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

지난주말티브이로<바그다드카페>를다시봤다.

BagdadCafe,1987

처음이영화를본게이렇게오래되었었나싶은데..아마내기억엔1987년작인이영화는

1988년?아니1989년?에배우하명중씨가만든예술영화전용관뤼미에르에서개봉을했었는데..

친구와영화를함께보기로하고먼저가영화관로비에서기다리고있었는데,

밖엔비가내리고있었고,

로비에흘러나오는음악이(재즈가)너무좋은거다.영화관한쪽에작은음반가게가있고,

거기서들려주는음악인데결국가게로들어가난’이씨디주세요.’했다.

‘이건씨디가아니고제가좋아하는곡들녹음한테잎인데요.’

‘그럼그거파세요.’하고그테잎을샀다.재즈명곡모음이었는데,

선곡들이다멋진곡들이어서지금도가끔씩듣는다.

비때문에대낮인데도어둑해서저녁무렵같았던느낌과재즈선율과

주인아저씨에게서풍기던희미한소주냄새…

이런것까지이영화와함께그날의인상으로남아있다.

지금에야독립영화전용관이여러군데생겨났지만,

내가영화공부를할때는그저각문화원-한동안프랑스문화원엔매일출근하다시피했고,

가끔은남산에있던독일문화원(괴테하우스)이나일본문화원,영국문화원등으로

오로지일반극장에서개봉안된영화들을보려고돌아다녔었다.

이런형편이었는데그래도하명중씨가먼저대단한일을벌인것이다.

당시이뤼미에르덕분에좋은독립영화를세편이나봤는데,

이영화<바그다드카페>와<씨클로>,<제8요일>이다.

시간이흘렀어도이영화들이준좋은느낌과색다른감동은흐려지지도않고,

<바그다드카페>는다시봐도역시좋다.

이영화<바그다드카페>는영화보다..

수리를해야할커피머신이있는
이사막의도로변의작은카페가
내정신을산만하게하네.

…하고시작하는노래‘CallingYou’가더많이알려져있는것같다.

주제가인이노래도물론좋지만,그보다는영화속에담긴이야기가휠씬아름답다.

전혀미모와는상관없는배우들이아름답게느껴지게하는이드라마의힘!

배우들의연기력과연출력도잘조화를이루고있고,배경인데쟈브사막의황막한아름다움도인상적이다.

독일아줌마야스민(Jasmin/MarianneSagebrecht,1945,독일)

사막에있는허름한카페,그야말로커피머신도고장난이곳에

미국여행중에남편으로부터버림받은퉁퉁한중년아줌마야스민이여행가방을들고찾아온다.

이카페는게으르고무능한남편과다투며혼자카페경영하랴아이들돌보느라

늘일과시간과걱정거리에쫓겨삶에지쳐있는브랜다가경영하는곳이다.

카페주인브랜다(캐롤파운더(CCHPounder/1952년생,Guyana)

아마추어화가루디(RudiCox/JackPalance,1919,미국)와야스민

그리고이바그다드카페의장기투숙객인늙은한량이자아마추어화가루디가있다.

이잭팰런스가이영화에서유일하게얼굴이널리알려진배우다.

주로서부영화에서악역을도맡아하던베테랑연기자가나이든한량의모습을다감하게매력적으로보여준다.

그래도어쨋든인생이별볼일없는,말하자면삶이란경연장에서주인공이아닌

단역정도의인생을살아온사람들이모여서마술적인인간관계를만들어내는것.

피부색이나국가이런것을다초월한우정이싹트는것을바라보는일이기적같은감동을준다.

감독은펄시아드론(PercyAdlon/1935년,독일),뮨헨출신으로혼자서제작,각본,감독을다했으니

명실공히독립영화인셈이다.

결국영화는얼마나제작비를쓰는냐가중요한문제가아니란것을-

(물론제작비란여유가있을수록더좋긴하지만대부분의막대한제작비가주로유명스타들을출연시키는데

들어간다는현실을감안하면,아니면’디워’처럼어마한CG작업을한다거나..)보여주는또하나의좋은예이다.

난이영화를다시보면서다시한번야스민과브랜다의우정이란마술에걸렸고,

와우,내게도인생에저런순간이펼쳐질수있을까?소망하기도했다.

누구를사랑하느냐가중요한게아니라어떤성품과마음씨를지닌사람을사랑하느냐하는것이

정말로중요하다는것,새삼스럽다.

-추신-

그러면서지금간절히생각나는한사람이있는데,

조블의<바그다드카페>주인이었던자마님(자기만의방)이

많이보고싶다.그절절한글솜씨와인간적인냄새가그립다.

왜블로그를떠나셨는지?아예전업작가의길로나선것일까?궁금해진다.

지금이라도블로그를가끔열어보신다면부디기별주시기를!

CALLINGYOU/STEELE,JEV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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