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독일어판 카탈로그뒷 표지
산요(三洋)의 역사는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매제인 토시오 이우에(井植 歳男, 1902–1969)가 1947년 당시 마쓰시타의 빈 공장을 빌려 자전거 램프를 제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에는 주식회사가 되었고 1952년 일본 최초의 플라스틱 캐비넽 라디오, 1954년 일본 최초의 진동방식의 세탁기를 생산하였습니다. 산요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등 삼대양을 의미하며 이는 창업자의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야망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1973년에는 당시 한국의 신생 전자회사였던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경기도 수원에 자본금 10억 7800만엔으로 삼성과 산요가 각각 50%씩 투자하여 합작사인 삼성산요전자부품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1970년대 초, 금성사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 단기간 기술습득과 생산설비 확충이 절실했던 삼성으로서는 우여곡절 끝에 당시 굴지의 일본 전자회사였던 산요와의 합작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습니다.
1962년 서울통상(주)이 수입했던 산요 TV, 50년전에 판매가가 12만원이 넘었습니다.서울통상(주)는 77년 (주)서통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썬파워" 건전지를 78년부터 생산하여 이름을 알렸으나 2003년 파산하였습니다.
1984년 산요는 당시로서는 IBM PC와 호환되는 염가의 PC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호환성의 결함으로 이 제품 이후 후속모델을 내놓지 못했습니다.기술적으로 산요는 소니와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베타맥스 (Betamax) 비디오 시스템의 개발에서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베타맥스 비디오 레코더를 생산하였고 (1983년 영국에서의 베스트 셀러는 산요의 VTC5000이었습니다.) 이후 소니가 성공을 거두었던 Video8 방식의 캠코더를 초창기에 생산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에는 소니의 블루레이 디스크 대신 도시바의 HD HVD방식을 지원하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1979년 베타맥스 비디오 레코더 지면 광고 산요는 1984년 미국LA 올림픽 공식 비디오 기기업체였습니다. 미국에서 산요는 CDMA 휴대폰을 생산하여 스프린트–넥스텔에, 캐나다에서는 벨 모빌리티에 독점 공급하기도 하였습니다.
1980년 일본 카탈로그 표지 마이크로 카세트 이야기편에 소개 되었던 마이크로 라디오 카세트(하단) 1982년 발매된 휴대용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 MR-JJ (당시 가격 35,000엔)
2004년 10월 23일 발생한 니가타현 주에쯔 지진으로 산요의 반도체 공장이 큰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그 해에 큰 적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2005 회계년도에도 약 2000억엔의 매출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산요는 Sanyo Evolution Project라고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였고, 산요를 친환경 기업화 하여 충전용 배터리, 태양광 전지, 공조기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Xacti 카메라, 프로젝터, 휴대전화 등 경쟁력 있는 제품에 투자를 집중하는 새로운 기업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1981년경 발매된 휴대용 오토리버스 카세트 플레이어
산요는 이러한 기업구조조정과 선별적 투자를 단행하여 세계최대의 충전용 배터리 제조회사가 되었습니다. 최근 제품의 기술혁신으로는 Eneloop 브랜드의 低 방전 NiMH(Nickel-Metal Hybrid) 배터리, 하이브리드 충전용 NiMH 배터리로 기존이 제품과는 달리 신제품을 충전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기존 배터리에 비해 수명이 현저하게 긴 제품입니다.
2006년 1월 산요는 골드만 삭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다이와 증권으로부터 대규모의 자본 수혈을 받았고 이로 인해 은행들로부터 파견된 5명의 이사가 산요의 9명 이사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요는 2006년 11월 대규모 적자로 인한 대량 해고를 발표하였습니다.
컬러풀한 디자인의 Eneloop 배터리
1983년 경 발매된후면 스피커 부착 휴대용 라디오 카세트 레코더 M1800F
산요의 회장으로 선임되었던 전직 NHK의 앵커맨 토모요 노나카는 2007년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4월 사장인 토시마사 이우에도 물러나고 세이치로 사노가 사장에 취임하였습니다. 2007년 10월 산요는 1100억엔 규모의 반도체 사업매각 계획을 취소하면서 당시 세계경제의 신용위기를 그 이유로 들었고 산요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계속 힘을 기울이기로 하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 발매된 휴대용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 JJ-F4
2008년 4월 1일 산요는 휴대폰 사업부를 쿄세라에 매각하였고 미국 종업원의 1/3을 해고하였습니다.
1990년대 초반 발매된 리모컨 조종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JJ-P60
2008년 11월 2일, 산요와 파나소닉은 산요가 파나소닉의 계열사가 되는 방안에 합의하였음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 12월 19일 합병이 공식화 되었습니다. 2010년 7월 15일, 산요는 반도체 부문을 ON Semiconductor에 매각할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7월 29일에는 파나소닉이 산요의 잔여 지분을 940억불에 인수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1980년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지면 광고
지난 2월 11일 타계한 휘트니 휴스톤이 광고모델로 나왔던 1989년 산요의 비디오 레코더 광고
2011년 10월 18일 중국 최대의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산요의 가전제품 업무를 인수하게 되면서 일본 현지의 산요 직원 340명 정도가 하이얼 소속이 되었으며, 산요는 일본 현지에서의 세탁기와 냉장고 업무 및 동아시아 4개국에서의 백색 가전 업무를 완전히 하이얼에 넘기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영국 런던 피카딜리 써커스 광장 옥외 광고판의 최고 요지를 차지했던 산요 , 좌측 상단의 코카콜라 광고는 1955년부터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2000년대 중반의 피카딜리 옥외 광고판의 산요 (1987년 로고 변경)
모기업인 파나소닉은 2012년 4월까지 산요의 브랜드를 정리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산요의 브랜드가치가 인정되는 소비재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계속 유지가 될 전망입니다.
2011년 런던의상징 피카딜리 써커스 옥외광고판의 최고 요지를 차지했던 산요는 바로 그 자리를 현대자동차에게 넘겨주고 역사속으로 퇴장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