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워라

<詩>

놀라워라

임영란

놀라워라

놀라울수있는어떤것
놀라운너의감촉
존재란껄끄럽고눅눅하고
존재란매끄럽고우아해
존재란어울리지않는내머리핀같은것
부풀린머리칼사이로스며드는안개의숨소리
저허공에매달린물방울들
물속깊이가라앉은돌멩이

내가던진시간하염없이
지구위를걸어가며나는너를본다
거기모든네가액체화되어떠도는공간한가운데
아직남아있는내모든기억과감정의조각들이
가만히웃고있는거야아니웃음뒤로사라지는거야
네가사라지고내모든물방울들이소멸되어지길
기다리고있어점점어두워지길
점점더어두워지다가더이상어두워질수없는때를
기다리고있어기다리고있는한순간에도
아,아,놀라워라

존재란참혹하고서러운
존재란내머리칼속으로스며드는물방울
바스락거리며네가사라진자리위로떨어져
떨어지며웃고있는저꿈들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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