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켙TV 시장을 위해 트리니트론TV로 브라운관TV 시장을 선도해오던 소니도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포켙TV가 초소형 브라운관을 채용하여 브라운관에 연결된 전자총의 길이로 인하여 직육면체인 제품을 비스듬히 뉘여서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니는 이러한 기존 제품의 문제를 전혀 새로운 형태의 브라운관을 개발함으로써 워크맨과 같이 세워놓고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기존 브라운관이 전자총의 광선을 직각인 브라운관 튜브에 비추어 그림을 만들어 내는데 비해 이 당시 소니가 개발한 수직 형태의 브라운관은 전자총의 광선을 비스듬히 경사진 브라운관 내부 화면에 투사하는 획기적 방식을 취함으로써 제품의 구조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였습니다.

1983년 General Mieals Watchman 광고

1982년에 첫 양산모델로 출시된2” 수직 브라운관 채용모델인 FD-210은 Watchman으로 명명되었고, 워크맨 돌풍을 일으킨 워크맨2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여 워크맨의 성공적인 역사를 다시 재현하겠다는 소니의 의지가 엿보인 첫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길이가 약20cm에 달해 포켙에 넣고 다니기는 큰 사이즈였으나 아직도 TV 수신상태가 우수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었습니다. 판매가 54,800엔으로 당시 웬만한 컬러TV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고가에 팔렸습니다.

* 20세기 브라운관 TV의 최강자, 소니

20세기 후반 세계 아날로그 브라운관 TV시장은 일본 전자업체들이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었고,그 중의 최강자는 소니였습니다. 소니는 “트리니트론(Trinitron)”이라고 불리운 소니 고유의 수직 평면 브라운관을 개발하여 아날로그 시대의 TV시장을 30년 이상 평정하였습니다. “트리니트론”이라는 명칭은 삼위일체의 의미를 가진 “Trinity”와 전자관의 영문명인 “Electron Tube”을 합성한 등록상표였습니다.

미국 전시회를 시찰했던 소니의 기술자들이 브라운관 개선을 위해 Aperture Grill방식의 크로마트론(Chromatron)을 도입하였으나 생산성이 떨어져 개발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별명이 “苦労(일본어로 쿠로)마트론”으로도 불렸습니다.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던 크로마트론을 기초로 하여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하여 “트리니트론”이 탄생한 것입니다.

트리니트론 브라운관의 가장 큰 특징은 색을 선별하는 기구인 Aperture Grill이라고 불리우는 필터를 사용하고, “One Gun Three Beam”방식의 전자총을 사용한 것인데, 트리니트론 브라운관을 위해 소니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었습니다.

Aperture Grill 방식(上)과 Shadow Mask 방식(下)

Aperture Grill방식은 당시 일반적이었던 Shadow Mask방식의 브라운관에 비하여 저휘도(低輝度)에서도 콘트라스트가 높고, 화질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또한 Shadow Mask방식의 브라운관은 화면이 球面을 형성하여 공처럼 튀어 나오지만 트리니트론은 원통형을 절단한 것처럼 수직면이 평면으로 화상의 왜곡과 실내의 빛 반사가 적은 장점에 외관이 일반적인 볼록한 브라운관을 사용한 제품에 비하여 디자인이 미려하였습니다.

OneGun Three Beam System

또한 한 개의 전자총으로부터 3개의 전자빔을 출력하는 “One Gun three Beam”방식은 3개의 전자총을 삼각형으로 조합하여 3개의 전자빔을 출력한 종래의 방식보다 전자총의 구경을 크게 할 수 있어서 또렷하고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점으로는 가격이 높고 제품수명이 다소 짧았으며 구조상의 이유로 다른 제조사의 같은 사이즈 화면의 TV에 보다 중량이 10 ~ 20% 정도 무거웠습니다.

1973년 트리니트론 TV로 에미상을 받은 소니의 공동 창업자 이부카마사루 회장

마쓰시타 전기산업(現 파나소닉)의 “파나칼라”, 히타치 제작소의 “키드칼라”, 도시바의 “유니칼라”에 비하여 후발인 기술이었지만 고화질과 “One Gun three Beam”을 연호하는 TV광고 CM송의 히트로 트리니트론 TV는 일약 소니를 대표하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1973년에는 사람이 아닌 제품으로는 사상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1968년 발매된 소니 최초의 트리니트론 TV KV-1310

트리니트론 칼라TV의 기념비적인 1호기는 1968년 발매된 “KV-1310”이었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서 브라운관 색이 검은색에 가깝게 바뀌며 “블랙 트리니트론”, “하이 블랙 트리니트론”, 일반 브라운관보다 평면에 가까운 “슈퍼 트리니트론”, “HR 트리니트론”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1996년에는 화면을 완전히 평면화하고 빛 반사를 줄인 “슈퍼 플랫 트리니트론”, 1997년에는 “FD 트리니트론”이 개발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슈퍼 화인 피치 FD 트리니트론”으로 진화하여 퍼스널 컴퓨터용 디스플레이로 사용되었습니다.

페라리와 비교광고를 할 정도로앞선 기술을 자랑했던 1970년대 트리니트론 TV

트리니트론 TV는 2000년까지 누적대수로 전세계에서 2000만대가 판매되어 브라운관 TV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라운관 TV의 수요는 DLP, 플라스마, LC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등장으로 계속 줄어들게 되었고 일본에서의 트리니트론 TV의 생산은 2007년 4월에 종료되었습니다.

1978년 Personal TV

1981년 스테레오 TV

1983년 Micro TV

1984년 Stereo TV

1985년 Personal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