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고양이와 손칼국수 한그릇

봄이왔는데도여전히쌀쌀하다.하늘은맑은데,여전히봄바람이차갑게느껴지는날.

어제는코스트코에가서바나나박스를5개나얻어왔고,커피메이커는사질못했다.없다.코스트코엔비싼에스프레소머신뿐.

허탕이다.커피메이커를사려고온거라..난딱히살것도없고,장보는전영주씨따라다녀며집어주는대로이것저것시식을했다.스테이크,연어회,닭가슴살샐러드를시식하고나니그새배가부른것같다.코스트코는다른마트보다시식양을넉넉하게주니까,그러고도연어샌드위치한상자를사서둘이나눠먹었다.사실다먹지도못해서절반은남겨서내가싸들고왔다.

그래도뭐바나나박스는챙겼으니..훗,바나나박스줏으러코스트코까지갔다오다니!

코스트코의연어샌드위치보다더맛난것이오늘시장통에서먹은3천원짜리칼국수한그릇.

날씨가풀렸다는데도여전히바람은차니까안양중앙시장엘간김에따뜻한걸먹고싶었는데,

그보다는자리가없어동석한여자분의상냥한마음씨가더따뜻했다.

서로모르는사람끼리합석을한건데..내김치(이집은김치나물은셀프서비스니까)가너무많은것같다고자기가들고가서덜어다주고,모자라면내것더먹어요.한다.음식을남기면안되는거니까..맞다.생각없이덜렁담아온내가잘못한거지.

그리고난칼국수그녀는칼제비란걸주문했는데..칼제비가뭐지?혼자궁금해했더니아하,칼국수+수제비가칼제비란다.그리고자기칼제비그릇에서넓적한수제비두가닥을건져내내국수그릇에얹어준다.

"이것도맛보세요."

마치내사촌언니나동생같다.

분명칼국수에다나중에첨가되었을두툼한수제비조각은살짝덜익혀진맛이다.

그래도살짝덜익혀진맛에사람의마음이담겨있으니..어쩌면그보다더한외로움이두가닥나눠졌다.

우리는그복잡한식당에각기혼자밥먹으러온여자들이니까.

코스트코는늘사람이붐비는데,시장은헐렁하다.아직날이덜풀린탓인지도모르겠다.그래도큰시장인데..맛있고값싸고,재미있는구경거리도많은곳인데..

먹고싶은데울동네서는비싸서살엄두도안내던딸기도시장이니까한팩샀다,맥반석구이김도사고,오이랑마늘쫑이랑청양고추도샀다.곧이사갈거니까장은적게봐야지..그런데어제코스트코에선크림치즈한통달랑사왔으니까.바나나박스만잔뜩집어왔으니까.

요즘아줌마들사이에서유행하는옷이뭔지아시는지?면지누시라고통칭부르는옷

얇은면을누벼서헐렁한가운처럼만든원피스바지코트전영주씨가즐겨입는그편안하게보이는옷이가득걸려있다.길옆의아주작은옷가게,실내공간이랄게없는곳이라그냥가게앞길가에간이의자를놓고또래아주머니들이비슷비슷한옷을입고조르르앉아있다.면지누시마니아들(?)아니내나이또래의아줌마들인데낡은청바지에운동화점퍼차림의나와너무달라보인다.나도하나사고싶은데..내수준엔비싸다.왠만한원피스는7-10만원,코트는15만원을부른다.그래도전영주씨가알려주던가격보다는조금싼것도같고..더재미난것이이면지누시란것이꼭시골할머니들이나좋아하지싶은면소재의두리뭉실헐렁한원피스나고쟁이처럼생긴바지인데,이게다유명디자이너제품의카피란다.

"아니,이거우리나라디자이너옷이아니었어요?"

내츄럴하고전원적인느낌이강한옷.그런데이런옷이서양유명디자이너누구누구의디자인을본딴것이라니.내가너무유행에관심이없는건가?아니면서양디자이너들이동양적인것에매료된것인지?

지금이사비용걱정이앞서는지라..만져만보고온옷.버스에앉아서도사가지고올걸..내가그걸입으면어떤기분이들까?멍하니머릿속에옷모양새를그리다가본광고판.

버스문위에붙은미술학원광고판의작은강냉이들이고양이얼굴을하고웃고있다.아니날웃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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