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와 자전거

지난금요일자전거를도둑맞았다.여벌자전거가있었는데..그자전거꼭사겠다고조르는아는동생에게주었다…이자전거많이낡았어.그래도여기경사길같은곳만아니면잘탈수있을거야.자전거필요하면이걸타.

그런데다음날그동생은아래아파트단지에서여기도서관까지올라와자전거값이라며막무가네로5만원을내호주머니에넣어주고갔다.착한순희가그랬다.그냥은못받는다고..,

이번엔어디를얼마나찾아야하나..

아랫동네살때야온시내를바닥바닥훑으며자전거를찾아다니곤했는데,이산꼭대기에서는아랫마을까지찾으러돌아다닐엄두가안난다.

그래도며칠은근처를구석구석빙빙돌았다.골목안작은가게에들어가콩나물한봉지에귤몇개를사며아저씨한테하소연한다.

‘아저씨,금요일날요.제자전거..대문안으로들여놓다가,이제날씨가풀렸다고,대문앞에세워두었더니..그만누가냉큼집어가버렸어요.알미늄자전거예요.중고도10만원은부르는건데,너무속이상해요.’

‘거,분명애들이집어타고달아났을건데,여기서야한달음에아래로휭하니내려가잖아요.나도작년에자전거잃어버리고,한참뒤에저아래아파트단지에서찾았는데,완전망가뜨려놓았더라구요.분명이동네에선못찾을거고,아래아파트단지로가서찾아보세요.너무속상해하지말아요.’

노모와둘이작은구멍가게를하는아저씨는한쪽다리가불편한장애인이다.그래도자전거를탄다는게놀랍기도했고,

그렇지.자전거를훔쳐가는건대부분아이들이다.자전거자물쇠따는일도요령만있으면애들은쉽게배운다고,..

아저씨충고대로아랫동네로자전거를찾아보러나섰다.하릴없이빙빙돌았지만,자전거는못찾고,수선화만만났다.저남쪽지역에서는벌써벌써피었다는수선화가여기는이제서야피기시작.빌라옆의좁은화단에여닐곱송이가여리게봄을열었다.

절반은피고,절반은꽃몽오리가올라오는중.

길섶잡초들사이로작은봄까치풀도얼굴을내민다.

난이제당분간은새자전거를장만하지않을거다.자전거끌고올라오는길이힘들기도하고,혹시라도돌아오려나더기다려봐야지…

꽃은피어나는데,이봄이텅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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