높게 책정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외부공연에도 경기아트센터나 아트센터인천에서 대부분 50%까지 경로할인 혜택이 있는데 부천아트센터는 10%다. 한편 부천필 자체공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기도민 15% 할인혜택은 있다. 경기아트센터는 외부공연이나 자체공연 모두 경로 50%, 경기도민 20% 할인혜택이 있다. 아트센터인천도 외부 공연마다 다르지만 많은 경우 경로 50% 할인이 적용되며 인천시향연주회는 전석 만원으로 인천시민 할인은 없어도 경로할인 50% 적용되어 짜장면 값도 못 되는 돈으로 1층 맨 앞좌석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부천아트센터 자체공연 . . . R석 30000원
지난 주 금요일부터 부천필하모니와 시립합창단 하반기 공연의 예매도 시작되었다. 부천시민회관 시절에는 전석 10,000원 이었지만 아무래도 새로 지은 클래식음악 전용콘서트홀이니 비쌀 것이라는 것은 생각했지만 R 3만원, S 2만원, A 만원 등 생각 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티켓가격도 그렇지만 R석의 좌석 비중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젠 부천시민회관시절 처럼 부천필 공연을 매번 1층 첫 좌석을 고집할 수 없게 되었다.
부천필하모니는 서울시향, KBS를 제외하면 교향악단 중에서 정기연주회가 가장 많다. 이외에도 해설음악회, 마티네음악회, 각종 기념일에 무료공연 등이 있다. 우선 패키지예약이 눈에 띄어 이것부터 예약하려니 해설음악회 만 3개 묶어 놓았다. 그런데 상반기와 달리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정기연주회에는 패키지 예약이 없다. 하반기에는 정기연주회를 40% 할인된 패키지로 예약하여 20% 경로할인의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부천필의 하반기 정기공연은 복사골축제로 무료로 공연되는 303회를 제외하면 모두 8개 공연이 남아 있다. 8개를 모두 예약할 관객이 없을 것이란 예측 때문에 패키지를 만들지 않았을까 ? 물론 나의 경우도 패키지로 예약해도 모두 가지는 못 한다. 그래도 다른 일정이 겹쳐 못가도 지인이 대신 공연에 참석할 수 있고, 설사 티켓 몇 장 날려도 할인폭이 크기에 패키지예매를 선택했을텐데 아쉽다.
미리 파악해 놓은 일정에 따라 공연을 예약해 나가는데 이번에는 준비가 조금 소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12월 송년음악회에 2023년 시즌가이드북이 나왔을 때 2023년 하반기 공연에 연주곡을 표기하지 않았어도 시간이 있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수 개월이 지난 지금 티켓예매까지 하는 판에 연주곡과 출연자가 결정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어떤 영화가 상영될지 결정되지도 않고 극장표를 미리 판매하는 꼴 이다. 간혹 연주회에서 사전에 공고한 연주곡목이 변경되거나 연주자가 변경 되면 취소수수료 없이 환불해 준다. 같은 공연장, 같은 연주단체의 공연이라도 연주곡이나 연주자에 대한 관객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 이다. 하물며 연주곡과 연주자(협연자)도 모르는 곡을 예매하는 무엇일까 ? 부천아트센터의 이런 ‘묻지마 공연’은 모두 정기연주회가 아닌 기획연주회다. 그렇다면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는데 정기연주회만 우선 티켓예매를 하고 다른 기획공연은 연주곡과 출연자가 확정된 다음에 티켓예매를 시작해도 되지 않았을까 ?
현재 부천아트센터의 부천필하모니 예약상황은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 조성진, 조수미 등 클래식 수퍼스타가 등장하는 무대는 일찌감치 티켓오픈 하자마자 매진이나 부천필과 부천시립합창단 등 산하 연주단체의 예매상황은 부천시민회관 시절 보다 못한 것 같다.
그 이유는 우선 좌석이 크게 늘어났으니 수요가 고정되었다면 seatmap에서 좌석점유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 클래식전문콘서트홀 부천아트센터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10000원에 익숙해진 티켓값이 30000원으로 오른 것도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부천시민회관 공연은 시간이 허용되면 빠지지 않고 찾아갔다. 전석 10000원 균일 유금으로 경로할인 8000원, 때로는 패키지로 6000원에 맨 앞좌석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나야 워낙 클래식음악을 좋아하지만 부천아트센터 공연도 기꺼이 다니겠지만 내가 클래식음악을 소개한다며 거의 반 강제로 부천시민회관 공연에 같이 다니던 친구는 티켓이 30000원 이면 공연에 올 생각이 없다고 한다. 수퍼스타급 연주가의 공연에는 서울에서 넘어 되는 관객이 넘쳐나지만 지방 교향악단의 입장에서 서울의 클래식 팬을 끌어 들이기에는 아직 장벽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원컨대 R석 30000원이 공연장과 연주단체의 수준으로 봐서 탓할 높은 요금은 아니지만 클래식 저변확대를 위해 어차피 수익사업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R석을 줄이고 S석과 A석의 비중을 늘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 이다. 예술의전당이나 아트센터인천 등은 큰 공연이 아니라 좌석을 모두 채울 수 없는 경우는 예술의전당은 3층이나 아트센터인천은 스테이지 옆 블록을 폐쇄하고 아래 층만 개방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부천시민회관도 코로나 시절에는 2층을 사용하지 않았다. 부천문화회관도 당분간은 신년음악회나 송년음악회 등 특수 수요가 있는 큰 공연이 아니라면 3층을 폐쇄하고 1,2층으로 관객들을 좀 더 무대 앞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면 어떨까 ?
어쨋거나 이것 저것 다른 공연과 중복되지 않는 것, 일부는 먼저 예약된 다른 공연을 취소하고 부천아트센터의 공연 9개 예약을 마쳤다. VSO-장한나-Liu A석 135000원 부터 부천필 공연 R석 24,000원, A석 8000원 적당히 섞었다.
이젠 부천시민회관 시절처럼 부천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나 연말송년음악회에 앞좌석 좋은 좌석을 대량 확보해서 지인들을 초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3층 A석 10000원 티켓을 가지고 초대하기도 면이 서지 않고, 그렇다고 전처럼 1층 앞좌석 R석에 모시자니 30000원 이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 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도 LG 아트센터가 작년 오픈했지만 클래식 공연은 아직 활발하지는 않고 간혹 해외연주단체 공연이 있어도 예술의전당이나 롯테콘서트홀에 비해 티켓값의 차이가 거의 없어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역할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이웃 도시에 번듯한 콘서트홀이 생긴 것은 반가운 소식 이다. 부디 지방 도시라는 한계를 넘어 부천필하모니와 함께 번성하기를 기대하며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