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에서

      문화원에서/임영란

      가령,낯선이들의거실에서몰래
      그뜰위을뛰어다니는햇살들을훔쳐볼때,
      금빛머리칼을가진아이들의웃음소리가
      눈부시게흰나무의자위에서춤출때,
      아무리침착하려해도나는
      이구석저구석이간지러워,
      여기서는먼지들도살살지나가고
      사람들의목소리도소근소근살살거리고,
      살살,나는노래해야지
      에리자베스여왕이통치하던시대의극장이름은
      지구,백조,장미,희망…이었어

      무엇을갖고싶어요?
      춤추는백조한마리,
      장미꽃잎마다깃든달콤한추억,혹은
      지구의우울한희망,
      유쾌한혼돈을나눌까요?
      훔쳐낼까요?

      저햇살의눈부신탄력을!

      그림/윤금숙

      ♬SweetBreeze/IsaoSasaki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