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970년대에 선을 보인 가정용 카세트 녹음기가 AM FM라디오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헤드폰 스테레오에도 라디오와의 결합이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초 워크맨 출시 초기에는 스테레오 라디오 튜너를 워크맨 내부에 장착하기 위한 소형화 기술이 미진하여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카세트 크기의 AM, FM 라디오 튜너 팩을 만들어 워크맨에 넣은 다음 라디오를 청취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헤드폰 스테레오에 라디오를 탈착식으로 결합하여 제품을 출시한 것은 1875년 창업하여 1909년에 미국 제네랄 일렉트릭과 제휴하면서 사업을 확장해온 도시바였습니다. 도시바는 소니 워크맨에 대항하는 브랜드인 Walky 라는 이름으로 참신한 디자인과 견고한 품질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후 선발주자인 소니 못지않은 창의적인 디자인의 제품으로 1980년대 헤드폰 스테레오 시장을 선도하였습니다.
도시바가 개발한 새로운 컨셉의 제품으로 작은 크기의 헤드폰 스테레오에 기존의 카세트 라디오가 가진 라디오와 카세트 재생 등 두 가지 주요기능을 하나의 기기 안에 모두 담을 수 있게 되었고, FM 스테레오 음악 방송은 더욱 더 저변을 넓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기 모델이었던 Toshiba KT-S2는 광고 문구에서 “카세트 스프와 FM 샐러드, 이것이 우리들의 점심이다.”라는 표현으로 카세트와 라디오의 만남을 소비자에게 알렸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워크맨의 부피를 늘리지 않고 카세트 대신 카세트 크기의 튜너를 언제든지 원할 때 워크맨에 넣어 들을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었으나 스테레오 FM 튜너의 소형화로 헤드폰 스테레오 내부에 튜너가 장착이 되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카세트와 동일한 형태의 라디오 팩을 카세트처럼 수납하여 라디오 청취를 가능하게 한 참신한 발상은 높이 평가를 받았습니다.