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대학생과 OB를 위하여! – 성인용(?) 모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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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전용 모델 WM-EX90

1991, 워크맨을 사용하던 중 고교10대 세대가 대학생, 사회인이 되면서 이 들을 대상으로 한 OB 전용의워크맨이 등장하였습니다. 스타일도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성인감각으로 세련되게 디자인 되었고 기능적으로는 임의 A/B구간 리피트, 큐 앤 리뷰 기능, 디지털 테이프 카운터 등 외국어 회화용 기능들이 부가 되었으며, EX DBB회로, Dolby B, 리모컨 헤드폰 등 워크맨 기본 기능에도 충실한 모델이었습니다. 이 모델은 이전까지 발매되었던 모델 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되어 문고판 책과 어울리는 아카데믹한 디자인으로 어학학습과 음악감상을 모두 망라하는 독특한 컨셉의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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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녹음 및 라디오 장착 모델 WM-GX90

1980년대 워크맨으로 생겨난 문화 중 하나가 바로 외국어학습을 워크맨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카세트 라디오와 워크맨 및 마이마이의 보급이 확산되었던80년대 중반부터 각종 영어학습 테이프 시리즈가 꼬리를 물고 출시 되었습니다. 1984년에 대학입학을 하였을 당시 학교에서 모든 신입생에게 자체 제작한 영어교재와 함께 영어 카세트 테이프 세트를 주었을 정도로 카세트 테이프는 영어학습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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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발간된 영어세계와 문고판의 초코파이로 불린 영어 문학단편집

대학생활을 하던 80년대 중반에 열심히 듣던 어학 테이프들을 떠올려 보면 New Horizons in English, Michigan Action English, Streamline English, Communicative English Program 등 이 있었습니다. 해외 어학연수가 불가능했던 1989년 이전에는 워크맨은 영어 회화 학습의 필수 파트너였습니다. 따라서 80년대에 워크맨의 대중화와 외국어 학습교재의 카세트 테이프화로 학생 및 직장인은 외국어 학습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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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와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카세트 오디오 매거진

아울러 당시 대학생들이 즐겨보던 영어잡지 중 단연 으뜸은 시사영어연구 (時事英語硏究) ”였습니다. 1980년대에는 수준 높은 영어학습과 시사상식 함양을 위해 TIME이나 Newsweek 를 사서 독해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이 많았고, 그룹 스터디를 위해 “TIME 독해반이라는 동아리가 각 대학마다 있었는데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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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도 80년대와 90년대의 유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시사영어연구라는 월간 영어잡지를 통해 그 당시의 영문 잡지 및 신문 기사, 논설, 및 뉴스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정치, 경제, 사회 등 시사 상식뿐 만 아니라 영화와 팝 음악 등 영어권 문화까지 폭 넓은 상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대학과 카투사 군 생활 내내 애독하였고 영어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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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 4월 구문사(區文社) 가 창간한 시사영어연구 1961 5월 시사영어사에서 출판권을 인수하여 시사영어 종합교양지로서 많은 대학생 및 직장인의 영어 길잡이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한 시장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2009 12, 50년 역사를 뒤로하고 아쉽게 폐간되었습니다. 아쉽고 섭섭한 마음을 대신하여 "시사영어연구"의 작별인사를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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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국가대표 영어잡지 YBM English의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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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5월 22일 동아일보 "시사영어연구" 창간 기사

‘YBM English’를 사랑해주시고 아낌없이 지지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아쉬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중심 YBM/Si-sa의 영어잡지 ‘YBM English’ 2009 12월호를 끝으로 발행을 중단합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영어학습잡지로 1959년 첫 선을 보인 이래시사영어연구‘, ‘English Netzine’으로 제호를 바꿔가면서 지난 50년간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으로 영어학습잡지의 명맥을 꿋꿋이 이어왔던 ‘YBM English’는 최근 영어학습 환경과 잡지시장 상황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발행 중단을 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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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영어사가 출판권을인수하고 첫 발간한 61년 5, 6월 합본호

지난 반세기 동안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그 동안 최고의 콘텐츠로 수백만 독자 여러분께 충실했음을 자부하며 이제 행복한 마침을 고하려고 합니다. YBM/Si-sa의 양찬규 편집고문이 YBM English의 최종호를 맞아 YBM English와 본 도서웹진에 기고하신 글(Death of A Magazine, 어느 잡지의 종언)로서 YBM English의 작별 인사를 대신합니다.

