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무더위를식혀주는착한비가내렸다.가늘게살금살금그러면서도길게길게이어진비.
내텃밭의꽃과채소모두에게반가운비.
내일은남들보다일찍출근해일찍끝나니까점심시간이늘애매하다.샌드위치를싸가지고아침을조금늦은시간에먹고,점심은퇴근후,그것도집에들어와서오후세시전후에야늦은점심을먹는다.
오늘은밥통에밥남은것도없고,냉장고를열어보니일주일전인가?열흘전인가?사둔소면봉지가있다.날더우니소면삶기도싫고,다시국물만들기도귀찮아서나중에나중에미루었는데..오늘에야유효기간을확인해보니,앗,단이틀남았다.한봉지를다삶았다.
후닥후닥멸치한주먹에다디포리2개잘라놓은다시마10조각집어넣고다시국물을만들고,국수삶아내고,
고명으로쓸건유부뿐이라유부서너개넉넉하게잘라넣고,까나리액젓과소금으로간을맞춰서먼저국수한그릇을말아서파다진것과고추가루한티스픈얹어바로소쟁반에올려종종걸음으로한블럭앞의독거할머니에게로들고갔다.
유난히독거노인들이많은우리동네에서도가장연세가많은할머니.함께모여사는할머니들도계신데,혼자변변한살림하나없는반지하단칸방에사시는할머니.다리가많이불편하신듯.집앞길을벗어나는걸한번도뵌적이없다.집과집앞의골목길이행동반경의전부이신분.
집으로들어올때마다늘골목안길가에앉아계신탓에꼬박꼬박인사하면,’돈벌러갔다오는거여?’반갑게인사받아주시는분.
"할머니,제가국수를좀많이삶았어요.이거드시고쟁반문앞에두세요."
종종걸음으로집으로들어와불은국수허겁지겁먹었다.
그리고비그치길기다려장미를디카에담으러다시나갔다.사진찍고,국수쟁반도찾아오고,
내일또국수를삶을것이다.낼은엄마에게가져갈요량이다.어떻게하면국수가불지않은상태로가져갈수있을까가고민.다시국물이야보온병에담아가면되겠지만,국수가문제.걷고마을버스타고지하철타고다시갈아타고하는동안면발이불어흐트러지지않게하려면어떻게해얄까…
마당넓은집이드문울동네지만,화분에다채소와꽃을심은사람은정말많다.마당도없이길가에내다놓은작은화분에서흠집하나없는이런멋진장미를키우다니,얼마나대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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