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에서 매화를 볼 수 있는 곳을 헤아려보면 몇 군데 있다. 굳이 멀리 통도사까지 가지 않아도 부산 시내의 매화 명소는 더러 있다. 그 중 동래 충렬사 매화는 그 가꾸어진 모습이 특이하고 정성이 들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족하다.

영주동 중앙공원의 홍매도 아름답긴 어디 견줄 데 없었다. 근교에는 김해건설공고의 고매화가 탐스럽긴 하다. 지금쯤 활짝 피었을까. 어제 내린 비로 또 시든 꽃송이를 보게 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동래읍성 북문에 심어진 매화도 장관이다. 금년엔 가보질 못했다.

지난 달 중순에 시작된 감기가 3월을 넘어 오면서 바깥나들이가 여의치 않다가 비가 그친 토요일 오후에 온전치 않은 몸으로 충렬사를 다녀왔다. 전날 내린 비로 꽃송이들은 많이 떨어졌고, 몇 남은 매화송이들은 초췌하고 남루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작년 이맘때(3월8일)도 만개한 매화를 볼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으나 대신 산수유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오후 5시경이 되자 다시 빗방울이 떨어져 서둘러 경내를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