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말부터 보급이 활발히 이뤄졌던 라디오 카세트는 기술개발로 그 기능이 하이파이 오디오를 넘보게 되었고 프리미엄 오디오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휴대의 편리함으로 일반 대중 속을 파고들어 음악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워크맨이 당시 주로20대를 위한 기기였다면 라디오 카세트는30대 이상의 장년층을 위한 기기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워크맨이 가전시장에서 대히트를 치자 라디오 카세트도 이에 영향을 받아 소형화 고급화가 가속 되었습니다. 소니의 최대 경쟁사였던 내셔널 파나소닉 역시 초창기에는 Stereo to Go, World Way로 명명하였다가 Auto Reserve 기능이 개발되면서 JUMP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였지만, 80년대 초반에 발매된 스피커 탑재모델은 “다비카세(일본어로 여행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준말)”라는 별칭으로 불렸습니다.
내셔널 파나소닉은1981년11월 워크맨과 라디오 카세트의 중간형태인 하이브리드 모델RX-2700(49,800엔)을 발매하여 틈새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기존의 부피가 큰 라디오 카세트의 기능을 모두 훌륭히 수행하면서도 워크맨의 버금가는 소형화를 실현하여, 특히 출장이 잦은 직장인들의 업무용 및 음악 감상용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소니는 워크맨 개발의 기본 컨셉을 헤드폰 스테레오에 맞추었기 때문에 1986년경 출시되었던 WM-57을 제외하고는 스피커가 장착된 소형 플레이어에는 워크맨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제품 번호(WA-번호)만 부여하였고,이 들 스피커 장착 모델은 휴대가 용이하면서도 카세트 라디오와 같이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워크맨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위의 사진은 1984년 발매된 소니 WA-77로 젊은 층을 겨냥한 산뜻한 색상과 예쁜 디자인 그리고 오토리버스 및 녹음 등 충실한 기능에 모노 스피커가 장착된 실용적 모델이었습니다.
이 모델을 입수했던 2010년 10월에 소니는 일본 내에서의 카세트 워크맨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1979년 7월 최초의 워크맨 TPS-L2를 발매한 지 31년 3개월 만에 20세기의 최고 히트 상품인 카세트 워크맨의 종언을 고한 것 입니다.카세트 워크맨으로 음악의 즐거움을 만끽했던 80, 90년대 청소년 세대에게는 아쉬움을 가슴에 남기는 소식이었습니다.
1980년 12월 아일랜드 출신 친자매 여성그룹인 “Nolans”가 “Dancing Sister”로 오리콤 차트 2위에 오른 지 약 30년 만에 아시아 여성 그룹가수로는 처음으로 소녀시대의 “Gee”가 2010년 10월 3째주 오리콤 싱글 차트 1위를 했다는 소식이 묘하게 카세트 워크맨의 퇴장 뉴스와 오버랩이 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