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未完의 디지털 미디어 – Mini Disc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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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미니 디스크레코더 MZ-1

미니 디스크(MD)는 자기광학(磁氣光學) 방식의 디스크 데이터 저장장치입니다. 처음에는 74분의 데이터를 저장하였으나 후에 Hi-MD 방식에서는 8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CD와 마찬가지로 음악뿐만 아니라 문서 및 영상정보까지도 포괄하는 미디어로 발전하였습니다.

MD는 소니가 개발하여 1992 11월 일본에서 최초의 MD 플레이어인 MZ-1을 출시하였고 미국 및 유럽에서는 같은 해 12월에 출시하였습니다. 초창기에는 음악 포맷이 오직 ATRAC 오디오 데이터 압축방식이었으나 이후에 Linear PCM 디지털 레코딩 방식이 도입되어 음질이 CD와 대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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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와 Mini Disc의 개발주역이었던 소니의故 오가 노리오 前 회장 (1930 ~2011)

소니의 MD는 기존의 아날로그 카세트를 대체하기 위해 1992년에 필립스와 마쓰시타(파나소닉)가 공동 개발하여 출시한 Digital Compact Cassette (DCC)와 경쟁구도를 형성하였습니다. 사실상 소니는 아날로그 카세트를 대체하기 위해 Digital Audio Tape(DAT)을 가정용 디지털 오디오 레코딩 포맷으로 가져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DAT 1989년까지 출시되지 못했고 80년대 말에 일본의 엔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급격히 평가 절상되어 소니가 기획했던 입문용 DAT 기기의 가격이 당초 400달러에서 8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구매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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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미디어, 미니 디스크 탄생 (1992년 일본 지면광고)

소니는 전문가용 DAT 기기에 대해서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더 단순하고 경제성 있는 가정용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소니가 1992년 말 미니 디스크를 발매했던 시기에 경쟁업체인 필립스는 또 다른 디지털 포맷인 DCC(Digital Compact Cassette)를 발매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벌어졌던 가정용 비디오 포맷인 베타맥스(소니) VHS(빅터)간의 전투와 같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였습니다. 소니는 MD의 기술 라이센스를 빅터, 샤프, 파이오니어, 파나소닉 등 다른 전자업체에 부여하여 MD의 확산을 모색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소니 이외의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테크닉스(파나소닉)와 라디오 샥(Radio Shack)등은 오히려 DCC를 판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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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만의 디스크를 찍을 수 있습니다. (1993년 미국 지면광고)

미국에서는 뮤지션이나 오디오 애호가 등 충성고객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MD는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1990년대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으나 해외시장에서의 실적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여기에다 1990년대 말 녹음용 CD, 플래시 메모리, 하드 디스크 기반의 디지털 오디오 기기가 등장하여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MD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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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미국 Q Magazine 광고

발매 초기 MD의 활용도가 낮았던 것은 소수의 레코딩 회사들만이 MD 포맷을 받아들여 녹음된 MD 앨범의 수가 적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초창기 발매된 기기와 空 MD의 높은 가격도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거치형 MD 레코더는 너무 비쌌기 때문에 대중화 되지 못했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휴대용 기기를 기존의 오디오에 연결하여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은 카세트 테이프와 레코더가 대중화되어 휴대용 카세트 레코더와 더불어 일반적인 하이 파이 오디오 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던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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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의 기술은 1990년대 중반에 대중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든 녹음용 CD와의 힘겨운 경쟁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소니는 녹음용 CD의 가격이 대중화되려면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1994년 미국에서 空 CD의 가격은 한 장당 12달러였습니다.) 하지만 CD의 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하여 1990년대 후반 空 CD의 가격은 1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이때 空 MD의 가격은 80분 기준으로 2달러를 상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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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MZ-1 패키지 사진

MP3 플레이어가 1990년 말 등장하면서 MD는 가장 큰 어려움을 맞았습니다. 1998년에 미국 시장에 다이아몬드 리오 플레이어가 발매되었고, 컴퓨터 파일형태의 시스템이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의 미디어가 직격탄을 맞게 되었고, MD, CD와 카세트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속히 시장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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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2012년 현 아이팟이나 MP3 플레이어의 보급에 의해 MD의 시장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녹음용 CD의 보급이 확대되어 MD를 사용하는 이점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특히 휴대용 MD플레이어는 2007 3월 이후 파나소닉을 시작으로 각 제조업체가 차례로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였고 이 후 약 1년간 소니 이외의 업체는 모두 MD 플레이어의 생산을 중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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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에는 소니의 녹음 재생 대응 Hi-MD 워크맨인 MZ-RH1이 유일한 기종으로 카탈로그에 남아있었으나, 2009 10월경부터는 MD 플레이어를 아예 취급하지 않는 점포가 늘어나자 2011 7 7일 소니는 MZ-RH1의 생산 및 출하를 2011 9월에 완료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MD 생산 중단 발표로 소니의 예상을 상회하는 가수요가 발생하여 예정보다 빠른 8월에 MZ-RH1의 생산을 종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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