YBM English’s A Farewell to the Readers
"One must wait until the evening to see how splendid the day was; one cannot judge life until death." (그날 사후가 얼마나 멋졌는지는 저녁이 되어 봐야 알 수 있으며, 삶에 대한 평가도 사후에나 할 수 있는 것이다
.)

이는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말로 세상만사에 대한 평가는 당대가 아닌 후대, 즉 역사의 몫임을 일깨워주는 경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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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12월호 – 상원의원에 당선된 에드워드 케네디와 그의 부인

지난 반세기 동안 매월 유감없이 여러분의 곁을 찾아갔던 가 한국잡지 사상 유례가 드문 지령 609호로 그 생애(life)를 마감하고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려고 합니다. 1959 4時事英語硏究(The Study of Current English)’로 출범해 <시사영어연구>를 거쳐 ‘English Netzine’ 그리고 현재의 ‘YBM English’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그 맥을 이어 왔으나 인터넷이 선도하는 정보통신혁명의 높은 파도를 넘지 못하고 좌초해 끝내 침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만물은 모두 그 나름의 소명(mission)과 수명(life span)을 갖게 태어나며, 소명을 이룩하고 수명이 다하면 사멸하는 것이 순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결국 의 퇴진을 결정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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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8월호 – 미국 소설가 Saul Bellow

돌이켜보면영어강국 Korea 대표 영어잡지로 자부해온 50년사는 우리나라의 영어교육 및 영어학습 역사와 그 흐름을 같이 해왔습니다. 고교 및 대학입시를 위한 문법 중심의 읽기 학습이 대세였던 시기에 창간된 본지는 1960~70년대 듣고 말하는 실용영어(practical English)의 흐름에 앞장섰습니다. 또한 1990년대 세계화(globalization)의 거센 물결로 영어가 지구촌(global village)의 세계어(lingua franca)로 자리매김하자 이에 변신을 거듭하며 살아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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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6월호 – 미국사업가Nelson Rockefeller

YBM/Si-sa는 그 동안 시사영어연구를 기함(flagship)으로영어세계‘, ‘Audio Magazine’, ‘Dateline’, ‘Newsweek 21’, ‘CNNez’ 등 수많은 자매지를 발간하며영어잡지 왕국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자매체(electronic media)의 보편화에 따라 인쇄 매체(print media)가 쇠락할 것이라는 예언이 현실화되자 살을 깎는 구조조정(restructuring)을 단행하며미래에 대비하는(preparing for the future)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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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3월 12일 동아일보 – 시시영어연구 창간 20주년 기사

YBM/Si-sa 잡지 편집진(editorial staff) “The future is now.(미래는 바로 지금이다.)”, “The future awaits you.(미래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따위의 조금은 진부한 상투어구(cliche)에 매어 삽니다. 또한 저희는”The more things change, the more they stay the same.(사물은 변화면 변할수록 변화하지 않는다.)“이라는 역설적인 옛 격언을 되새기며 ”We are here to stay.(우리는 존속할 것이다.)“라고 다짐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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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1월호 – 스페인 총리Felipe Gonzalez

서양 속담에 “The end crowns the work.(만사에는 마무리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유종의 미’, 즉 마무리(the crowning, the consummation)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저희는 비록 폐간(self-discontinuance of publication)으로 생을 마감하지만 가 맡은 소임, 즉 목표 선언(mission statement)을 완수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물론 아쉽고 섭섭합니다. 특히 애독자들에게 큰 실망(major disappointment)을 안겨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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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4월 10일 경향신문 – 시사영어연구 창간 30돌 기사


끝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노장 맥아더 장군이 군복을 벗으면서 남긴 말로 노병 의 고별인사를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A thousand thanks!

"Old soldiers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져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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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 클린턴 대통령 영부인 힐러리와 대권에 도전한 밥 돌 상원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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