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실감하며 냉방으로 예약된 시간이 지나고
새벽 2시쯤에나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새벽 5시 겨울 같으면 한밤중 같겠으나
하늘이 훤하고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길게 짧게
창문을 열다 보니 가두었던 공기보다 시원하지는 않아도
한낮 데워졌던 지열이 그나마 밤새 조금은 식은 듯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대로 상큼하게 느껴진다.
운동복 주워 입고 산책길에 나서 본다
요즘 너무 더워 운동이란 생각도 못 한지라서
매미소리 벗 삼고 처음에 드문드문
산책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조금은 두렵기까지 하지만
역시 부지런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열심히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길가 담 밑으로 피어난 이름 모를 풀꽃들이
피어나 얼굴을 들러내고
너무도 더운 날씨에 한물 피었던 장미도 모두 스러져 버리고
어쩌다 가늘 가늘 올라온 잎도 없는 가지 끝에
몇 송이 피어난 장미가 그런대로 향기를 날리고 있었다.
간신히 덤불 속에 피어난 연 분홍 나팔꽃도 정겨운 아침
담장 가에 아직은 꽃피우지 않은 잎이 고운 설화수와 어우러
진 진 보랏빛 나팔꽃이 더욱 싱그럽게 보인다.
보랏빛 맥문동 꽃이 넓게 피어난 곳을 지나
내가 목표로 했던 거리만큼을 다녀오며 생각했다
내가 내 건강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해 보는 거라고
이렇게나마 운동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제법 흘린 땀을 닦아내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내 방식대로 시원하고 느긋하게 휴식 시간을 가져본다
이렇게라도 내가 새벽 꽃길을 걸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스스로를 말할 수 있다~~~
데레사
2016년 8월 19일 at 3:49 오후
비가 온다고 좋아하면서 창문을 닫았드니
세상에 땅이 미쳐젖기도 전에 그쳐버리네요.
정말 비가 내리기 싫은가 봅니다.
너무 더워서 세상만사가 귀찮기만 합니다.
enjel02
2016년 8월 21일 at 9:13 오전
그러게요 비가 이렇게 부족해서
사람들까지 매 말라 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장마도 없이 사람의 힘으로는 안 되는
계절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