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년 “하토리 시계점”이라는 간판을 걸고 도쿄 긴자에서 시계 및 보석 판매를 시작한 세이코는 1892년 “세이코샤”라는 이름으로 벽시계를 생산하였고,1896년부터는 회중시계를 생산 판매하며 일본의 시계산업을 선도해 왔습니다.

세이코의 본사가 위치했던 긴자의 하토리 시계 타워

1956년 일본 최초의 기계식 자동 손목시계를 생산했고, 1964년 세계최초로 수정진동자에 의해 작동되는 휴대용 쿼츠 시계가 도쿄올림픽 공식시계로 지정되었으며, 1969년에는 세계최초로 쿼츠 손목시계를 발매하였습니다.

1956년 발매된 일본 최초의 자동식 손목시계

1964년 도쿄올림픽 공식 지정 쿼츠시계

1969년 세계최초 쿼츠 손목시계

세이코 엡손의 LCD패널 개발은 전자시계 용도로 발전하면서 1973년 세계 최초로 6 자리 수 LCD 패널을 디지털 손목시계에 탑재하게 되었습니다. 1977년부터는 Active Matrix LCD 패널의 개발에 착수하여 1982년 세계 최초의 LCD TV 부착 시계인 “TV Watch”를 세계에 선 보였습니다.

1973년 세계최초 6자리 수 LCD 손목시계

1982년 세계최초 LCD TV 손목시계

LCD의 응용이 시계로부터 TV로 확대되면서 향후의 영상표시에는 더욱 해상도가 높고 생산비가 절감이 되는 기술이 필요하게 되어 HTPS(High Temperature Poly-Silicon)의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1984년에는 이러한 LCD 패널을 사용한 소형 컬러 TFT LCD TV인 “ET-10”이 상품화되었고, 이 성과는 LCD 패널을 TV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린 것으로 현재의 LCD TV가 번성하게 된 초석이 되었습니다.

HTPS 개념도 (EPSON 홈페이지 발췌)

1983년 11월 미국 Popular Science 커버스토리에 등장했던 세이코 엡손의 ET-10

하지만 화면의 크기가 2.1인치로, TV 화면으로는 너무 작았습니다. 당시 AV기기 시장에서는 VCR의 보급으로 대화면 영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하여 세이코 엡손은 “소형 패널을 확대 투영하여 대형 화면을 만드는 발상에 이르게 되어, HTPS를 응용한 3LCD 프로젝터의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1989년 1월, HTPS를 3매 사용한 세계 최초의 LCD 비디오 프로젝터 ”VPJ-700”을 발매하였습니다. 종래의 3관식 CRT 프로젝터와는 완전히 다른 소형, 저가격의 상품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 제품에 탑재된 LCD기술과 광학기술은 높이 평가되어 다른 전자업체도 경쟁적으로 LCD 프로젝터를 개발하여 상품화하게 되었습니다.

1989년 세계최초의 LCD 비디오 프로젝터 – 엡손 VPJ-700

초소형 브라운관으로 포켈 TV시장을 장악하려 했던 전자업계의 제왕 소니도 LCD의 압도적인 성능에 결국 백기를 들고 컬러 LCD TV를 생산하게 되는데 그 첫 제품이 1990년에 출시된 FDL-310이었습니다.

자존심을 걸고 만든 첫 번째 제품인 만큼 지금 출시되는 하이엔드 제품에 비해도 손색없는 스펙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3인치고화질 TFT LCD, A/V 및 안테나 Input, 완전히 본체 내로 들어가는 자체 안테나 및 본체 측면이 크롬 도금되어 견고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더욱 빛내주는 모델이었습니다.

1992년에 출시된FDL-3500은 럭셔리한 컨셉으로 제작된 제품으로3인치TFT LCD 화면을 장착하고 디지털 선국AM, FM 라디오, TV 채널12개 메모리, 슬립타이머, 배터리잔량표시, LCD 알람 시계 및 A/V 안테나 Input 등 을 장착한 초호화 모델이었습니다.

그리고1993년경 에 출시된 FDL-K411은 현재 생산되는 대형LCD TV 디자인에 가깝게 심플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TV 내부에 자체 시계 및 알람 기능을 가진 이모델은 이로부터10년쯤 후부터 본격 생산되기 시작한 자동차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형태의 원조가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후 포켙 TV시장은 TFT LCD가 대세를 이루어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현재의 휴대폰 및 일부 디지털 미디어 기기에 장착된 DMB TV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1년 샤프 크리스탈트론 LCD TV

세이코 엡손이 세계최초로 개발했던 TFT LCD TV는 이후 1969년부터 LCD 기술개발을 시작한 샤프社에 의해 대형화 되어 1988년 세계최초의 14인치 컬러 TFT LCD TV 개발 등으로 이어져 일본 업체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시장에서 대형 LCD TV 시장을 주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삼성 및 LG 등 한국 업체들의 과감한 투자와 끈질긴 연구개발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LCD TV의 주도권은 한국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공식시계로 지정된 세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