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다

새벽을열다

긴밤뒤척이다자명종처럼

저절로깨어나는시간에일어나

할일없이TV를켜본다

자주색꽃무늬몸뻬바지헐렁하게입고

머리한번홈홈하게빗질을못해본듯하고

햇빛에그을고짙어진주름도아랑곳없이

갈퀴손쉴틈없이일을했어도

작은땅떼기나마흉년이들어

줄줄이태여난자식들공부못시키고

고생시킨것못내후회스러워하며

복지관에가서침침한눈비비며글을배우는것은

저승갈때내이름걸수있고

자식들에게내맘전하는안부가하고싶다는

그마음으로기대에차있으면서

내가글을알았다면

자식들교육에좀더

신경을썼을거란무식을자책하며

자식들고생도못배운부모탓이라고

부모는일생을죄인되어한숨으로살고있지만.

굽은허리펼새없이흙과덤불속에살면서도

멀리있는자식만을위한마음

빛깔곱고곧게생긴올바른농산물은

자식몫으로젖혀놓고흐뭍해하는

부모의따뜻한마음한줄기

그리움과한마디말이

모두시가되고사랑에젖은

뜨거운이야기가된다.

술좋아하고급한성질

가정에도움은못주었지만

젊을때먼저간남편을

신랑이라할까영감이라할까

애틋한마음으로

남편사진정갈하게높은곳에걸어두고

저승가면다시만날까

오늘밤도스치듯지나가는옛날을그려보며

피곤한몸잠자리에든다.

사람의삶은팔자소관이며연극이따로없이갖가지행불행이요

다양하게살아가는인생사가모두가무대요극같다

원망도욕심도모두내려놓고높지도낮지도않은억양으로

조근조근이어지는구수한사투리의시골아낙의이야기가

이아침조용하게내마음에다가선다.

뉴스가시작되기전이른시간에한편의드라마로인생을배우고

오늘하루를열어간다

우리네삶은나름대로생각하기를스스로만족하고행복하다는것은

어디까지를행복이라할것인지천차만차인간사를재어볼잣대나

달아볼저울이있다면측정이될까?

어차피이룰수없는이상만높이가지고

스스로가불행속에들어있을수는없을것이다

이만하면행복하다그러면서자신을행복대열에들어살아가며

자신을이끌어가면되는거지인생이별것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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