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개회나무,수수꽃다리, 미스김라일락 – 라일락

라일락향기가골목안을휘감고있다.

난단순히라일락이라고부르려니까,누군가는수수꽃다리,미스김라일락,흰정향나무,털개회나무라고도한다.물론누가원조냐의견도분분한데,꽃의색이나꽃잎의모양,잎사귀의모양은별차이가없다.단키가작으냐?크냐?하는걸로구분이되고,수수꽃다리나미스김라일락이란건아담한형태를지녔으니까.보통우리가화단이나공원,낮은언덕에서만나는라일락은대부분그냥라일락이다.

비슷한모양의꽃나무가북쪽지방산등성이에서자라는자연산은’털개회나무’거나,’흰정향나무’인거고,미스김라일락은한국전쟁당시미국인이이꽃을같이근무하던타이피스트미스김을닮았다고미스김라일락이라고불렀다는너무싱거워서어설프게느껴지는이름의유래가전해지고,미스김라일락이미국으로건너갔다가더개량된품종으로역수입된것이지금우리가흔히보는라일락이란다.

더러는너무짙은라일락향에머리가아프다는분도있지만,난라일락향기맡으면봄의관능에빠져든다.옅은그러나차분하면서도유혹적인연분홍에서점점짙어져가서보랏빛으로어우러지는꽃잎.숨막힐듯한라일락향기는골목안을채우고내겹치마단아래로슬쩍휘감아돌다가너울너울불빛환한창틀도쓰다듬고,파르르목련나뭇가지장미넝쿨을타고는담벼락가에기대선청춘들의등골을문질러이제막새로돋는솜털들을곤두서게만들기도한다.

라일락향기는그렇다.어제버스정류장에선이가,내곁을스쳐가는그림자하나가내연인이었을까?추억이었을까?추억속의오월,그날의해지는고갯길이었을까?마음의웅덩이에점점더깊숙이다가와짙어지다가어느순간하얗게잊혀져버린이름이었을까?

나의라일락.

라일락향기맡으면저절로흥얼거리게되는이노래’가로수그늘아래서면’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