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산책길에서

다섯시

다섯시의하늘은아직안개가자욱했다

엊그제비에중랑천물이많이불어난듯

강가수풀이많이물에잠겨있었다

길가양옆에억세밭에는

잎끝마다말간유리구술같은

이슬이맺어있다.

왜가리가지켜보는앞에서

수초가우거진물가

금빛을띤갈색

커다란잉어들이동그랗게몸을틀며

하늘에등을보이고

물위로뛰어올라푸드덕거린다

지금이짝짓기시기인가

한참을더걸어매실나무로이루어진

하동매실마을에가보았다

매화꽃이하얗게피었던그날을생각하며

매실은얼마나커졌을까기대가됐다

그런데

그싼매실에

비싼양심을버린얄팍한사람의손들은

누구의손이였을까

나무끝손못닫는곳의어떤나무에는

저토록많이달려있는데

그많은모든나무의매실은간곳이없다

여러사람이익어가는매실도

같이볼수있었으면얼마나좋을까

어쩌다남은매실도

어느날엔가는모두사라지겠지

사람의욕심과나만을아는이기심은

사람의마음을그렇게매마르게했다

어쩌면좋다는말인가

씁쓸하게돌아선다

동쪽을향해걸어갔다돌아오는길은

아침해가내등뒤를가득

따사롭게비쳐온다


길가에이름모를풀꽃들이

아침햇살에배시시이슬을이고

보랏빛노랑빛곱게단장한얼굴로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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